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디자인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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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07

코로나 시대의 디자인

“재난이 닥쳤을 때 디자이너의 역할은 무엇이며, 사회에 어떤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나요?” 한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 중인 디자이너 5팀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보내왔다.

스팍스 에디션(Sparks Edition)
조각을 전공한 장준오와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전공한 어지혜가 공동 설립한 스튜디오. 방탄소년단의 정규 앨범 4집 < Map of the Soul: 7 > 브랜딩과 아트워크 디자인, 만화 출판사 광의 비주얼 그래픽 등을 작업했다. sparksedition.com






작업 제목 Hope:on, Hate:off
작업 설명 아티스트 김미래가 작업한 슬로건 ‘Hope:on, Hate:off(‘희망의 스위치를 켜고 혐오의 스위치를 끄자’는 의미)’를 캠페인성 포스터로 옮겼다. 행동의 제스처를 보여주는 손짓을 그래픽 요소로 표현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위생 수칙은 물론, 코로나19로 인한 미움과 혐오 표현 자제 등 사회적 이슈를 우리 스스로 지키고, 사회적 거리 두기 중에도 사랑으로 보다 더욱 가까워지자는 마음을 담았다.
기획 의도 혐오는 멀리 있지 않았다. 요즘 접하는 뉴스 속만이 아니라 자주 가는 마트, 상점에도 특정 인종과 정부를 혐오하는 말이 넘쳐났다. 서로를 향한 미움과 혐오가 과연 이 재난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까? 그런 의문이 들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택배 기사에게 마스크를 나눠주거나 크고 작은 후원을 이어나가는 이웃을 보면서 희망을 느끼기도 했다. 그런 따뜻한 마음이 시각적으로 전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디자인의 선한 영향력 디자인은 각 시대에 맞는 언어와 이미지로 소통할 수 있는 매체다. 1980년대 포스터, 2000년대 그래픽을 보면 동시대의 분위기가 잘 담겨 있다. 디자인이야말로 여러 위기 상황에서 동시대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강렬한 시각적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김가든(Kimgarden)
김강인, 이윤호가 운영하는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 기업, 기관 및 단체와 함께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한편, 아모레퍼시픽의 현대미술 프로젝트 전시전시 < APMAP 2018 >, <타이포잔치>, <훈민정음과 한글 디자인> 등에도 작가로 참여했다. kimgarden.kr






작업 제목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한 대중교통 바닥의 그래픽, 인터랙션 디자인
작업 설명 바닥에 표시한 원, 일명 ‘Safe Zone’은 적당한 사회적 거리를 가시적으로 알려줌으로써 사람들이 그 안에 서 있도록 유도한다. 원 안쪽에는 사람 수를 감지하는 특수 센서를 설치, 사람의 수가 많아질수록 원 그래픽도 단계적으로 밝아지며 주의를 준다. 구현이 가능하다면 원 위의 안내 문구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시간차를 두어 바뀌도록 하고 싶다.
기획 의도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가장 불편한 건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였다. 특히 지하철에서는 공간 대비 사람의 밀도가 높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 두기를 제대로 지킬 수 없었다. 그렇다고 타인에게 그것을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물론 1차적으로는 지하철 배차 간격을 좁혀 밀도를 낮춰야겠지만, 적절한 디자인 장치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디자인의 선한 영향력 빠르고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한 인포그래픽과 재난 문자 디자인,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한 가이드 그래픽, 확진자의 멘털 치유를 위한 디자인 등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모든 부분에 디자인이 절실해 보인다. 하지만 디자이너 입장에선 사회에 실질적 도움이 되기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막연함을 느낀다. 아이디어를 수용하고 실현할 시스템이나 적절한 투자가 있었으면 하고, 그에 앞서 디자이너들이 함께 이런 문제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르(ARR)
남궁교와 오현진이 설립한,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다. 공간을 구성하는 작은 요소부터 전체를 아우르는 분위기까지 디자인적 시도를 통해 주어진 과제를 해결한다. 이광호 작가와의 협업 프로젝트 그룹 ‘NOL’을 통해 여러 공간 디자인을 했으며, 전시와 공연에도 참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작으로 무신사 테라스, 식물관 PH, 앤트러사이트 연희, 오설록1979 등이 있다. arroffice.kr






작업 제목 염려를 위한 공간
작업 설명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의 개념을 2018년 아르에서 작업한 앤트러사이트 연희에 적용했다. 전체 공간의 분위기에 맞춰 얼기설기한 천을 이용해 공간을 적당한 단위로 분절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타인과 거리 두기를 할 수 있으며 공간의 밀도를 유지하며 전체 수용 인원수를 제한하게 된다. 그런 기능 외에, 상황에 따라 공간 분위기를 전환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기획 의도 상업적 실내 공간에서 거리 두기 캠페인은 몇 가지 문제를 발생시킨다. 운영적 측면에서는 접촉에 대한 불안으로 고객의 발길이 끊겨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반대로 몇몇 특정 공간에는 여전히 많은 인원이 몰려 사람 간 접촉 감염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공간에서 사람 간 접촉 가능성을 낮추면서 운영 측면에서 안정을 유지하고, 동시에 공간 분위기도 해치지 않는 임시 설치물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디자인의 선한 영향력 디자인은 단순히 시각적으로 예쁘고 멋있는 것을 만드는 게 아니라, 주어진 목표를 과제 삼아 여러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더욱 가치를 발휘한다. 몇 해 전 옆 나라에 닥친 재난에 한 건축가는 우리가 흔히 쓰는 종이관과 캔버스 천만으로 체육관에 1800개의 임시 칸막이 만드는 방법을 제시했고, 난민 수용소를 지을 때까지 성공적으로 임시 거처의 역할을 해낸 사례가 있다. 단순하지만 효율적인 디자인으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한 좋은 예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프롬헨스(fromhence)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와 브랜드 경험 디자인 스튜디오를 동일한 이름으로 함께 운영한다. 라이프스타일에 기반한 디자인에 중점을 두며 디자인뿐 아니라 제조, 마케팅, 유통까지 고민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www.fromhence.co.kr






작업 제목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한 레이저 원형 포인터
작업 설명 효과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안전거리를 표시해주는 밴드다. 머리에 밴드를 두르면 바닥에 레이저를 쏘아 안전거리를 표시하고, 사람 간 거리가 좁혀졌을 때는 색깔을 통해 주의를 준다.
기획 의도 사회적・경제적으로 움츠러든 분위기에서 모두가 예민한 가운데, 타인에게 멀리 떨어지라는 의사를 표현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얼마나 거리를 두어야 안전한지도 명확하지 않다. 사회적 거리 두기의 본래 의도대로 규칙을 지켜나가려면 적절한 안내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디자인의 선한 영향력 지금 같은 통제 불능 상황에서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통해 사람 간 커뮤니케이션을 개선할 수 있다. 선별 진료소, 드라이브스루 진료소 모델이 디자인적 사고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 같은 캠페인을 효과적으로 알려 시민 의식을 높이는 데도 디자인이 간접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양장점
로만체 디자이너 ‘양’희재와 한글 서체 디자이너 ‘장’수영의 서체를 판매하는 상’점’이라는 의미의 타입 디자인 스튜디오다. 대표작으로 펜 시리즈, 디자인 스튜디오 슈퍼픽션의 전용 서체 등이 있다. yang-jang.com






작업 제목 재난 안내를 위한 서체
작업 설명 재난 상황에서 빠른 정보 전달을 위한 자족 구성(공통 디자인 서체의 집합) 컨셉 디자인이다. 하나의 골격을 바탕으로 바이러스, 지진, 화재 등 각각의 재난 상황에 따른 시각적 이미지를 한글에 부여했다.
기획 의도 재난 상황에 대한 정부 및 유관 부서의 대응 체계 관점에서, 재난 상황에 사용하는 서체도 시스템을 갖추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특정 클라이언트와의 관계 혹은 작가적 주관을 담는 평소 작업과 달리, 이번 디자인은 공공을 대상으로 고려한 서체라 다수의 이해와 동의를 얻기 위한 대중적 관점에서 접근했다.
디자인의 선한 영향력 내가 만든 글자가 때로는 상업 매체도구로, 때로는 유희적 언어로, 때로는 사회적 의제를 담는 목소리로 쓰이는 여러 상황을 경험하면서 서체 디자인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제작자의 의도와는 그다지 관련이 없는 것 같다고 느꼈다. 어떤 서체를 사용했는가보다는 그 서체를 어떻게 사용했는가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서체 디자이너로서 나의 목표는 단지 예쁘고 멋있는 글자를 만드는 것. 이를 통해 사회적 목소리를 내고 싶은 이들에게 양질의 선택지를 더 많이 제공하는 것이 나 나름의 노력이라 생각한다.

 

에디터 전희란(ran@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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