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시의 빛나는 이 순간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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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23

고민시의 빛나는 이 순간

이제 막 피어나는 그녀의 매력은 유일무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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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시. 편하게 읽히면서도 예쁜 이름이다. 본명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맞다. 높을 고(高), 하늘 민(旻), 볼 시(視)를 쓴다. 높은 곳에서 하늘을 보라는 뜻이다.
이름의 뜻처럼 살고 있나? 그런 것 같다. 흔한 이름이 아니라 마음에 든다. 아마 나밖에 없지 않을까? 성씨 영문 표기도 ‘Ko’가 아니라 ‘Go’를 쓴다. 이중적 의미다. 앞으로 나아가자는 뜻도 있다. 삶의 모토가 ‘지혜롭고 쿨하자’다. 자유로운 편이고 내 생각이나 가치관을 믿는 편이라 삶을 주체적으로 꾸리려고 한다. 다른 모토는 ‘꼰대가 되지 말자’다.
‘예담’이라는 호가 있다. 1995년생 중 유일할 것 같다. 나아갈 예(詣)에 평평할 담(平)인데, 너무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않고 앞으로 나아가라는 뜻으로 스님이 지어주셨다. 사인을 할 때도 이름 앞에 꼭 호를 쓴다.
주체적인 편인가? 자신감이 부족할 때도 있고, 분위기를 타서 붕붕 뜰 때도 있다.(웃음) 그런데 자존감은 지키려고 한다. 그래야 무너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로서, 그리고 자연인 고민시로서 나만의 컬러를 만들고 싶다.
요즘은 자신감이 많이 생기지 않았나? 지난해 공개한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과 얼마 전 종영한 KBS2 드라마 <오월의 청춘>까지 연타석홈런을 쳤다. 흥행과 별개로 차기작을 준비할 때는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 같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으려는 마음도 있다. 모든 작품이 다르고 어떤 난관에 부딪칠지 모르니 모든 면에서 잘 준비해야지. 지금은 그 생각뿐이다.
스케줄 표에 공백이 없다더라. 인터뷰 잡기도 힘들었다. 바쁜 건 몸에 맞나? 잘 맞는다. 지난 3월에 공개한 넷플릭스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를 끝내고 3개월 정도 쉬었는데, 불안하더라. 차기작이 정해졌는데도 현장에 있지 않다는 것이 초조했다. 감을 잃어버릴 것 같아 전전긍긍한 것 같다. 정신없이 바쁜 것이 좋다. 아이디어도 잘 떠오르고 잡생각도 나지 않으니까.
야무진 사람이라 그런 게 아닐까? 고등학교 졸업 후 집 안에 보탬이 되고자 웨딩 플래너로 일했다고 들었다. 당시 웨딩 산업이 각광받을 거라는 말을 듣고 시작했다. 즐겁게 일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세계를 접했다. 그때의 경험이 사회생활은 물론 연기에도 도움이 된다. 웨딩 플래너는 멋진 일이지만, 내가 추구하는 행복과 다르다는 걸 깨닫고 배우가 되기 위해 무작정 대전에서 상경했다.
막막하지 않았나? 배우가 되겠다는 건 자격증을 따거나 취업하는 것과는 다르다. 회사에 사표를 낸 뒤 부모님께 배우가 되겠다고 오랫동안 설득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자 부모님이 다시 대전으로 오라고도 했다. 그런데 나는 사표를 내는 순간부터 뒤돌아보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결국 뜻을 이룰 거라는 확신도 있었다. 그 후 많은 오디션을 봤고, 여러 현장을 경험했다. 보조 출연, 단역 가리지 않고 카메라 앞에 섰다.
3분 분량의 단편영화 <평행소설>을 연출했다. 고민시의 커리어 중 가장 의외였다. 흥미롭기도 하고. 웹 드라마 <72초 드라마> 촬영 전이었다. 작품으로 내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당시 써둔 글이 있었는데, 내 고민을 사랑이라는 주제로 표현한 단편영화다. ‘SNS 3분 영화제’에 출품했고, 대상을 받을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연출을 경험해보니 배우로서 작품을 더 넓은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됐다.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의 마음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됐고. 언젠가 다시 한번 작품을 연출하고 싶다. 40~50대쯤? 존경하는 문소리 선배처럼.





니트 원피스 Solid & Striped by Matchesfashion, 스웨이드 힐 Roger Vivier, 캡 Dior, 곰돌이 링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니트 슬리브리스 톱 Molly Goddard by Mue, 캐시미어 쇼츠 Barrie, 로퍼 Prada, 로고 니삭스 Fendi, 네트리스와 레이어드한 브레이슬릿 모두 Avecthing.

가장 최근 작품인 드라마 <오월의 청춘>은 어떤 기억으로 남았나? 처음 대본을 읽을 때와 종영한 지금, 직접 연기한 ‘김명희’에 대한 인상도 꽤 다를 것 같다. 많이 다르다. 처음에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라는 점과 강인한 성격 그리고 간호사라는 부분이 마음에 들어 참여했다. 황희태(이도현)와의 러브 스토리도 흥미로웠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어려웠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라는 점과 명희의 삶이 비극적이기도 해서. ‘광주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가슴 아픈 사건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사실과 다르거나 잘못된 감상을 전하고 싶지 않다는 다짐도 있었다. 명희의 삶이 유독 가슴 시린 이유는, 그 또한 누군가의 가족이자 친구라서 그런 게 아닐까. 그만큼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시선과 호흡을 공들여 연기했다.
상대 배우인 이도현과의 호흡은 어땠나? <스위트홈>에 이어 또 만났다. 당시 이도현이 고민시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있었고, 미안해하자 “괜찮다. 다음 작품에선 내가 뺨을 때리는 역할을 하면 된다”고 했는데, 바로 다음 작품에서 이뤄졌다. 재미있다.(웃음) 당시 “우리 몇 년 안에 멜로 작품으로 다시 만나자, 사랑하는 연인 역할을 해보자”라고 했는데, 바로 다음 작품에서 이뤄질 줄이야. <오월의 청춘>을 본 시청자들이 “<스위트홈>의 전생 버전인가?” 하는 농담을 할 만큼 재미있어 했다. 이제는 이도현이 아닌 황희태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잘해줬다. 배려심도 많고, 연기도 노련한 터라 더 믿음이 갔다.
출연작 <마녀>의 ‘명희’와 <스위트홈>의 ‘은유’ 그리고 <좋아하면 울리는>의 ‘굴미’도 10대였다. <오월의 청춘>은 시대극이라는 점을 포함해 여러모로 반가웠을 것 같다. 무척 좋았다. 배우로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싶기도 했고, 새로운 도전에 갈증을 느꼈다. 전작에서 맡은 캐릭터 중 성격이 세거나 왈가닥인 면도 꽤 있었는데, 명희는 전혀 다른 캐릭터라 반가웠다. 잘해내고 싶은 마음이 강했고, 진심을 다했다. 다행히 이런 마음이 통한 것 같아 뿌듯하다.
<마녀〉의 ‘명희’와 〈스위트홈〉의 ‘은유’가 같은 배우라는 걸 알고 놀라는 사람이 많다. 몸무게도 13kg이나 감량했다. <오월의 청춘>의 ‘명희’는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이런 변화나 새로운 시도도 작품을 선택하는 데 영향을 미치나? 작품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김명희를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싶어 메이크업도 옅게 했다. ‘여자 주인공이니 예뻐야 해’ 이런 마음은 없었다. 연기도, 스타일링도 작품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걸 중요시한다. 모든 면에서 명희다운 선택을 고민했다. 시대적 분위기와 순수한 모습이 자연스러워 보이길 원했다.
고민시는 지금 가장 주목받는 라이징 스타다. 실감하나? 사실 촬영장과 집만 오가고 있어 피부로 직접 느끼진 못한다. 다만 SNS나 주변 사람의 말을 듣고 실감할 때는 있다. 일과에서 크게 달라진 건 없다. 항상 지금처럼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스타에게 인기란 달콤하지만 유명인으로서 내야 하는 세금 같은 것도 있다. 특히 대중의 쓴 평가 같은 것. 그런 것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나? 자주 찾아보는 편이다. 팬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싶고, 그들과 소통하고 싶다. 최근 카카오톡 오픈 채팅의 존재를 회사 직원을 통해 알게 됐다. 그 플랫폼에 팬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한 사진이나 정보를 공유한다는 걸 듣고 직접 참여해 안부를 전하기도 했다. 나를 좋아해준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큰 힘이 되고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이 된다.
다소 민망할 수 있는 질문인데, 팬들은 고민시의 어떤 면이 좋다고 하나? 연기나 개성 혹은 참여한 작품을 보고 팬이 된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글쎄, 왜일까?
고민시의 주체적 태도를 좋아하는 게 아닐까. 앞서 말했듯이, 막내부터 대선배까지 모든 연령층과 잘 지내는 둥글둥글한 성격도 그렇고. 그렇게 생각해주는 사람이 많으면 더 감사할 것 같다. 작품 속 모습만이 아닌, 고민시 자체를 좋아하는 거니까.





홀터넥 니트 톱 Katie by Mue, 와이드 데님 팬츠 Dior, 오른손에 착용한 브레이슬릿과 링, 이어링 모두 Buccellati, 왼손 검지에 착용한 밸런스 시그너처 링 Tasaki.





튈 드레스 Noir Kei Ninomiya, 오른손에 착용한 브레이슬릿 Maison Margiela, 왼손에 착용한 링과 브레이슬릿 모두 Avecthing.

배우로서 지금이 어떤 시기라고 보나? 촬영할 때는 주어진 하루에 최선을 다하느라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미래를 계획하기보다는 당장 할 일을 잘해내고자 사력을 다하는 스타일이다. 배우로서 지금이 어떤 시기인지는 몇 년이 지난 뒤 돌아봐야 알 수 있지 않을까?
벌써 차기작을 두 편이나 공개했다. 먼저 tvN 드라마 <지리산>은 이응복 감독과 김은희 작가의 작품이자 전지현, 주지훈, 성동일 등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참여한다. 그야말로 흥행 보증수표 아닌가. 작품에 참여하는 사람 모두 잘될 거라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촬영은 모두 마쳤다. 미스터리 장르고, 산업 구조 대원의 이야기다. 김은희 작가는 지리산이 배경인 것도 그렇고, 장르적 특징과 별개로 시청자에게 ‘힐링’을 선물하고 싶다고 했다. 지리산의 사계절을 오롯이 볼 수 있는데, 시각적으로도 멋질 것 같다. 전지현, 주지훈 선배의 팬인데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었다. 이들의 스위트하면서 소박한 모습에 반해 팬심이 커졌다.
<지리산>과 견줄 만큼 대작인 차기작이 또 있다. 류승완 감독의 영화 <밀수>. 김혜수, 박정민, 염정아를 비롯한 베테랑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다. 강원도 삼척에서 촬영한다고 들었다. 얼마 전 대본 리딩을 다녀왔는데, 즐겁게 임할 수 있을 것 같다. 대본에 대사뿐 아니라 음악도 쓰여 있었다. 리딩할 때 해당 음악을 크게 틀어놓았다. 덕분에 감독님의 연출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고, 몰입도 잘되더라. <지리산>과 다른 의미로 김혜수, 조인성, 박정민 등 멋진 선배들과 함께한다는 것 자체가 동기부여가 된다. 열심히 할 생각이다.
언급한 차기작만 소화해도 올해는 꽉 채울 것 같다. 더 바라는 게 있나? 만족스럽다. 올해 목표는 주어진 일을 무탈하게, 건강하게 마무리하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2021년을 돌아볼 때 찬란한 추억으로 남으면 좋겠다. 더할 나위 없이.

 

에디터 양보연(프리랜서)
사진 박성배
헤어 이한별 by 제니하우스
메이크업 오윤희 by 제니하우스
스타일링 이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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