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메 아욘의 어린이를 위한 문화 예술 공간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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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25

하이메 아욘의 어린이를 위한 문화 예술 공간

다산 신도시에 등장한 하이메 아욘의 어린이를 위한 문화 예술 공간 '모카 가든'

하이메 아욘이 그린 벽화가 시선을 사로잡는 모카 가든의 놀이터 ‘모카 플레이’.





스페인 발렌시아 작업실에서 포즈를 취한 하이메 아욘.
Photo by Jean Pierre Vaillancourt

즐길 거리가 부족한 남양주 다산신도시에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 생겼다. 지난 11월 6일 오픈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SPACE1)에 들어선 ‘모카 가든’이 바로 그곳. 총 1653m2(약 500평) 규모로 조성한 모카 가든은 ‘모카 라이브러리(어린이책미술관)’와 ‘모카 플레이(놀이터)’, ‘하이메 아욘 가든(실내 정원)’ 3개의 시설로 구성한 문화 예술 공간이다. 모카 가든을 디자인한 이는 스페인의 디자이너이자 아티스트인 하이메 아욘. 그는 독창성과 클래식한 분위기, 탁월한 유머 감각을 겸비한 디자인으로 <타임>의 가장 영향력 있는 크리에이터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고, <엘르 데코>와 <아키텍처 다이제스트> 등 공신력 있는 국제 어워드를 다수 수상한 전설적 인물이다. 이런 그와 모카 가든 디자인에 담긴 의미, 그리고 미술과 디자인을 넘나드는 작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하이메 아욘
스페인 출신인 하이메 아욘은 2001년 아욘 스튜디오(Hayon Studio)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프리츠 한센, 마지스, 카시나 등의 브랜드와 손잡고 가구와 조명을 디자인해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호텔, 미술관, 레스토랑 등 다양한 분야의 인테리어 작업으로도 유명하다. 아트 퍼니처 전문 갤러리 ‘크레오’를 운영하고 있는 디자이너이자, 세계 각국의 미술관에서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 3층에 자리 잡은 ‘모카 가든’. 유리로 마감한 큐브 빌딩의 강렬한 그래픽디자인이 눈에 띈다.





‘모카 라이브러리’의 천장을 받치고 있는 시팅 스컬프처가 재미있는 캐릭터를 부여한다.

모카 가든은 작가님이 디자인한 최초의 어린이를 위한 문화 예술 공간입니다.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공간을 디자인했나요?
아이들이 그곳을 어떻게 바라보고 즐길지 고민했습니다. 우선 도서관 설계부터 다른 관점으로 접근했어요. 아이의 신체 사이즈에 맞춰 책장 높이를 낮추고, 책장은 위에서 내려다봤을 때 생동감 넘치는 S자 모양으로 만들었죠. 그곳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책장을 만지고, 책을 꺼내 읽으며 온갖 상상을 하길 바랍니다. 놀이터는 제가 두 아들과 놀이터에 갔을 때를 떠올리며 설계했어요. 놀이터에 가면 부모는 아이들을 지켜보느라 정신이 없잖아요. 360도 각도로 내려다볼 수 있는 원형극장 같은 놀이터 구조는 아이를 주시하기에 좋죠. 또 거울을 달아 사각지대도 없앴고요.

모카 가든의 정원은 ‘하이메 아욘 가든’이란 이름으로 오픈했습니다.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제 이름을 붙인 정원을 만날 수 있어 영광입니다. 하이메 아욘 가든의 디자인은 아름다운 꽃과 녹색 식물, 맑은 물이 조화를 이루는 영국식 정원을 떠올리게 합니다. 정원은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자연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고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장소죠. 일상 탈출이 절실한 현대인에게는 그런 공간이 꼭 필요합니다.

정원 디자인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주시겠어요?
하이메 아욘 가든은 고전적 정원의 역할을 모던한 방식으로 옮겨왔습니다. 정원에는 8개의 조각과 머리 모양 분수대가 있는데, 드로잉으로만 존재하던 상상 속 동물을 3D 조각상으로 구현했습니다. 그곳을 방문한 이들은 아마 그런 정원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할 겁니다. 저도 그런 곳을 본 적이 없거든요.(웃음) 정원에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이 있는데, 그 역시 조각상의 일부입니다. 돔 위에 새 조각이 앉아 있고, 문에 소시지가 달려 있어 초현실적 느낌을 자아내죠. 제게 그곳이 조각 공원인지, 혹은 커피를 마시며 사색을 즐길 수 있는 곳인지 묻는다면 ‘모르겠다’고 대답할 겁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가능한 곳이냐고 묻는다면, 제 대답은 ‘Yes’입니다.

모카 가든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지요?
입장과 동시에 즐거움을 느끼고, 새로움을 발견하길 바랍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머리가 아닌 심장으로 완성했습니다. 기술적 접근이 아니라, 공간 전체를 새롭게 바라보며 감성적으로 접근했기에 방문객에게 제 감성이 그대로 전달되길 바랍니다. 재미는 물론 또 다른 세계로 향하는 입구를 통과하는 것 같은 상상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그곳을 자유롭게 만끽하길 바랍니다. 감동과 긍정의 에너지를 받고 그걸 다른 사람과 나눈다면, 제 에너지가 공간에 제대로 녹아든 것이라 할 수 있겠죠. 디자인을 통한 ‘소통’은 제가 작업하며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이기도 합니다.

작가님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해보죠. 지금 코로나19가 모든 걸 바꿔놓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작가님의 가치관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 같습니다.
올해는 제게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어요. 여행을 거의 안 다니고 건강한 음식을 먹게 되었으며,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모두 인생에서 대단히 중요한 것이죠. 한편 코로나19를 계기로 화상회의 같은 걸 주로 하면서 첨단 기술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간 세계 곳곳으로 이동하느라 소비한 시간과 노력이 얼마나 큰 낭비였는지 깨달았거든요.





디자이너의 이름을 따라 명명한 조각 공원 ‘하이메 아욘 가든’.





어린이가 책을 읽고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모카 라이브러리’.

스페인 마드리드가 고향이지만 발렌시아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발렌시아라는 도시가 어떤 특별한 영감을 주기 때문인가요?
지중해와 마주한 발렌시아는 야외 활동을 하기에 좋은 기후가 1년 내내 이어집니다. 여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누릴 수 있고,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도 제격이라 발렌시아에 살기로 했습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바쁜 시간을 보내다 발렌시아로 돌아왔을 때, 그곳만의 편안한 분위기가 저를 반겨줍니다.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에 완벽한 도시죠.

작가님은 미술과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들며 작업합니다. 최근에는 어디에 방점을 두고 작업하고 계시나요?
팬데믹으로 시간 여유가 생기면서 그림을 많이 그리고 있어요. 전 스스로 디자이너보다는 아티스트라고 생각하는데, 21세기에는 그 두 작업을 병행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즐겁게 작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더 많은 그림과 조각을 보고 싶어 해서 앞으로 아티스트로서의 작업이 점점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것 같습니다.

오늘날 미술과 디자인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있는데, 작가님은 그 둘의 차이를 어떻게 보시나요?
흔히 디자인은 기능성을 아울러야 하고, 예술은 그렇지 않아도 된다고 말합니다. 화병의 주둥이가 막혀 있다면 그것은 화병이 아니라 조각으로 불리죠. 반대로 꽃을 꽂을 수 있다면 화병이 되는 것이고요. 즉 기능을 더하면 더 이상 미술 작품이 아니라는 의미인데,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스스로 예술 세계를 재창조하는 작업을 해온 저는 아티스트이며, 그래서 제 작품은 꽃을 꽂을 수 있더라도 미술 작품입니다.

아티스트, 디자이너 등 어떤 타이틀로 불리는지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겠네요.
맞아요. 어떤 아티스트, 어떤 디자이너로 기억될지는 제가 결정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고요. 제가 죽으면 많은 사람이 제 작품을 보며 저를 떠올리겠지만, 사실 어떻게 기억될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그때는 제가 세상에 없지 않습니까. 현재가 가장 중요합니다

 

에디터 이소영(프리랜서)
사진 제공 모카 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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