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신 스틸러, 패션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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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2-16

영화 속 신 스틸러, 패션

의상은 영화의 조연임이 틀림없지만 가끔은 스토리와 주인공의 연기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NO TIME TO DIE © Danjaq and M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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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병’이 한창이던 시절, 영화 <태양은 없다> 속 두 주인공은 내게 카타르시스를 주는 존재였다. 특히 정우성에게 과몰입해 그가 영화 속에 입고 나온 하와이안 셔츠와 트레이닝팬츠를 찾아다녔고, 가장 비슷한 아이템으로 스타일링하곤 했다. 물론 그날 이후로는 그를 따라 하는 그런 무모한 도전(?)은 하지 않았다. 그렇게 사춘기를 보냈다. 더 이상 영화 속 패션을 모방하진 않지만, 개인적으로 <007> 시리즈는 시대의 남성 스타일링을 대표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특히 대니얼 크레이그가 주연을 맡은 이전과 이후로 구분되는데, 전에는 슈트 위주의 스타일링이 돋보였다면 이후로는 캐주얼웨어부터 트레이닝 룩까지 한층 다채로워 보는 맛을 더했다. 터틀넥, 보머 재킷 등 베이식한 아이템으로 무장한 군더더기 없는 룩은 불호 없이 참고하기 좋다. 영화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한번 입어볼까?’ 하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스토리 이상의 즐거움을 누린 것이 아닐까. _ 성명수(분더샵 케이스스터디 바이어)





Thom Sweeney by Mr Porter

직업상 슈트를 입을 일이 많다 보니 영화 속에서 슈트 패션이 나오면 자연스레 눈길이 간다. <킹스맨> 시리즈나 <007> 시리즈 등 멋진 슈트가 나오는 해외 영화도 많지만, 아무래도 스타일링을 참고하기엔 다소 거리감이 든다. 그런 면에서 영화 <내부자들>은 좀 더 현실적인 ‘내수용’ 슈트 실전서에 가깝달까. 슈트를 주로 입는 직장인들이 보면 공감 가는 룩이 주를 이룬다. 주인공인 안상구의 패션은 신분에 따라 급변해 보는 재미가 있다. 기자회견장에서 안상구가 입은 베이지색 와이드 라펠 슈트는 언젠가 한 번쯤 시도해보고 싶은 스타일이다. _ 이상철(프리랜스 아나운서)





<그레이트 뷰티>, 2022 s/s brunello cucinelli

노신사의 우아한 룩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 편이다. 그런 면에서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유스>는 놓쳐서는 안 될 작품이다. 영화 속 마에스트로 역을 맡은 마이클 케인의 룩은 편안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아이템을 어떻게 매치할 수 있는지 상세히 알려준다. 브랜드 로고에서 벗어나 진짜 잘 만든 어른의 옷을 입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을 맡은 또 다른 걸작인 <그레이트 뷰티>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영화 속 캐릭터들의 의상은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 작품 중에서도 단연 최고다. 젭 감바르델라 역의 토니 세르빌로가 입고 나온 모든 룩을 내 옷장으로 가져오고 싶을 정도니까. 특히 체사레 아톨리니의 비비드한 재킷을 일상복처럼 소화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_ 김창규(‘바코’ 셰프 겸 칼럼니스트)





Acne Studios, <냉정과 열정 사이>

평소 미니멀하면서 군더더기 없는 룩을 선호한다. 브랜드가 드러나지 않아야 하고 실루엣이 요란해선 안 된다. 트렌디하지 않지만 은근한 존재감이 있어야 한다.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이런 패션을 함축해서 담은 영화가 바로 <냉정과 열정 사이>다. 동명 소설로 유명한 이 영화는 담담하게 풀어낸 멜로의 서사만큼 주인공의 담백한 패션이 눈길을 끈다. 특히 재회하는 장면에서 남자 주인공이 입은 그레이 스웨트셔츠와 코듀로이 셔츠 그리고 낙낙한 핏의 청바지는 ‘꾸안꾸’ 룩의 정석이다. 그 밖에도 오버사이즈 핏의 옥스퍼드 셔츠, 피셔맨 니트 등 베이식한 아이템을 활용한 스타일링 비법을 엿볼 수 있다. 물론 ‘멀멀한’ 아이템조차 멋스럽게 소화하는 주인공의 외모 어드밴티지를 간과할 순 없다. _ 이기훈(항공사 승무원)





<천국보다 낯선>

영화 <천국보다 낯선>은 세 남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로드 무비다. 독특한 방식의 독립 영화만큼 기억에 남는 건 주인공 중 한 명인 에디가 입은 룩. 아가일 패턴의 카디건에 체크 플란넬 셔츠를 입고 파나마 해트를 무심히 쓴 모습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잔상이 오래 남았다. 패턴에 패턴을 더하는 룩 스타일을 한 번도 시도한 적 없던 터라 신선해 보인 것. 실제로 돈이 없는 청년의 모습을 담기 위해 아무거나 꺼내 입은 설정으로 탄생한 룩이란 걸 알고 난 뒤에는 그 디테일한 표현에 놀랐다. 집에 있는 아이템을 조합해 에디처럼 입어보았다. 체크 패턴으로 뒤덮인 에디의 룩이 더욱 멋져 보인 이유는 흑백영화였기 때문이 아닐까. _ 교시 고야마(포레스터 레스토랑 오너)





<레전드>

주로 집에서 작업하다 보니 편안한 트레이닝팬츠나 홈웨어를 입는 것이 일상이다. 그래서인지 잘 차려입은 영화 속 슈트 룩을 보면 절로 시선이 간다. 최근에 본 영화 <레전드>가 기억에 남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톰 하디가 1인 2역을 연기해 유명한 이 영화는 1960년대를 배경으로 스리피스를 비롯해 멋스러운 슈트 스타일이 끊임없이 나온다. 두 형제의 캐릭터에 따라 다른 패션 디테일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영화를 보다 보면 스토리의 흐름보다 톰 하디에게 몰입해 꼭 저렇게 입어봐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물론 슈트에 잘 맞는 몸을 준비하는 게 먼저겠지만 말이다. _ 류수현(음악 프로듀서)





2020 s/s Casablanca

남성복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영화 <리플리>는 훌륭한 스타일 교과서와도 같다. 특히 미국 부호의 자제로 나오는 주인공 딕키(주드 로)는 이상적인 이탤리언 리조트 룩을 선보인다. 과장되게 억지로 차려입은 스타일이 아닌, 자연스러운 나폴리 부자의 스타일을 보여준다. 특히 길이가 짧은 니트 폴로셔츠에 와이드 핏 리넨 팬츠를 매치하고, 에스파드리유 신발을 신은 모습이 기억에 강하게 남았다. 이 영화를 본 뒤부터는 휴양지에 갈 때는 쇼츠가 아닌 무조건 리넨 팬츠를 챙기는 습관이 생겼을 정도. _ 박정희(스타일리스트)





Drake’s, <불리트>

스타일 아이콘 하면 역시 스티브 매퀸을 빼놓을 수 없다. 바라쿠타, 페르솔, 바버 등 그가 입어 트렌드가 된 패션 아이템이 한둘이 아니니 말이다. 이런 그가 형사 역으로 출연한 영화 <불리트>는 패션계에서도 회자되는 작품 중 하나다. 특히 극 중에서 스티브 매퀸이 입은 네이비 터틀넥 스웨터, 브라운 헤링본 트위드 재킷, 그레이 트라우저, 브라운 스웨이드 처커 부츠는 남성복에서 상징적 아이템이기도 하다. 50년이 지난 지금 입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을 정도로 클래식한 스타일이니, 얼마나 대단한가. 한 명의 아이코닉한 스타일이 아닌 20세기 남성 패션 역사의 전반적 흐름을 보고 싶다면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권한다. 영화 의상 디자인을 담당한 재클린 웨스트의 말에 따르면 1940년대에는 게리 쿠퍼 스타일, 1950년대 스타일은 말런 브랜도, 1960년대 스타일은 스티브 매퀸에게 영감을 받았다고 하니 각 시대별 스타일 아이콘의 모습을 다 담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_ 강재영(유니페어 대표)





<8 마일>

우연히 TV 채널을 돌리다 짧은 머리에 블랙 슈트를 입고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에게 시선이 꽂혔다. 주인공은 바로 영화 <트랜스포터> 시리즈의 제이슨 스테이섬. 어린 마음에 그 모습이 어찌나 멋있던지. 그를 따라서 머리도 짧게 자르고 슬림한 슈트에 블랙 타이를 매치하곤 했다. 지금 생각하면 흑역사나 다름없지만, 영화를 보고 주인공을 어설프게나마 흉내 내본 첫경험이었다. 그 후 영화 속 인물의 패션을 보고 종종 참고하는 편이다. <옥토버 스카이>에 나오는 1950년대 미국 청년의 룩을 보고 스타디움 재킷을 입기도 하고, 영화 <8마일>의 흑인들을 따라 배기팬츠, 푸퍼 재킷을 걸치기도 했다. <뉴욕 아이 러브 유>의 올랜도 블룸의 룩을 보고 산 밀리터리 파카는 지금도 환절기에 자주 찾는 아이템이다. 영화 속 룩처럼 후드와 청바지를 매치해 캐주얼하게 연출하기도 하지만,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쓰마부키 사토시처럼 슈트 위에 파카를 걸쳐도 멋스럽다. 아이템부터 스타일링 방법까지 영화로 패션을 배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_ 나재영(모델)





코미디 영화 <크레이지, 스튜피드, 러브>는 위기의 부부를 중심으로 서사가 시작된다. 주인공 칼은 와이프의 외도에 평화롭던 일상이 무너진다. 괴로운 나날을 보내다 우연히 바에서 만난 제이콥(라이언 고슬링)에게 도움을 받는데, 그 후 칼은 변하기 시작한다. 이때 칼을 데리고 쇼핑하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메이크 오버를 해주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사실 그 순간만큼은 칼이 되고 싶었다. 라이언 고슬링이 스타일링해주는 호사를 누리다니. 영화 속 그가 입은 슈트와 캐주얼 룩을 보면 신뢰도가 수직 상승한다. 2011년에 개봉해 지금 트렌드와 맞진 않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다 갖춘 남자로 나오는 매력적인 그의 캐릭터가 패션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영화를 통해, 어찌 보면 패션의 완성은 여유로운 애티튜드가 아닐까 하고 상기해본다. _ 이다하(배달의민족 마케터)





vetements, <트레인스포팅>

남자라면 한 번쯤 조니 뎁의 패션을 따라 해본 경험이 있을 거다. 나의 경우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에서 조니 뎁이 입고 나온 대부분의 룩이 스타일 참고서였다. 그가 입은 프린트 티셔츠, 화려한 패턴 모자 등 아이템부터 스포츠 재킷에 반바지를 매치하는 스타일링 방법까지 다 내 취향이라 많은 시도를 했다. 그래서일까. 영화 스토리보다 패션이 더 뇌리에 박혀 있다. 또 다른 스타일 참고서 영화는 <트레인스포팅>. 암울한 청춘의 단편을 고스란히 담은 이 영화는 충격적 연출과 음악으로 꽤 진한 여운을 남긴다. 주인공 이완 맥그리거의 리즈 시절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청춘의 절정기를 달리는 등장인물의 패션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박시한 재킷, 트랙 슈트, 사이즈가 작은 티셔츠 등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스타일한 너드 패션은 지금 봐도 신선한 자극을 준다. _ 박규빈(헤어 아티스트)

 

에디터 이민정(mjlee@noblesse.com)
사진 제공 영화사 진진(그레이트 뷰티), (주)퍼스트런(레전드), 네이버 영화(냉정과 열정사이, 천국보다 낯선, 불리트, 8마일, 트레인스포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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