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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27

MANCHESTER RHAPSODY

샤넬 2023/24 공방 컬렉션, 맨체스터 정신을 시각적으로 노래하다.





맨체스터. 샤넬 2023/24 공방 컬렉션 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첫 단서는 영국 북서쪽에 위치한 이 도시명이다. 조이 디비전(Joy Division)과 뉴 오더(New Order), 오아시스(Oasis) 같은 전설적 밴드의 고향이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축구 클럽과 산업혁명의 본고장(산업혁명 기간 동안 맨체스터는 섬유산업 중심지로도 통했다). 하이패션 하우스와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는 이곳에서 샤넬이 공방 컬렉션 쇼를 열 예정이라며 <노블레스>를 초대했다. 샤넬과 맨체스터, 두 단어의 조합만으로도 스타일리시함이 몇 스푼은 더해졌으니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게다가 쇼 하루 전에 공개한 감각적 티저 영상까지 가세해 컬렉션에 대한 궁금증은 한층 부풀어 올랐다. 이번 컬렉션을 위해 샤넬의 아티스틱 디렉터 버지니 비아르는 소피아 코폴라 감독에게 몽타주(montage, 모든 쇼트와 장면 그리고 시퀀스를 영화로 편집하는 과정) 형태의 짧은 영상을 제작해줄 것을 의뢰했고, 그 결과 활기찬 리듬에 맨체스터의 창조적 에너지를 담은 티저가 탄생한 것. 밴드 뉴 오더의 전설적인 곡 ‘Blue Monday’에 맞춰 움직이는, 제이미 호크스워스(Jamie Hawkesworth)가 특별히 촬영한 컬러 이미지들이 컬렉션에 대한 흥미를 증폭시켰다. 아울러 호텔 방 안에 놓인 초대장에는 오렌지와 블랙 컬러가 어우러진 콜라주 이미지가 있었는데, 맨체스터의 전설 토니 윌슨과 앨런 에라스무스가 설립한 팩토리 레코드 본사인 더 팩토리의 아카이브 사진이 눈에 띄었다. 이 사진은 다음 날 토머스 스트리트(Thomas Street)에서 펼쳐질 런웨이 쇼의 사운드트랙을 예상할 수 있는 힌트를 주는 듯했다.











드디어 쇼가 열리는 12월 7일 밤, 맨체스터 특유의 어둑어둑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비가 흩날렸다. 쇼 런웨이 장소로 택한 토머스 스트리트가 자리한 맨체스터 북부 쿼터는 수많은 지역 밴드와 음악가들이 경력을 쌓은 오픈 마이크 펍과 바의 본거지로, 예술적 재능이 꿈틀대는 곳이다. 맨체스터에서 가장 활기찬 지역이자 예술적 영혼이 깃든 곳(쇼가 끝난 후엔 이보다 더 적합한 장소를 선택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컬렉션과 완벽하게 어우러졌다)으로 꼽힌다. 쇼는 트위드의 강렬한 존재감과 함께 시작됐다. 1960년대가 연상되는 미니스커트 트위드 슈트와 드레스가 먼저 오렌지와 스카이블루, 애플 그린, 핑크와 레드, 머스터드 옐로 등 팝 컬러를 입고 시선을 강타했다. 더불어 72가지 룩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리는 데에는 공방 컬렉션답게 플리츠와 진주, 깃털, 자수, 코르사주 디테일과 함께 le19M의 장인이 작업한 제빵사 소년 모자 및 주얼 버튼을 비롯해 골드 메탈이 어우러진 블랙 메리제인 슈즈, 길게 늘어뜨린 롱 니트 머플러도 한몫했다. 몸에 딱 맞는 컷과 허리 부분이 조금 낮게 히프 부분에 걸쳐진 스커트는 시각적으로 응집력을 발휘하며 전문가 특유의 맞춤 디테일을 보여주는 등 시선을 끌기도 했다. 아울러 영국에서 영감받은 라인업도 눈에 띄었는데, 트위드 . 셰틀랜드 . 캐시미어로 만든 랩어라운드 스커트, 미니스커트, 버뮤다팬츠, 셔츠, 코트 드레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하우스에 따르면, 버지니 비아르는 궁극의 단순함과 절대적 정밀함을 통해 이번 공방 컬렉션을 하우스의 코드에 충실하게 표현하고자 했다고. 컬렉션의 모던함을 부각하는 코드 외에도 재킷 하단의 체인, 대비를 이루는 안감, 자유로운 움직임을 선사하는 톱 스티치를 넣은 여러 개 패널에서 가브리엘 샤넬만의 테일러링 기술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지니 비아르는 전통적 미학에서 벗어나 록 분위기를 자아내는 룩 대신 1960년대 감성의 서사에 집중했고, 맨체스터의 활기와 음악 풍경, 축구, 영국 시골의 매력을 압축해 섬세하게 구현한 샤넬 2023/24 공방 컬렉션 실루엣은 한 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이어진 샤넬 하우스와 영국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프라이멀 스크림의 공연으로 열기가 후끈 달아오른 애프터 파티 현장.
틸다 스윈턴
소피아 코폴라
휴 그랜트
크리스틴 스튜어트


한편 크리스틴 스튜어트, 틸다 스윈턴, 휴 그랜트, 소피아 코폴라 등을 포함한 이번 공방 컬렉션 쇼에 초대된 600여 명의 게스트는 쇼가 끝난 후 역사적 수영장으로 유명한 빅토리아 배스(Victoria Bath)에서 열린 애프터 파티에 참석해 밴드 프라이멀 스크림(Primal Scream)의 특별 공연과 함께 쇼가 전한 생동감과 여운을 한껏 즐겼다. 그리고 이 매력적인 공간은 이튿날 샤넬의 후원으로 대중을 위한 회고전 장소로 변모해 장인의 유산에 대한 샤넬의 헌신과 전 세계적 영향력을 입증하며 맨체스터에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아방가르드한 도시 맨체스터가 지닌 문화적 역량, 그리고 그 위에 펼쳐진 영감과 에너지를 전하며 다음 여정지에 대한 기대감을 북돋운 샤넬 2023/24 공방 컬렉션. 그 특별함을 직접 느끼며 좀 더 여유롭게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을 기대해봐도 좋겠다.

 

에디터 유은정(ejyoo@noblesse.com)
사진 샤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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