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이 꼽은 베스트 와인 10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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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07

와인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이 꼽은 베스트 와인 10

와인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이 2020년 출시 와인 중 10개의 베스트 와인을 선정했다.

위쪽 슐로스 요하니스베르크 와이너리.
아래쪽 1위에 오른 차크라 피노 누아 파타고니아를 시음 중인 제임스 서클링(오른쪽).

제임스서클링닷컴(JamesSuckling.com)에서는 지난 2020년 전 세계에서 생산된 1만8000여 종의 와인을 일일이 살펴보면서 그중 우수한 와인을 찾아내고자 최선을 다했다. 올해의 최상위 톱 10 리스트는 우수한 와인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가치가 높은 와인을 선정하고자 했다. 와인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데다, 대부분의 사람이 소비를 조심스러워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019년산 보르도 와인처럼 배럴에서 샘플 시음한 와인은 포함하지 않았다. 98점 이상을 받은 와인만 리스트에 포함해 전체 평가 대상 중 이 기준을 충족한 와인은 350종이다. 그중 지난 12개월간 100점을 받은 와인은 53종.
평가의 중요한 기준 중 하나는 가격이다. 최상위 톱 10 리스트에 포함된 와인은 모두 병당 가격이 미화 100달러 이하로, 그중 현재가보다 낮은 가격에 출고된 일부 와인은 그사이 가격이 상당히 올랐다. 또 항상 그렇듯 ‘와우!’라는 탄성을 자아낼 만한 요소가 있는지도 중요한 평가 기준 중 하나다. 감성적인 부분까지 충족하는 와인의 맛과 향은 기쁨과 경이로움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100점 만점을 부여한 완벽한 와인은 양조 과정에서 다수의 요소를 포함해야 한다. 탁월한 가성비, 환경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생산방식, 생산지의 생태계를 잘 반영한 분명하고 투명한 캐릭터, 부드러운 목 넘김 등. 이 모든 요소를 갖춘 2020년 베스트 와인은 아르헨티나의 차크라 피노 누아 파타고니아 트레인타 이 도스(Chacra Pinot Noir Patagonia Treinta y Dos) 2018년 빈티지. 하지만 안타깝게도 1932년 약 3만350㎡(약 7.5에이커) 면적의 밭에 심은 피노 누아 고목에서 수확한 포도로 600케이스 조금 넘는 와인만 생산했을 뿐이다.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으로 재배한 포도를 깔끔하고 현대적인 시설에서 양조해 콘크리트 뱃(vat)에서 발효한 후 오래된 프렌치 오크통에서 숙성한 것으로, 유황(sulfur)을 거의 첨가하지 않는 소프트한 양조 기법을 적용했다. 2018년산은 미화 40달러에 출시해 현재 병당 8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만약 지금 2018년산을 구하기 어렵다면 2017년산이나 2016년산 같은 최근 빈티지가 품질 면에서 거의 비슷하다.
2위에 오른 와인을 포함해 독일에서 만든 세 종류도 필자가 매우 사랑하는 와인이다. 슐로스 요하니스베르크 리슬링 라인가우 그륀라크 슈페틀레제(Schloss Johannisberg Riesling Rheingau Grunlack Spatlese) 2019년 빈티지(2위), 비트만 리슬링 라인헤센 모르슈타인 GG(Wittmann Riesling Rheinhessen Morstein GG) 2019년 빈티지(6위), 된호프 리슬링 나에 델헨 GG(Donnhoff Riesling Nahe Dellchen GG) 2019년 빈티지(7위)가 그것. 현대 독일 와인의 기준이 되었을 만큼 완전무결한 2019년 빈티지는 지금까지 독일에서 생산된 와인 중 최고라 할 만하다.
2위로 꼽은 독일 리슬링의 탄생지인 슐로스 요하니스베르크 와인은 1770년대 중반부터 시작해 오랜 역사를 이어왔다. 중간 정도 당도에 농밀하고 입체적인 층을 이룬 이 와인에 우리는 100점을 줬다. 독일 스위트 와인의 전통적 훌륭함을 일깨우는 기념비적 와인이다. 다른 두 와인은 싱글 빈야드에서 양조한 것. 독일이 드라이 와인 생산에 얼마나 진지한지, 그 기술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는 와인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포도밭에 속하는 이것들의 재배지에도 관심을 갖게 한다. 우리가 지난해에 시음한 대략 1200종의 독일 와인 중 18종이 100점을 받았다. 그야말로 2019년 빈티지는 꼭 구매하길 권하고 싶을 만큼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슐로스 요하니스베르크 리슬링 라인가우 그륀라크 슈페틀레제 2019년 빈티지.
리비오 사세티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2016년 빈티지.
차크라 피노 누아 파타고니아 트레인타 이 도스 2018년 빈티지.
스탠디시 와인 컴퍼니 시라즈 바로사밸리 슈버트 시오럼 2018년 빈티지.
에머리히 놀 리슬링 와차우 리트 쉬트 스마라그드 2019년 빈티지.


이탈리아의 유명 와인 산지인 몬탈치노 지방에서 얼마 전 출시한 2015년 리세르바(Riserva)와 2016년 노르말레(Normale)라는 2개의 경이로운 빈티지를 선보인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도 최상위 톱 10 리스트에 포함됐다. 리비오 사세티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Livio Sassetti Brunello di Montalcino) 2016년 빈티지(3위)와 타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프란치 리세르바(Tassi Brunello di Montalcino Franci Riserva) 2015년 빈티지(8위)가 그것으로, 서로 다른 스타일의 와인을 생산한 두 빈티지의 깊은 맛과 구조감을 보여준다. 2015년에는 포도 성숙기에 날씨가 따뜻한 편이라 좀 더 화사하고 풍부한 와인을 생산한 반면, 2016년 빈티지는 포도가 자란 시기가 좀 더 길고 서늘해 타닌이 보다 강렬한 것이 특징. 두 종류 모두 지금까지 본 브루넬로 몬탈치노 중 최고의 빈티지로, 이탈리아 레드 와인을 사랑하는 와인 애호가의 셀러에 꼭 필요한 와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에 최상위 리스트에 오른 호주산 와인도 눈여겨볼 만하다. 호주 와인이 지닌 매력의 정수를 보여주는 이 와인은 4위에 오른 스탠디시 와인 컴퍼니 시라즈 바로사밸리 슈버트 시오럼(The Standish Wine Company Shiraz Barossa Valley The Schubert Theorem) 2018년 빈티지. 100점을 받은 이 레드 와인은 호주 와인, 특히 바로사 지역의 개성과 2018년 빈티지의 우수함을 잘 드러낸다. 솔직히 말하면, 필자는 현재 출시되고 있는 호주 와인에 대해 확신이 없었다. 2019년에는 호주 대부분의 지역에서 훌륭한 와인을 생산했고, 2018년 빈티지 역시 괜찮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지만, 호주 와인에서 알코올 향이 강하게 올라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대표 품종인 그뤼너 펠틀리너(gruner veltliner)가 그 매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2020년 출시된 와인 중 호주의 와인 천재 에머리히 놀(Emmerich Knoll)이 만든 에머리히 놀 리슬링 와차우 리트 쉬트 스마라그드(Emmerich Knoll Riesling Wachau Ried Schtt Smaragd) 2019년 빈티지를 5위로 선정했다. 호주의 몇 안 되는 100점짜리 와인 중 하나로 꼽을 만큼 맛이 탁월하다.
안데스산맥에서 만든 2개의 와인이 최상위 톱 10 리스트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슈발 데 안데스 멘도사(Cheval des Andes Mendoza) 2017년 빈티지(9위)와 클로 아팔타 발레 데 아팔타(Clos Apalta Valle de Apalta) 2017년 빈티지(10위)가 주인공으로, 지난 몇 년간 우리가 선정한 리스트에 꾸준히 이름을 올린 와인이다. 각 산지를 대표하는 훌륭한 와인의 좋은 예인 이 와인들은 날씨가 무더운 2017년 같은 해에도 정교하게 만든 와인이란 어떠한 균형미와 아름다움, 집중도를 지니는지 잘 보여준다. 특히 클로 아팔타 발레 데 아팔타 2017은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으로 재배한 포도로 만든 와인일 뿐 아니라 생산지의 스무 번째 빈티지라는 매력적인 이점도 갖추었다.
그 어느 때보다 훌륭한 와인이 많이 출시된 2020년. 지난 한 해는 우리 모두에게 힘든 시기였고, 올해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한잔의 훌륭한 와인과 함께하면 이 힘든 시간도 좀 더 쉽게 견뎌낼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시기에도 뛰어난 와인을 만들어 출시한 전 세계 수천 명의 와인 생산자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매일 매시간, 전 세계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이들의 와인을 즐기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요즘처럼 불확실하고 절망적인 시기에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건강에 유의하면서, 최상위 톱 10 리스트의 오른 와인을 차례차례 음미해보시길.


 

에디터 이정주(jjlee@noblesse.com)
글·사진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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