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를 위한 합리적인 워치 리스트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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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03

MZ 세대를 위한 합리적인 워치 리스트

트렌드에 따라 가격대를 낮춰 선보이는 모델은 물론 컨플리케이션의 진입장벽을 낮춘 합리적 가격의 시계를 알아본다.

까르띠에의 탱크 머스트
 CARTIER, TANK MUST 

까르띠에를 대표하는 탱크는 시계사에서도 큼지막한 지분을 확보한 아이콘답게 방대한 아카이브를 자랑한다. 100년이 넘는 역사에서 탱크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컬렉션만 두 손으로 다 꼽지 못할 만큼 많다. 탱크 머스트는 그중에서도 엔트리 라인에 속해 1977년 첫선을 보였다. 당시 일본산 쿼츠의 습격으로 스위스 시계 산업이 무너진 위기 속에서도 합리적인 가격대로 성공을 거두었다. 그렇게 한 시대를 풍미한 탱크 머스트가 올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다. 지금이 그때와 같은 난세는 아니지만 주어진 임무는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진입장벽을 낮추는 새로운 엔트리 역할을 맡아 좀 더 많은 이들에게 어필하고자 한다. 얼마 전까지 (지금은 단종된) 스틸 버전으로 그 역할을 담당한 탱크 솔로를 대체하는 셈이다. 서로 생긴 것도 비슷해 바통 터치가 이보다 자연스러울 수 없다. 2021년 탱크 머스트는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모델답게 선택지도 다양하다. 기본적 클래식 라인 외에 인덱스를 생략하며 극도의 미니멀리즘을 추구한 컬러 다이얼 버전까지 선보인다. 무브먼트도 케이스 사이즈에 따라 기계식과 쿼츠는 물론 광충전 방식의 새로운 솔라비트 쿼츠도 도입했다. 산업용 사과에서 나온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든 스트랩으로 지속 가능성까지 고려한 것도 새롭다. 무엇보다 가격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기본적 쿼츠 모델이 327만원에서 시작한다. 근래 브랜드에서 내놓은 가장 낮은 가격표다. 참고로, 탱크 머스트 직전까지 까르띠에에는 단종된 스틸 버전의 탱크 솔로를 제외하고는 400만 원 아래 제품이 꽤 오랫동안 없었다. 브랜드의 진입장벽을 허무는 탱크 머스트의 가격 정책이 그만큼 의미가 남다르다는 얘기다.






불가리의 불가리 알루미늄 워치
 BVLGARI, BVLGARI ALUMINIUM WATCH 

시계 산업이 또 한번 전성기를 맞은 1990년대, 그 시절 시계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었던 사람이라면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1998년 일류 주얼러로 더 유명했던 불가리에서 야심차게 선보인 불가리 알루미늄 워치가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당시 워치메이킹 세계에서는 다소 생소한 알루미늄 합금과 러버 스트랩의 조합, 그에 따른 가벼운 무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개와 동시에 당시 젊은이들에게 제대로 어필한 바 있다. 그로부터 약 22년이 흐른 지난해, 불가리 알루미늄 워치가 또 한번 이 시대의 젊은이, 이른바 MZ세대를 겨냥해 돌아왔다. 불가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익스클루시브 형태로 먼저 판매하기 시작한 걸 보면, 역시나 온라인 활동에 보다 적극적인 MZ세대를 타깃으로 삼았다는 걸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불가리의 새로운 엔트리를 형성한 합리적인 가격대 역시 마찬가지. 기본적인 스리 핸드 모델이 360만 원, 크로노그래프는 520만원. 스틸에 비해 상대적으로 값싼 알루미늄도 알루미늄이지만 인하우스 대신 범용 무브먼트를 적극 활용해 원가를 절감한 덕분이다. 기계식 시계 기준으로 이전 불가리의 엔트리가 지금의 불가리 알루미늄 크로노그래프와 가격이 비슷한 수준이었으니 말 다 했다. 디자인은 과거의 원형과 꼭 닮았다. 레트로 트렌드에 맞춰 주요 디자인은 고이 간직한 채 핸드, 인덱스 등 세세한 부분에만 현대적 터치를 가미했을 뿐이다. 덕분에 시계 곳곳에서 과거에 대한 향수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불가리 알루미늄 워치가 MZ세대는 물론 과거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도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는 것 역시 그래서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피프티식스 셀프와인딩
 VACHERON CONSTANTIN, FIFTYSIX SELF-WINDING 

근래 시계업계에서 진입장벽을 비약적으로 낮춘 대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스리 핸드 기본형의 가격이 1620만 원에서 시작한다. 2018년 첫선을 보인 당시 2000만 원이 안 되는 금액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접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환호했다. 가격대를 낮춘 비결은 앞서 설명한 대로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하이엔드 브랜드에서 생산하는 드레스 워치로는 이례적으로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를 도입했다. 다음은 역시나 무브먼트. 기본형에 한해 인하우스 무브먼트 대신 바쉐론 콘스탄틴이 속한 리치몬트 그룹에서 공유하는 범용 무브먼트를 사용했고, 마감과 완성도 면에서도 고급 무브먼트의 척도로 불리는 ‘제네바 실’ 인증을 과감히 건너뛰었다. 일부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이런 용단이 도마 위에 올랐다. 가격대를 낮추기 위해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를 도입한 건 어느 정도 용인이 되지만, 하이엔드 브랜드로서 무브먼트까지 품질과 가격 사이에서 타협한다는 건 선뜻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이와 관련해 제네바 실을 받지 않았을 뿐, 그에 준하는 기준으로 해당 무브먼트를 제작한다고 밝혔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논란이 된 직후가 더 중요할 텐데, 바쉐론 콘스탄틴은 꿋꿋이 피프티식스의 가치를 밀어붙였다. 근래에는 블루 다이얼과 함께 일체형 브레이슬릿까지 도입하며 외연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같은 그룹의 남성 온라인 편집숍 ‘미스터포터’와 손잡고 한정판을 선보이는 등 온라인을 통한 소통도 잊지 않았다. 보다 젊은 층이 타깃이기에 방향성이 기존 모델과는 다른 것이다. 하이엔드지만 보다 접근이 용이한 피프티식스는 그런 의미에서 누군가에는 훌륭한 선택지가 될지도 모른다.





TAG HEUER의 까레라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호이어 02T COSC 리미티드 에디션.

태그호이어 까레라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호이어
 02T COSC TAG HEUER, CARRERA CHRONOGRAPH CALIBRE HEUER 02T COSC 

기계식 시계의 심장에 해당하는 밸런스를 케이지 안에 수납하고, 그 케이지를 회전시켜 중력의 영향을 최대한 상쇄하는 컴플리케이션을 투르비용이라 한다. ‘회오리바람’이라는 사전적 의미처럼 밸런스와 이를 지지하는 케이지가 동시에 회전하는 광경은 기계식 시계의 묘미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보는 재미가 있어 컴플리케이션 중에서도 인기가 높다. 다만 어떤 시계가 투르비용을 품게 되면 가격은 바로 ‘억’ 소리가 난다. 투르비용이 하이엔드 워치메이커의 전유물로 굳어버린 것도, 선뜻 구매로 이어지기 힘든 것도 그 때문이다. 투르비용은 그렇게 저세상 시계라는 편견을 깬 대표적 시계가 태그호이어의 까레라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호이어 02T COSC다. 투르비용의 진입장벽을 2189만 원(블루 다이얼의 티타늄 리미티드 에디션은 2656만 원)까지 낮췄다. 더군다나 투르비용만이 아니라 크로노그래프 기능까지 갖췄다. 뛰어난 정확성과 안정성의 척도인 COSC 인증도 받았다. 하이엔드 워치메이커의 투르비용과 비교할 때 마감과 같은 세세한 부분이 다소 아쉬울 순 있어도 하이엔드 브랜드의 엔트리 모델보다 낮은 가격이 그 모든 걸 상쇄한다.





프레드릭 콘스탄트의 하이라이프 퍼페추얼 캘린더 매뉴팩처
 FREDERIQUE CONSTANT, HIGHLIFE PERPETUAL CALENDAR MANUFACTURE 

퍼페추얼 캘린더는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윤년을 계산하는 똑똑한 달력이다. 시계가 멈추지 않고 정상 작동을 하는 한 이론상으로 2100년까지 별도로 조정하지 않아도 된다. 가장 실용적인 컴플리케이션으로 손꼽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투르비용만큼은 아니지만 이 역시 진입장벽이 만만치 않다. 시중에서 합리적이라는 가격대가 보통 3000만 원을 육박한다. ‘접근 가능한 럭셔리(accessible luxury)’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프레드릭 콘스탄트의 하이라이프 퍼페추얼 캘린더 매뉴팩처는 이 점을 파고들어 합리적이라는 개념을 다시 쓴다. 가격은 그 반도 안 되는 1200만 원대. 제품명처럼 무브먼트도 매뉴팩처에서 직접 만든다. 심지어 브레이슬릿 혹은 가죽 스트랩 버전 중 무엇을 구매하든 러버 스트랩을 추가로 제공한다. 각 스트랩은 특유의 케이스 일체형 러그 아래쪽의 인터체인저블(interchangeable) 시스템을 통해 별다른 도구 없이 손쉽게 교체할 수 있다.







브라이틀링의 프리미에르 B21 크로노그래프 투르비용 42 벤틀리 리미티드 에디션
 BREITLING, PREMIER B21 CHRONOGRAPH TOURBILLON 42 BENTLEY LIMITED EDITION 

브라이틀링에서 간만에 선보인 투르비용으로 의미가 남다르다. 최신작답게 그린 다이얼, 돔형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 등 요즘 트렌드를 흡수하며 예전의 투르비용보다는 훨씬 세련된 맵시를 뽐낸다. 투르비용이 6시가 아닌 12시 방향에서 휘몰아치는 것 역시 새롭다. 태그호이어와 마찬가지로 브랜드의 장기인 크로노그래프를 지원하며 COSC 인증까지 받았다. 가격은 6600만 원. 하이엔드 브랜드에서 선보이는 투르비용의 가격과 비교하면 절반 정도 된다. 태그호이어의 투르비용과는 금액 차가 제법 나지만 브랜드의 이름값, 좀 더 세밀한 피니싱 등을 고려하면 또 그렇게 납득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다. 결정적으로 프리미에르 B21 크로노그래프 투르비용 42 벤틀리 리미티드 에디션은 까레라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호이어 02T COSC와 달리 케이스를 보다 값비싼 골드로 만든다.

 

에디터 <노블레스> 편집부()
장종균(시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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