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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13

헬스케어의 혁신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메드트로닉 아태 지역을 책임지는 이희열 총괄사장은 공생의 가치야말로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화이트 셔츠 Thomas More, 워치는 개인 소장품.

야구 메이저리그 최하위팀 오클랜드 애슬래틱스 단장 빌리 빈이 통계 데이터를 활용해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과정을 담은 영화 <머니볼>. 새로운 관점에서 혁신의 볼을 던져야 원하는 목표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영화다. 생명을 밀접하게 다루는 헬스케어 기업에 혁신은 일회성이 아닌 평생 가져가야 할 숙명과도 같다. 1949년 미국에서 창립한 메드트로닉은 혁신적 의료 기기와 장비를 설계하고 제조·공급하는 글로벌 1위 헬스케어 기업으로 심장·혈관 치료, 최소 침습 치료, 당뇨 등 4개 사업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설립한 메드트로닉 코리아는 건강 회복과 생명 연장을 목표로 국내 환자와 고객에게 선진 의료 기술과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2017년 12월 메드트로닉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맡은 이희열 총괄사장은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기업 선정위원회(Great Place to Work Institute Korea)’에서 발표한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CEO’에 3년 연속 선정되었다. 의료업계의 혁신을 주도하는 리더 이희열 총괄사장과 만나 그의 경영 철학을 들어봤다.
메드트로닉은 수술 로봇 휴고, 인슐린 펌프, 하지정맥류 치료용 의료 기기 등을 개발하며 의료의 혁신성을 인정받고 있다. 팬데믹 이후 대면이 어려워진 상황에 맞춰 메드트로닉 코리아를 비롯한 메드트로닉 아태 지역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폭넓은 의료 혜택을 제공하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팬데믹 이전에도 메드트로닉에서는 AI, 로봇공학 등 기술 개발을 하고 있었어요.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비대면 문화로 사회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디지털 헬스 분야 발전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하듯 메드트로닉은 지난해 의료 기술·디지털 헬스 분야의 스타트업 간 사업 협력 모색 및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메드트로닉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을 구축했다. 그 일환으로 아태 지역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삶을 변화시키는 기술’, ‘모두를 위한 더 나은 결과’, ‘사람 중심의 기술’, ‘인사이트를 통한 맞춤 의료’ 네 가지 주제로 메드트로닉 아태 지역 혁신 챌린지(Medtronic APAC Innovation Challenge)를 개최해 결선에 진출한 상위 5개 스타트업에 의료 기술 혹은 헬스 솔루션을 상용화할 수 있는 파일럿 기회와 최대 20만 달러의 상금을 제공할 예정이다. “기술력이 뛰어난데도 해외에서 기술 허가를 받고 판로를 개척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국내 스타트업이 많습니다. 헬스케어 분야 전 세계 1위인 메드트로닉은 국내 기업의 기술을 해외에 소개하는 중개 역할을 맡아 세계 의료 발전에 공헌하고자 합니다.” 이뿐 아니다. 메드트로닉 아태 지역은 약 100억 원을 투자해 싱가포르 최초의 디지털 메드트로닉 이노베이션 센터(Digital Medtronic Innovation Centre, 이하 DMIC)를 오는 6월 신설할 계획이다. “DMIC는 인공지능, 로봇공학, 사물인터넷 등을 기반으로 다양한 디지털 헬스 기술을 개발하고 교육하는 기관입니다. 세계 유수의 병원과 협약을 맺고 의사들을 초대해 수 주 혹은 수개월 동안 로봇 수술법을 교육한 뒤 환자를 치료하는 데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직원들이 한목소리로 말하는 이희열 총괄사장을 수식하는 단어는 바로 ‘감성 리더’다. 그는 2004년 출간한 <우리는 지금 감성 회사로 간다>에서 “경영자의 고객은 직원이다”라고 말하며 진정한 소통을 강조했다. “지금은 아태 지역 총괄사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지만, 저도 제약회사 신입 사원으로 시작해 30년째 직장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감성 경영을 위한 특별한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내 입장이 아닌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역지사지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 머리로는 알지만 오롯이 실천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가 감성 리더의 꿈을 품게 된 특별한 계기는 무엇일까. “의사인 부모님의 영향으로 병원에서 자라다시피 했습니다. 아버지가 외과 의사인데, 어느 날 수술 결과에 불만을 가진 환자들이 찾아와 아버지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더군요. 그런데 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그분들의 항의를 다 받아주더라고요. 이유를 여쭤보니 ‘본인이 환자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어떤 반박도 할 수 없다’고 하셨어요. 환자의 아픔에 공감하는 의사인 아버지의 말과 행동을 보며 공감과 초심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었습니다.”
이희열 총괄사장의 사람 중심 경영 철학이 반영된 덕분일까. 메드트로닉 코리아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선정한 ‘재직자 행복도 최상위 Top 10’에 2020년부터 2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금요일 오전 근무만 하는 ‘패밀리데이’를 비롯해 팬데믹 이전에는 직원들이 글로벌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인재 교환 프로그램 ‘Talent X’를 진행했고, 지금은 뉴노멀 시대에 맞춰 원격으로 다른 국가의 프로젝트에 참여해 새로운 업무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eTalentX’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국제적 리더로 성장해 역량을 마음껏 펼치기를 응원한다. “10여 개국에서 근무를 했는데, 한국인의 명석함과 근면함은 어떤 국가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습니다. 시야를 넓히고 국제 무대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해보면 좋겠어요. 다른 사람과 같은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기를 바랍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새로운 혁신을 일으킬 차별화된 능력을 갖춘 인재와 함께 의료 산업의 발전을 이루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메드트로닉만이 할 수 있는 원대한 목표를 기대한다.

 

에디터 김이신(christmas@noblesse.com)
사진 안지섭
최윤정(프리랜서)
헤어 이슬아
메이크업 박수지
스타일링 현국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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