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Art
작품을 소장할 때는 ‘작가’를 먼저 보란 말이 있다. 한 작가의 정신세계와 마음가짐이 고스란히 작품에 투영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김덕훈 작가의 작품은 꼭 소장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는 마치 장인처럼 성실한 데다 예술에 그저 순수한 마음으로 임하기 때문이다. 아티스트로서 화려한 퍼포먼스에도 관심이 없다. 토마스파크의 박상미 대표는 그에 대해 언젠가 이렇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수양버들이나 침몰하는 자동차가 사회적이거나 정치적인 의미를 지닌다기보다는, 그는 2개의 무관한 풍경이, 그 무관함이 자아내는 감각적인 ‘증폭’에 몸을 기대어 자신의 내면을 그려낸다.” 결국 그의 내면의 언어는 그저 조금 옆, 다른 곳을 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의 작품이 하루 종일 앉아서 연마하는 장인의 작업실 같은 풍경으로 나를 데려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러다가도 거대한 자연 속에 떨구어놓아 어떤 영화적 사건을 만나게 한다. 거대한 수양버들이나 자연의 풍경이 우리를 압도하지만, 사실 그의 풍경을 집 안에 두고 보면 작품 속 사건들을 알게 된다. 마치 신화나 전설처럼 수양버들이 덩어리를 이루며 묵직하게 아래로 떨어져 내릴 때, 영화 <사이코>에서 돈을 훔친 여자 마리온 크레인의 시체를 실은 자동차가 추락하고 영화 <매트릭스>의 남자들이 “Isn’t Real?”이라고 묻는다. 엘리자베스 비숍의 시 ‘One Art’처럼 매일 무언가를 상실하고 싶다면, 그의 작품 한 점을 집 안 어딘가에 걸어보길. 믿기지 않겠지만 연필 하나로 완성하는 작품이다.

dukhoon.tumblr.com






Green Line, pencil on paper, 1088 x 723, 2014






Indifferentiable Point, pencil on paper, 1051×748mm, 2016






Where is Marion Crane?, pencil on paper, 1051 x 748, 2014






(왼쪽) Holhwang, pencil on paper, 748 x 1051, 2014
(오른쪽)The Hunting of the Snark, pencil on paper, 748×1051mm, 2016






Isn’t it real?, pencil on paper, 1496 x 1051mm, 2015






 

에디터 김수진(suze@noblesse.com)
디자인 임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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