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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08

다큐멘터리 추천합니다!

연휴 동안 지루하지 않도록 전문가 3인과 에디터가 꼽은 여섯 편의 다큐멘터리.

위쪽 [사마에게]는 전쟁의 참상과 함께 꽃피는 인류애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아래쪽 스티븐 맥퀸의 [르망] 제작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스티븐 맥퀸: 더 맨 & 르망].

첫 번째로 소개할 다큐멘터리 작품은 바로 [사마에게]다. 굉음, 폭격 그리고 탱크의 습격이 난무한 시리아의 알레포에서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 사마가 겪은 거라곤 ‘전쟁’밖에 없었다. 시리아 내전 상황을 생생하게 담은 [사마에게]는 사마의 어머니이자 주인공이며, 감독으로 모든 상황을 기록한 와드 알-카팁의 목소리와 시선을 따라 움직인다. 다큐멘터리 필름은 과거를 회상하기도 하지만, 2016년 6월부터 와드의 도시 알레포에서 일어난 전쟁의 참상에 주목한다. 시리아에서 발발한 시위와 혁명의 흐름을 짚어내는 와드의 카메라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짚어낸다. 불편함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 이러한 참상을 카메라에 옮겨 담는 일이 과연 괜찮은 것일까? 그녀가 이러한 장면을 놓치지 않았기에, 또 누가 이러한 지옥을 불러왔는지 카메라 렌즈로 똑똑히 담아냈기에 이 작품이 주는 충격은 남다르다. 이를 추천한 [출발! 비디오 여행]의 김신완 PD는 말한다. “한번 보기 시작하면 눈을 뗄 수 없다. 전쟁이 세상을 어떻게 지옥으로 만드는지 이보다 더 생생하게 전달하는 영화를 찾기 힘들다. 동시에 가장 나약한 존재를 안고 사는 여성의 눈을 통해 인간애를 다시 확인하는 순간은 감동 그 이상이다.” 이 작품은 단순히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지 알려주는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혹은 그 이상의 일을 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존재들이 힘을 맞대어 살아가는 것. 이들이 눈과 입을 통해 증거하는 인류애는 가히 위대해 보일 정도다. 왓챠에서 감상할 수 있다.





[사마에게]는 전쟁의 참상과 함께 꽃피는 인류애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김신완 PD의 또 다른 추천작 [보이후드] 역시 왓챠에서 볼 수 있는데, 분위기가 앞서 소개한 작품과 사뭇 다르다. 장르적으로 ‘영화’에 가깝지만 여섯 살 소년이 대학에 들어가기까지 12년이란 세월을 작품에 담아 그의 말마따나 “영화라기엔 너무 다큐멘터리적이고, 다큐멘터리라기엔 너무 영화적”이다. 줄거리를 요약하면 주인공인 남자아이 메이슨의 부모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낳아 결국 이혼하고, 메이슨은 어머니와 누나 사만다와 함께 산다. 학교에 집중하지 못하고 겉돌던 메이슨은 대학교수가 된 어머니가 재혼한 남자 빌과 함께 살게 되지만, 알코올의존자인 새아버지에게 가정 폭력을 당한다. 결국 빌과 이별한 어머니를 따라나선 메이슨은 사진에서 자신의 길을 찾고 매진하며 성장한다. 그는 열여섯 살 생일에 친아버지와 새로운 가족을 만나고 무사히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에 진학한다. 아이였다가 청소년이었다가 청년이 되어가는 메이슨의 모습에서 우리는 시간의 무게를 배운다. “일상이란 건 깃털처럼 가벼워 보이지만, 결국 그것이 엄청난 무게의 시간이 되어 삶에 각인된다는 것을 가장 실감 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보이후드]는 장르상 영화지만, 여섯 살이던 주인공 소년이 청년이 되기까지의 시간을 고스란히 담았다.

분위기를 조금 전환해보자. 자동차 칼럼니스트인 류청희 기자는 함께 모여 재미있게 시청할 만한 작품으로 유튜브 프리미엄으로 볼 수 있는 [배트모빌]을 꼽았다. “1964년 TV 시리즈에서 첫선을 보인 [배트모빌]부터 2012년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 등장한 텀블러에 이르기까지 배트맨의 자동차로 등장한 배트모빌의 역사와 실제 제작에 관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뤘다. 만화 또는 영화의 철학과 상상력을 실제 움직이는 차로 구현하는 과정은 물론, 그 차들이 영화를 본 사람들에게 불어넣은 영감과 희열을 느낄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우울한 나날이 이어지지만, 그 속에서도 인간의 꿈과 창의력에는 한계가 없음을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다.” 특히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어른이라면 이 작품에 큰 매력을 느낄 것이다.





[보이후드]는 장르상 영화지만, 여섯 살이던 주인공 소년이 청년이 되기까지의 시간을 고스란히 담았다.

자동차와 관련한 또 다른 다큐멘터리가 있다. 미국의 영화배우 스티브 맥퀸이 제작한 [르망]이라는 영화의 제작 과정을 담은 넷플릭스 공개작 [스티브 맥퀸: 더 맨 & 르망]이다. “지금에 비하면 좀 더 순수했던 50여 년 전의 모터스포츠와 그 순수함을 영상에 담기 위해 치른 희생도 함께 엿볼 수 있다”며 류청희 기자는 이 작품이 특히 스티브 맥퀸을 기억하는 40대 이상 중·장년층에게 어필할 것이라 내다봤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보기 전 스티븐 맥퀸의 [르망]을 먼저 시청할 것을 권한다. 실제로 속도광에 레이싱 선수이기도 했던 스티븐 맥퀸이 러닝타임 내내 별 대사 없이 거침없이 차를 모는 모습이 담겼다. 1971년 페라리와 포르쉐의 질주를 보는 쾌감도 느낄 수 있어 영화 팬들 사이에서도 지금은 만들기 어려운 전설적 레이싱 영화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레이싱 선수로서 자부심으로 가득하던 완벽주의자 스티븐 맥퀸과 함께 작품을 만든 관계자들이 겪은 우여곡절과 어려움이 [스티브 맥퀸: 더 맨 & 르망]에 담겼으니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다면 작품을 확인해보길 바란다.





왼쪽 자동차와 레이싱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스티븐 맥퀸: 더 맨 & 르망]을 꼭 시청할 것을 추천한다.
오른쪽 극한까지 확장한 인간의 한계에 경의를 느낄 수 있는 작품 [던 월].

이번엔 쉽사리 도전하기 어려운 익스트림 스포츠로 가보자. 정중한 음악 감독이 소개한 [던 월]은 아무도 정복하지 못한 요세미티에 있는 엘캐피탄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 중에서도 난코스로 꼽히는 ‘여명의 벽(Dawn Wall)’ 자유 등반에 도전한 토미 콜드웰과 케빈 조거슨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토미의 아버지는 또래보다 성장이 한참 늦은 토미를 데리고 암벽등반을 시작한다. 자신이 아들에게 줄 수 있는 힘은 ‘회복력’이라고 굳게 믿은 그가 바란 대로 토미는 등반을 다른 사람들에게 내세울 수 있는 자신의 장기로 만들었다. 키르기스스탄에 등반 여행을 갔다가 반란군에게 납치당하는 등 고난을 겪은 토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아무도 등반하지 못한 곳에 도전한다. 그 길의 끝에 바로 여명의 벽이 있었다. 토미와 캐빈은 서로 의지하며 19일 만에 정상에 오른다. “주인공이 보여주는 아무 조건 없는 순수한 의지가 아름답고 숭고하다”라는 정중한 감독의 말처럼 이 작품을 본 뒤 인간의 정신력과 도전정신에 감동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작품은 넷플릭스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에디터의 초이스는 [필이 좋은 여행, 한 입만!]이다. 넷플릭스에 시즌 4까지 나올 정도로 성공을 거둔 이 다큐멘터리는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현지 음식을 소개한다. 진행자는 [내 사랑 레이몬드] 제작자 필 로즌솔. 방콕·호찌민·텔아비브·리스본·뉴올리언스·멕시코시티·서울 등 총 22개의 도시를 탐방했고, 시즌마다 5~6개의 콘텐츠로 구성했다. 이 다큐멘터리 필름에서 킬링 포인트는 필이 왜 그 도시를 골랐고,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서두에 푼다는 점이다. 미국, 유럽, 아시아 국가는 물론 중동 지역과 평소엔 전혀 여행지라 느끼지 않을 만한 곳을 선정하고 현지 가이드와 함께 그곳의 ‘로컬 푸드’를 맛본다. 그중 에디터가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는 바로 리스본 편이다. 언젠가 꼭 한번 가고 싶은 도시 버킷 리스트에 올려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그가 맛본 페이스트리와 에그타르트, 여러 가지 맛의 생선 통조림, 정어리구이와 새우튀김 등이 입맛을 다시게 했고, 이와 함께 소개하는 도시 곳곳의 경치는 얼른 팬데믹이 끝나기를 간절히 바라게 한다. 꼭 리스본 편이 아니더라도 모든 에피소드가 지금 당장이라도 여행 가방을 싸고 싶게 하는 욕구를 일으킬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담았으니, 짧게나마 다큐멘터리 속으로 필과 함께 식도락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에디터 정송(song@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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