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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24

해외 여행 대신, GMT 워치

여행의 단꿈을 꾸게 하는 GMT와 월드 타임 기능의 다양한 시계를 소개한다.

RICHARD MILLE의 RM 11-05 오토매틱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GMT.
왼쪽부터 BLANCPAIN의 빌레레 GMT 데이트. PANERAI의 루미노르 루나 로사 GMT-44mm.
왼쪽부터 HERMÈS WATCH의 슬림 데르메스 GMT. ROLEX의 GMT-마스터 2.
ORIS의 캐리스포트 리프 리미티드 에디션.
ORIS의 캐리스포트 리프 리미티드 에디션.



Typical GMT
세컨드 타임 존을 낮·밤 시간대까지 단번에 헤아릴 수 있도록 24시 눈금과 함께 별도의 바늘로 표시하는 형태는 현대 GMT 시계의 표상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손목시계를 언제부터 생산했는지 의견이 분분하지만 롤렉스가 1955년 선보인 ‘GMT-마스터’가 이 분야에서 가장 선구적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GMT-마스터는 미국 항공사 팬암의 공식 시계로 선정될 만큼 파일럿의 사랑을 듬뿍 받았고, 고유의 스포티한 디자인과 탁월한 내구성, 편리한 조작법 덕분에 GMT 시계의 표본이 되었다. 그뿐 아니라 회전 베젤을 활용하면 하나의 시계로 3개의 타임 존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태생부터 혁신적이었다. 오리스의 ‘캐리스포트 리프 리미티드 에디션’은 롤렉스에서 이어진 모던 GMT 손목시계의 공식을 따른 신제품이다. 수익금 일부를 산호초복원재단에 기부하는 이 특별한 모델은 300m 방수 성능까지 갖춘 전문 다이버 워치다. 심해를 연상시키는 블루 다이얼, 슈퍼루미노바로 코팅한 인덱스와 바늘, 컬러풀한 러버 스트랩 등의 요소도 최근 유행하는 스포츠·다이버 워치의 전형적 특징을 보여준다. 미도의 ‘오션 스타 GMT’ 역시 인기 있는 다이버 워치 디자인에 실용적인 GMT 기능을 더한 대표적 예다. 2021년 3월 열리는 제36회 아메리카컵에 출전하는 이탈리아의 요트 경주 팀 루나 로사를 응원하는 의미를 담은 파네라이의 ‘루미노르 루나 로사 GMT-44mm(PAM01036)’는 전혀 다른 개성의 디자인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반면 파격과 혁신의 아이콘 리차드 밀은 티타늄의 가벼움과 세라믹의 강성을 결합한 신소재 서멧(cermet)을 케이스 소재로 채택한 ‘RM 11-05 오토매틱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GMT’ 모델에 애뉴얼 캘린더와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GMT 기능까지 추가했다. 현대인이 가장 선호하는 컴플리케이션을 독창적 디자인과 기술력으로 재해석함으로써 한계 없는 도전을 보여준다. GMT 기능은 스포츠·다이버 워치의 전유물이 아니다. 클래식한 디자인의 드레스 워치 제품군에서도 최근 쉽게 접할 수 있다. 블랑팡의 ‘빌레레 GMT 데이트’는 고전적인 외모에 GMT 기능을 녹여낸 대표적 예다. 반면 에르메스 워치의 ‘슬림 데르메스 GMT’는 클래식과 모던 그 사이 어딘가에 속해 있다. 물 흐르듯 불규칙하게 배열한 1부터 12까지 숫자를 블루 바늘이 가리키며 세컨드 타임 존을 표시하고, 2개의 독립된 창을 통해 로컬 타임과 홈 타임의 낮·밤 시간대를 동시에 보여준다.







A. LANGE & SÖHNE의 랑에 1 타임 존.
A. LANGE & SÖHNE의 랑에 1 타임 존.
A. LANGE & SÖHNE의 랑에 1 타임 존.
JAEGER-LECOULTRE의 마스터 컨트롤 지오그래픽.
NOMOS GLASHÜTTE의 취리히 월드 타임.
NOMOS GLASHÜTTE의 취리히 월드 타임.
GLASHÜTTE ORIGINAL의 세나토 코스모폴리트.
GLASHÜTTE ORIGINAL의 세나토 코스모폴리트.
왼쪽부터 MONTBLANC의 1858 지오스피어. SEIKO의 아스트론 GPS 솔라 듀얼 타임.



Multi-time Zones
별도의 바늘이나 회전 디스크로 GMT 기능을 수행하는 전형적 형태의 시계와 달리 보다 입체적인 디스플레이와 지능적인 컴플리케이션으로 전문성을 극대화한 시계가 있다. 전자의 기능 구현이 비교적 단순한 데 비해 후자는 한층 까다롭기 때문에 일부 고급 시계 제조사는 이를 기술력을 강조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21세기 들어 제작한 이러한 시계의 공통점으로 다이얼에 단순히 듀얼 타임을 표시하는 데 안주하지 않고 24개 타임 존에 해당하는 도시명을 함께 표시해 기존 월드타이머와의 경계를 허무는가 하면, 독립 푸셔로 타임 존을 간편하게 변경할 수 있게 해 조작의 편리성을 강화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랑에 운트 죄네가 2005년 런칭한 ‘랑에 1 타임 존’은 여느 GMT 시계와 달리 홈 타임과 로컬 타임을 각기 다른 서브 다이얼로 표시하는 특유의 아이코닉 디자인으로 시계 애호가들을 사로잡았다. 올해 탄생 15주년을 맞아 리뉴얼한 랑에 1 타임 존은 낮·밤 인디케이터를 홈 타임과 로컬 타임 다이얼 하부에 회전 디스크 형태로 통합해 다이얼 면에 기능을 보다 깔끔하고 직관적으로 표시한다. 그리고 이전 버전에 없던 서머타임(DST) 인디케이터를 추가해 창에 빨간색이 뜨면 해당 도시가 현재 서머타임을 적용한다는 뜻이고, 하얀색만 보인다면 1년 내내 표준시를 적용하는 도시라는 의미다. 조금 다른 예지만 예거 르쿨트르의 ‘마스터 컨트롤 지오그래픽’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시계 역시 서브 다이얼로 세컨드 타임 존을 표시하면서 낮·밤 시간대를 드러내고, 24개 타임 존 도시명을 프린트한 회전 디스크까지 추가했다. 한편 노모스 글라슈테가 2010년 런칭한 ‘취리히 월드 타임’은 일반적 월드타이머와 달리 서로 연동되는 2개의 디스크를 이용해 하나는 홈 타임(3시 방향)을, 다른 하나는 홈 타임에 해당하는 도시명(12시 방향)을 표시한다. 이 기능은 2시 방향의 푸셔로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 몽블랑이 2018년 선보인 ‘1858 지오스피어’는 북반구와 남반구를 형상화한 반구형 회전 디스크와 함께 24개 타임 존과 낮·밤 시간대를 표시함으로써 독창적인 멀티타임 존 디스플레이를 보여준다. 그뿐 아니라 즉각적으로 확인 가능한 12시 단위의 GMT 바늘을 추가하고, 반구형 디스크에는 경도를 나타내는 자오선(블루 라인)과 세계 7대륙의 최고봉(블루 도트)까지 표시해 여타 GMT 시계와 차별화를 꾀한다. 글라슈테 오리지날의 ‘세나토 코스모폴리트’는 35개 타임 존을 크라운 하나로 간편하게 설정할 수 있는 지능적 설계가 돋보인다. 다이얼에 로컬 타임(중앙)과 홈 타임(12시 서브 다이얼)을 동시에 표시하면서 8시 방향에 2개의 창과 디스크로 서머타임과 표준시를 국제항공운송협회가 정한 IATA 공항 코드로 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니치표준시(GMT)가 정한 24개 타임 존을 비롯해 1시간 간격을 따르지 않는 나머지 타임 존까지 세 가지 각기 다른 컬러(그리니치표준시는 블랙, 나머지는 블루 혹은 레드)로 정확하게 표시하는 시계는 그리 흔치 않다. 기계식 시계는 아니지만 세이코의 ‘아스트론 GPS 솔라 듀얼 타임’ 시리즈는 기술적으로 가장 진보한 멀티타임 존 손목시계라 할 수 있다. 티타늄 소재의 최신 버전(SSH067J1)은 여러 종류의 광원을 통해 동력을 얻으면서 GPS 연동이 가능한 독자적 하이테크 무브먼트를 기반으로 듀얼 타임과 39개 타임 존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월드 타임 기능을 지원하고 서머타임과 퍼페추얼 캘린더 기능까지 갖추었다.







FREDERIQUE CONSTANT의 클래식 월드타이머 매뉴팩처.
OMEGA의 씨마스터 아쿠아 테라 150M 월드타이머.
VACHERON CONSTANTIN의 오버시즈 월드 타임.
VACHERON CONSTANTIN의 오버시즈 월드 타임.
왼쪽부터 ARNOLD & SON의 글로브트로터. LOUIS VUITTON의 땅부르 월드 타임 런웨이.
BOVET의 레시탈 26 브레인스톰Ⓡ 챕터 투.



World Time
전 세계 주요 타임 존을 다이얼에 동시에 표시하는 월드 타임 손목시계의 역사는 100년이 채 되지 않는다. 월드 타임 디스플레이의 원형을 제시한 사람은 1930년대에 활약한 스위스 제네바의 워치메이커 루이 코티에(Louis Cottier)다. 그는 24시 회전 링과 도시명을 새긴 인디케이션을 통해 세계 주요 타임 존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선구적 월드 타임 메커니즘을 개발, 이후 바쉐론 콘스탄틴과 파텍필립 등에 그 기술을 전수했다. 이러한 전통을 이어받은 바쉐론 콘스탄틴은 현재 루이 코티에식 월드 타임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시계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2016년 처음 선보인 ‘오버시즈 월드 타임’은 여러모로 상징적 의미가 있다. 세 겹의 레이어로 구성한 다이얼 중앙에 람베르트 프로젝션(Lambert projection)으로 바라본 북반구를 월드맵 형태로 사실적으로 표현해 월드 타임 시계 특유의 강렬한 개성을 드러낸다. 이렇듯 세계지도를 디자인 요소로 활용하는 전통은 1930년대에 제조한 메종의 초기 월드 타임 포켓 워치에서 이어 내려온 것이다. 37개 타임 존을 24시 눈금과 함께 각각의 회전 디스크에 표시해 한번 세팅하면 주요 타임 존의 낮·밤 시간대와 도시명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프레드릭 콘스탄트의 스테디셀러 ‘클래식 월드타이머 매뉴팩처’도 루이 코티에식 월드 타임 디스플레이의 맥을 잇는 월드타이머라 할 수 있다. 비슷한 디자인으로 오메가의 ‘씨마스터 아쿠아 테라 150M 월드타이머’도 있다. 특히 5등급 티타늄 플레이트에 양각으로 에칭 가공한 세계지도가 고급스럽다. 다이얼 중앙에는 24시 헤잘라이트 크리스털 링으로 낮·밤 시간대를 동시에 표시하고, 24개 타임 존 중 서머타임을 적용하는 도시와 적용하지 않는 도시를 다른 컬러로 구분한 점도 돋보인다. 도시명 프린트에 제네바 대신 오메가 본사가 위치한 비엔을 넣어 위트도 가미했다. 루이 비통의 ‘땅부르 월드 타임 런웨이’는 2014년 런칭한 에스칼 월드 타임 무브먼트를 기반으로 디스플레이 방식을 보다 직관적으로 수정했다. 아워 링 바깥쪽의 회전 사파이어 디스크 위에 프린트한 24개 도시의 이니셜과 숫자를 통해 해당 타임 존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것. 영국의 전설적 시계 제작자 존 아놀드의 업적을 이어가고 있는 아놀드앤선은 2018년 ‘글로브트로터’ 월드 타임 라인을 소개했다. 아치형 브리지 아래 지구 북반구의 모습을 형상화한 반구형 3D 월드 타임 디스크가 회전하며 전 세계 24개 타임 존의 시간대를 보여준다. 보베의 ‘레시탈 26 브레인스톰Ⓡ 챕터 투’는 하이 컴플리케이션 무브먼트에 개성 넘치는 월드 타임 디스플레이를 추가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돔형의 3차원 디스크로 달의 위상을 표시하는 더블 문페이즈와 플라잉 투르비용을 갖추고, 24시 회전 디스크와 오픈 인덱스 형태의 독특한 바늘로 세컨드 타임 존과 24개 타임 존을 동시에 표시한다. 케이스 아래로 갈수록 얇아지는 경사진 투명 사파이어 케이스도 색다른 매력을 부여한다. 한편 그뢰벨 포지의 ‘GMT 쿼드러플 투르비용’은 두 쌍의 투르비용 케이지를 갖춘 특허받은 다축 투르비용 설계를 바탕으로 지구본을 형상화한 티타늄 글로브가 360도 회전하며 24개 타임 존과 낮·밤 시간대를 동시에 표시하는 고유의 컴플리케이션을 접목했다. 사파이어 크리스털 케이스백으로 노출한 무브먼트 브리지 한쪽에 원형으로 새긴 24시와 도시명 이니셜을 통해 보다 정확하게 해당 지역의 시간대를 확인할 수 있다.

 

에디터 이서연(프리랜서)
장세훈(시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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