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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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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띠에 여성 창업 이니셔티브 동아시아 지역 어워드 1등으로 선정된 포티파이 문우리 대표가 말하는 마음 챙김에 관하여.

“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라는 질문에 보통 나이·직업·출신 등을 언급하는데, 이보다 중요한 건 나를 오롯이 이해하는 ‘나다움’입니다. 가령, 난관에 봉착했을 때 단순히 힘들다는 감정에서 나아가 ‘나는 특정 자극을 이렇게 받아들이고, 그 해석이 이런 의미로 다가와 마음이 아프니 추후 비슷한 상황에선 어떻게 대처하겠다’처럼 나라는 존재의 본질을 찾는 거죠. 그래야 각자 지닌 나다움이 존중받는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어요. 이는 포티파이의 이니셔티브이기도 합니다.”
지난 5월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여성 창업가들이 변화를 실현하도록 장려하고자 제정된 ‘제16회 까르띠에 여성 창업 이니셔티브’ 동아시아 지역 어워드에서 온라인 멘털 케어 솔루션 전문 기업 포티파이 문우리 대표가 1위로 선정됐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한 번에 한 사건씩 시스템을 바꾸려고 노력해야 합니다”라는 인권 변호사 아말 클루니의 개회사가 큰 울림을 준 이번 시상식에서 문 대표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진정성과 이를 실현하는 기술력이 인상적이다”라는 평을 받았다.
포티파이는 점점 인공지능이 사람 역할을 대체하는 오늘날, 결국 남는 것은 사람의 고유한 개성과 본질이라고 생각한 문우리 대표가 ‘누구나 내 마음의 전문가가 돼야 한다’는 비전으로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이후 포티파이는 2021년 개발한, 실제 의료 현장의 치료 기법을 활용해 개인의 심리 상태를 진단하고, AI 알고리즘을 통해 심리 치료를 돕는 앱 ‘마인들링’으로 CES 2023 혁신상을 받으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일견 개발자 출신일 듯한 배경 소개지만, 문우리 대표의 이력은 독특하다. 서울대학교 의학과를 졸업하고, 존스 홉킨스 대학교에서 공중보건학과 MBA를 복수 전공한 다음, 매킨지 앤 컴퍼니 경영 컨설턴트와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거쳐 포티파이 대표가 됐기 때문.
“많은 사람이 차별 없는 의료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공중 보건에 관심을 두게 됐습니다. 그런데 정책을 바꾸기까지 여러 관문을 거쳐야 하더군요. 제 급한 성격과는 결이 달랐어요.(웃음) 오히려 성과가 바로 나오는 비즈니스 분야가 잘 맞았죠. 매킨지 앤 컴퍼니에서 마케팅 전략, 파이낸싱 등을 경험하던 중 다양한 직업군을 만나면서 사람을 더 이해하고 싶은 바람, 본디 하고 싶은 일이 다수를 위한 의료였던 점이 맞물리면서 병원으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그러나 의료 현장은 만만치 않았어요.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환자가 매년 7~8%씩 늘어나는 반면, 의사 수는 제자리걸음이니까요.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는 나를 이해하고 내 마음을 다루는 방법을 익혀나가는 것이 우선돼야 하는데, 약물 이야기부터 꺼낼 수밖에 없는 환경이 포티파이를 창업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인들링의 특징은 사용자의 성격을 엄격이·물렁이·고독이·콩콩이·버럭이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눠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것. 이후 사용자는 포티파이 내 전문 의료진이 제시하는 일종의 미션(글쓰기, 명상 등)을 실천하며 마음 다루는 법을 체득한다. 의사와 환자가 만나 속내를 털어놓는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 익숙한 우리에게 텍스트 기반의 모바일 플랫폼 치유 프로그램이 얼마나 효과적일지 의문이 들겠지만, 놀랍게도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최근 진행한 서울대학교병원 임상시험에 따르면, 마인들링을 사용한 스트레스 위험군의 스트레스 수준과 우울감이 각각 30%, 36% 감소했다고. 누군가와 만나는 일이 부담스럽고, 정신건강의학과 문턱을 넘는 게 버거운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일 터. 그렇다면 약물 치료가 꼭 필요한 경우 마인들링은 환자와 병원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마인들링은 심리 상담 영역에 있어요. 그래서 병을 진단하거나 약을 처방하는 의료 행위는 불가합니다. 병원을 연결해주는 것도요. 대신 ‘지금 우울감이 있는 상태고, 기저에는 특정 유형의 스트레스가 있어요’라는 식으로 말씀드리죠. 정말 약물이 필요한 경우 약물 치료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니 또 다른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유합니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포티파이는 2022년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여덟 배 이상 뛰었고, 지난해 10월 구독제로 전환한 후에는 월 매출이 약 15배 성장했다. 이 같은 기염을 토할 수 있었던 건 B2C에 이어 B2B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덕분. “언젠가 클라이언트 미팅 중 ‘지금 내가 힘든 게 아니고, 조직과 맞지 않아 그런 건데 왜 혼자만 상담을 받아요?’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요. 당시 개인과 조직이 동시에 변해야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이에 문우리 대표는 보이지 않는 조직 구성원의 심리를 이해하고, 원팀이 되기 위한 방향을 제안하는 B2B 서비스 MOTIVE(Mental Oriented Team and IndiVidual Examination)를 기획했다.
함께한다는 것. 쉬우면서도 참 어렵다. 공동체의 가치가 퇴색되고 있는 요즘이다. 시대 흐름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되지만 너는 안 되고, 님이 남으로 탈바꿈하는 건 예삿일. 공감과 배려의 결여, 우울과 불안, 번아웃 등은 이제 시대를 대표하는 키워드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란 모여 살 수밖에 없는 존재다. 이를 뒷받침하는 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살아간다는 뜻의 인간(人間)이란 글자다. 이와 관련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사람들의 멘털을 챙기는 문우리 대표에게 너와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나아가 괜찮은 우리를 조직할 수 있는 마음가짐에 대해 물었다. “교과서적인 답변일지라도, 너와 내가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해요. 틀렸다고 단정 지으면 거기서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죠. 세상에서 절대적으로 틀린 건 수학 문제 빼곤 별로 없어요. 유니크함이 모여야, 다시 말해 다양성이 있어야 너와 나 모두가 발전 가능합니다.”





제16회 까르띠에 여성 창업 이니셔티브 시상식에서 스피치 중인 문우리 대표. © Jean Picon

 

에디터 박이현(hyonism@noblesse.com)
사진 서승희(인물)
장소 협조 마하 한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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