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르에서 도쿄까지 이어진 예술 여정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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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17

다카르에서 도쿄까지 이어진 예술 여정

공예에 대한 경의와 창조적 계승에 힘을 쏟는 샤넬의 예술적 대화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일본 수도의 심장부 긴자 지구에 위치한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샤넬의 2022/23 공방 컬렉션 레플리카 쇼.







도쿄 예술계와의 첫 인연
샤넬 2022/23 공방 컬렉션 레플리카 쇼에 참석하기 위해 3년 만에 도쿄를 찾았다. 2시간 10분 남짓한 비행 후 일본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후텁지근한 날씨, 공항 곳곳을 장식한 캐릭터, 예의 바른 일본 사람들과 마주하니 비로소 도쿄에 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6월 1일 밤, 사넬 2022/23 공방 컬렉션은 일본 수도의 심장부 긴자 지구에 위치한 도쿄 빅사이트에서 선보였다. 지난 12월, 세네갈 다카르의 구법원(Palais de Justice)에서 컬렉션을 처음 공개할 당시 패션, 영화, 무용, 문학, 현대미술, 음악 등 샤넬이 소중히 여기는 분야에서 국제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세네갈의 예술계를 기리는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되었다. 이제 샤넬은 다카르에서 도쿄로 그 행보를 이어가며, 도쿄 예술계와 새로운 인연을 맺고자 했다. 다카르의 예술적 모험으로 탄생한 2022/23 공방 컬렉션은 또 다른 예술 도시 도쿄로 이어졌고, 그 정신과 퍼포먼스까지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그 결과 도쿄 빅사이트를 찾은 방문객을 가장 처음 맞이한 것도 안무가 디미트리 샹블라가 새롭게 해석하고, 도쿄 다마 미술 대학교 무용수들이 선보인 슬로 쇼(Slow Show)였다. 동영상을 늘인 듯 나른한 몸짓과 아티스틱한 춤사위에서 한없이 느리지만 묵묵하게 전통을 계승하는 일본 예술계의 단면을 보는 듯했다. 쇼장에 들어서니 먼저 일본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이자 일본 여성의 로망 ‘세일러문’이 스크린에 나타나 방문객을 맞아주었다. 베이지와 블랙 컬러로 꾸민 미니멀한 공간에서 쇼를 시작하기 전 무대를 장악한 이는 일본의 기타리스트 이치카 니토. 그는 세네갈 출신 래퍼 닉스(Nix)와 함께 ‘The World is still Beautiful’을 연주했고, 이어 바이올린과 피아노 반주에 맞춰 사카모토 류이치의 곡 ‘Merry Christmas Mr. Lawrence’를 일렉트로닉 기타로 연주해 감탄을 자아냈다. 흥이 한껏 무르익은 뒤 드디어 쇼가 시작되었다.













샤넬 공방 컬렉션 애프터 파티의 무대를 장식한 블랙 핑크 제니.
일렉트로닉 음악 듀오 폴로 앤 팬이 선보이는 애프터 파티의 콘서트.
쇼 시작 전, 런웨이를 꾸민 프리 쇼 퍼포먼스의 한 장면.
2023년 F/W 샤넬 공방 컬렉션의 룩을 착용한 백스테이지의 모델.
샤넬 공방 컬렉션 애프터 파티에서 퍼포먼스를 펼친 닉스.
페이스 마스크를 쓴 닉스와 이치카 니토가 선보인 애프터 파티 퍼포먼스.


샤넬의 흥겨운 낮과 밤
2022/23 샤넬의 공방 컬렉션은 1970년대 에너지에서 영감을 얻어 다채로운 컬러와 모티브를 하우스의 상징적 코드와 결합했다. 패션 부문 아티스틱 디렉터 버지니 비아르는 공방의 장인들과 지속적 대화를 통해 까멜리아를 진주와 함께 자유자재로 믹스했고, 주얼 장식 버튼, 비즈 자수, 시퀸을 재해석했다. 그녀가 정의 내리는 1970년대는 모든 감각이 깨어나 현재 삶을 리드미컬하게 만드는 특별한 원동력을 지닌 시대다. 특히 샤넬 하우스를 상징하는 코드는 룩 위에 내려앉은 각양각색의 플로럴 패턴을 자세히 살펴보면 확인할 수 있다. 다발을 이룬 까멜리아, 그리고 까멜리아와 엮은 진주, 주얼 장식 버튼, 눈부신 시퀸으로 완성한 자수는 블랙 & 화이트 컬러 플리츠 처리한 코팅 레이스 자수와 드라마틱한 조화를 이뤘다. 화려한 쇼가 막을 내린 순간 일본 그룹 차이(Chai), 닉스, 이치카 니토의 공연과 함께 애프터 파티가 시작되었다. 이어 그룹 블랙핑크 멤버로 전 세계 K-팝 문화를 이끌며 샤넬 앰배서더로 활약 중인 제니가 깜짝 게스트로 등장했다. 제니는 새로운 버전의 ‘You & Me’와 ‘Fly Me to the Moon’, ‘Killing me Softly’를 메들리로 부르며 색다른 매력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일본 아티스트 펠리(Peli)의 DJ 세트와 프랑스 일렉트로닉 음악 듀오 폴로 앤 팬(Polo & Pan)의 콘서트가 펼쳐지며 도쿄의 밤을 흥겹게 물들였다. 샤넬의 밤을 뜨겁게 달군 셀레브러티의 발걸음, 그 안에서 발견한 샤넬과 도쿄 예술계의 새로운 인연, 이 모든 것은 샤넬 2022/23 공방 쇼에서 대미를 장식했다. 다음 날에는 도쿄의 패션·미술·디자인·경영 학교 학생 350명이 샤넬 패션 부문 사장 브루노 파블로스키와 하우스 앰배서더 및 친구들이 함께하는 토크에 초대되어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2박 3일 여정으로 마무리된 흥겨운 샤넬의 낮과 밤은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다웠다.







샤넬 앰배서더인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
트위드 셋업을 착용한 배우 하시모토 아이.
샤넬의 2023년 F/W 컬렉션 룩을 입은 블랙핑크 제니.
가죽 재킷을 입고 시크한 매력을 드러낸 모델 카롤린 드 메그레.
레플리카 쇼에 참석한 배우 고마쓰 나나.
트위드 룩을 입고 쇼에 참석한 박서준.






샤넬 패션 부문 총괄 사장 브루노 파블로스키.

 Interview with Bruno Pavlovsky 
다카르에 이어 도쿄에서 샤넬 2022/23 공방 컬렉션을 펼쳐 보인 패션 부문 총괄 사장 브루노 파블로스키(Bruno Pavlovsky)를 도쿄에서 직접 만났다.


도쿄에서 컬렉션을 개최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이 컬렉션은 샤넬이 최초로 아프리카에서 개최한 쇼입니다. 샤넬에 매우 의미 있는 일이었죠. 세네갈 수도인 다카르는 서울과 비슷한 에너지를 품은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음악과 댄스, 영화, 패션 등 여러 카테고리의 크리에이티브한 아티스트가 많다는 점이 우리를 매혹시켰고, 결국 다카르에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쇼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한동안 그 열기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고, 다카르에서 얻은 에너지를 도쿄에서도 느끼고 싶었습니다. 샤넬이 일본에 진출한 지도 거의 40년이 되었습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오랜 시간 인연을 맺어온 키 마켓으로, 팬데믹으로 한동안 멀어진 일본 고객들과 만나 그 인연을 돈독히 하고 싶었습니다.
샤넬에 공방 컬렉션은 어떤 의미이며, 이를 통해 여성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공예의 창의성이 지닌 수명은 아주 깁니다. AI, 챗GPT 등 첨단 기술 시대에 공예와 패션을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이자 매개는 디자이너입니다. 샤넬의 공방 컬렉션이 위대한 이유는 특별한 자수, 위빙, 트위드 등을 만드는 장인에 의해 완성되기 때문이죠. 창의적인 사람들의 협업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또 공방 컬렉션은 파리·도쿄·서울·다카르를 넘어 전 세계를 이어주고, 샤넬이 창의적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여기에는 패션 그리고 하이엔드 세계의 독특함을 조화롭게 녹여내는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이것을 영민하게 조율해야 탄탄한 오케스트라 연주가 가능하고, 중요한 메시지를 여성에게 전달할 수 있죠. 예로, 파리 패션 위크는 고객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기에는 물리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이런 기회를 통해 더 많은 여성과 깊은 관계를 맺고 싶습니다.
공방 컬렉션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공방이 중요한데, 그들의 창의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샤넬은 매년 총 10개의 컬렉션을 선보입니다. 이를 위해 공방은 핵심 요소죠. 디자이너는 공방 장인에게 브랜드의 비전에 따른 영감과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이를 공방이 구체화합니다. 따라서 공방 없이는 이 모든 것이 불가능하지만 샤넬 공방의 장인들은 샤넬뿐 아니라 다른 브랜드와 활발하게 작업합니다. 샤넬은 공방을 소유하거나 구속하지 않으며, Le19M(샤넬의 파트너인 11개 공방을 한데 모은 복합 공간)에 속한 공방이 우리와의 관계를 넘어 패션의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랍니다.
공방의 역사를 계승하기 위해 샤넬이 만든 Le19M의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요? Le19M은 불과 18개월 전에 탄생했습니다. 남녀 공예 장인들은 외부 고객들과 활발히 협업하고 있습니다. 짧은 기간임에도 조직을 탄탄하게 구축할 수 있었죠. 지난 1월 장인들의 공예에 대한 헌신과 독특한 창조적 세계를 다룬 Le19M 전시회가 다카르에서 열렸습니다. 다카르에서 파리로, 파리에서 다카르로, 실과 자수, 위빙 등 세네갈 다카르의 전설적 노하우와 오트 쿠튀르를 연결한 매우 특별한 전시였습니다. 훌륭한 아티스트들과 협업해 60여 점의 작품을 전시했고 4개월은 다카르에서, 지금은 파리에서 전시 중입니다. 이는 공방 문화의 일부라는 방향성을 정립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즉 공방 컬렉션은 미래 디자인을 구성하는 중요한 카테고리이기에 계속 참여하길 원합니다. 현재 버지니가 이끌어가는 샤넬은 음악, 댄스, 문학, 영화 등 많은 아티스트와 돈독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 모두가 Le19M의 장인들과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현재를 보존하고,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셈이죠.
최근 한국에서 구찌와 루이 비통 등 빅 브랜드가 큰 쇼를 진행했는데, 샤넬도 향후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물론입니다. 한국에서 새로운 이벤트를 많이 진행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샤넬의 궁극적 목표는 한국 문화에 깊이 공감하고, 고객들과 강한 유대감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프로젝트를 계획할 때 경쟁을 염두에 두고 진행하지 않습니다. 이번 도쿄 행사와 마찬가지로 샤넬만이 할 수 있는 감성적 스토리텔링을 만들고 싶고, 누군가의 복제가 아닌 새로운 것을 하고 싶습니다. 이미 다카르에서 선보인 쇼와 같은 의상이지만 도쿄에서 진행한 쇼는 또 다릅니다. 도쿄에서의 새로운 연결 고리, 색다른 감흥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한국에서 하는 일들도, 샤넬과 한국의 강한 커넥션이 있을 거라고 자부합니다.





 

에디터 정순영(jsy@noblesse.com)
사진 샤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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