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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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10

올해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

루트비히 판 베토벤을 모티브로 새로운 아트워크를 선보이는 작가들의 이야기.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흉상.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본 연방 미술관에서 열리는 <세계.시민.음악>전에서 볼 수 있다.

지난해에 독일을 관통한 이슈가 ‘바우하우스 탄생 100주년’이었다면 올해 독일은 세기의 음악가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의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로 다시 한번 바쁠 전망이다. 베토벤이 태어나 유년기를 보낸 독일 서부의 대도시 본(Bonn)은 베토벤의 고향이자 그의 위대한 음악 여정이 시작된 곳으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언론의 조명과 대중의 발걸음이 머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6년 독일 연방 정부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정부, 라인지크 지구 그리고 본시 정부와 함께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주관할 기관 ‘BTHVN 2020’을 일찌감치 설립해 다가오는 2020년을 대비했다. BTHVN 2020을 중심으로 본의 베토벤 하우스 박물관, 베토벤 오케스트라 본, 테아터 본이 파트너 기관으로 참여해 교향곡, 협주곡, 실내악, 피아노소나타를 비롯해 오페라와 가곡까지 베토벤의 천재적 음악성을 기리는 연주회와 공연을 개최한다. 더불어 베토벤과 음악이라는 두 가지 큰 주제를 다루는 전시까지 선보여 청각과 시각을 모두 사로잡을 예정이다.




베토벤이 피아노소나타 제29번 ‘하머클라비어’ 작곡 당시에 사용한 브로드우드사의 피아노.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축제의 서막을 장식할 주인공은 베를린에서 활동 중인 2명의 시각예술 작가 닐스 R. 슐체와 펠릭스 뮐러로 구성된 컬렉티브 슐체/뮐러(Schultze/Muller). 2019년 12월 14일부터 22일까지 본의 도심, 베토벤의 흔적이 짙은 열 곳에 그의 삶과 음악에서 영감을 얻은 10개의 라이트 아트 작품을 설치해 선보였다. 그중 ‘방(Das Zimmer)’ 작업은 베토벤이 태어난 집과 방의 모양, 크기 그리고 높이를 1:1 비율로 적용해 LED 조명으로 만들었는데, 이는 18세기 본의 분위기를 새로운 시각적 재료로 재현해낸 것이다. 이들은 베토벤으로 대변되는 클래식 음악(E-Musik)과 오늘날 포스트팝 컬처를 상징하는 대중음악(U-Musik)의 교차와 교류를 표현한 것으로 그 사이의 미묘한 긴장감을 작품과 장소를 연결해 연출했다.




본 시내 중심가인 뮌스터 광장에 있는 베토벤 동상에 설치한 슐체/뮐러의 라이트 아트. 시민이 모이는 광장이라는 장소적 특성과 ‘시민 (Burger)’이라는 제목이 잘 어울린다.

본의 연방 미술관(Bundeskunsthalle)에서는 오는 4월 21일까지 <세계.시민.음악(Welt.Burger.Musik)>전을 선보인다. 세기의 천재 음악가 베토벤의 모습에 집중하기보다 인간 베토벤이 겪은 어려움과 위기 등 그의 인간적 면모를 세 가지 카테고리 ‘세계’, ‘시민’, ‘음악’을 통해 살펴본다. 전시는 1770년부터 1827년까지 베토벤의 삶을 시기별로 분류해 5개 장으로 구성한다. 음악 작품과 피아노, 악보, 초상화 같은 유물을 함께 선보여 베토벤의 삶을 구체적으로 펼쳐 보이는 동시에 프랑스혁명기를 함께 겪은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와의 접점, 19세기 말 빈 분리파가 베토벤에게 받은 영향력을 보여주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벽화 작품 ‘베토벤 프리즈(Beethoven Frieze)’와 독일 조각가 막스 클링거(Max Klinger)가 제작한 베토벤 좌상, 현대 미술가 올리버 라리크(Oliver Laric)가 3D 프린트와 모델링 기술을 사용해 다시 선보인 베토벤 좌상까지 베토벤의 삶이 주변부에 끼친 영향력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본에서 유년기를 보낸 베토벤에게 영감을 받아 제작한 영국 작가 제러미 델러의 신작 영상 작품 중 일부.

본에 있는 베토벤의 생가에 개관한 베토벤 하우스 박물관(Beethoven-Haus Bonn)에서는 독일 화가 요제프 카를 슈틸러(Joseph Karl Stieler)가 ‘장엄미사곡(Missa Solemnis) 라장조 Op.123’을 작곡하는 베토벤의 모습을 그린 대표적 초상화를 중심으로 그 이면에 담긴 19세기 당대 독일의 정치, 사회 그리고 문화의 맥락을 살펴보는 특별전을 4월 26일까지 개최한다. 이를 필두로 6월 17일부터 10월 4일까지는 미국의 작곡가이자 지휘자 그리고 작곡가인 레너드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이 평생에 걸쳐 연구한 베토벤 음악과 그 흔적을 통해 베토벤과의 연관성에 주목한 전시가 열린다. 1940년대에 수기로 쓴 분석 텍스트부터 1990년 여름 미국 탱글우드에서 열린 마지막 콘서트에 포함된 베토벤 7번 교향곡에 이르기까지 그가 남긴 베토벤 음악에 관한 여러 고민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특히 1989년 독일의 분단 종식, 통일을 기념해 열린 특별 콘서트에서 그가 선보인 베토벤 9번 교향곡 연주 영상을 상영해 독일 현대사까지 아우르는 베토벤의 영향력을 체감할 수 있다. 이어서 11월 13일부터 2021년 3월 2일까지는 스위스 바젤의 파울 자허 재단(Paul Sacher Stiftung)과 협업해 <동시대의 베토벤(Contemporary Beethoven)>전을 선보인다고. 파울 자허 재단은 베토벤의 친필 악보를 비롯해 노트와 사진, 편지 등 다양한 사료를 소장 중인데, 이 전시에서 그 실체는 물론 20~21세기에 이르는 그의 음악적 영향력을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해의 시작을 알리는 본 베토벤 오케스트라와 체코 필하모니 합창단의 공연 모습.

관련 유물과 사료로 구성한 전시 외에 현대미술의 장르와 언어로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이야기하는 전시도 있다. 제55회 베니스 비엔날레 영국관 대표 작가로 대중에게 익히 알려진 제러미 델러(Jeremy Deller)의 개인전 <우리는 진절머리가 났어(Wir haben die Schnauze voll)>가 4월 20일까지 본 쿤스트페어라인(Bonner Kunstverein)에서 열린다. 작가는 동명의 비디오 신작을 선보일 예정으로 베토벤 오케스트라 본을 비롯한 60여 명의 음악가, 6~11세 아이 50명과 함께 작업을 진행했다. 어린 시절 음악을 통해 어른의 세계 혹은 자신이 살지 않은 새로운 세계에 눈뜬 작가의 개인적 경험, 그리고 본에서 음악과 교감하며 성장한 베토벤의 유년기에서 받은 영감에서 출발한다. 그는 이 작품이 지난 1997년 윌리엄스 페어리 브라스밴드(Williams Fairey Brass Band)와 협업한 프로젝트 작품 ‘애시드 브라스(Acid Brass)’에서 브라스 음악과 애시드 하우스 그리고 테크노를 융합한 시도를 이어가는 것이라고 밝혀 베토벤 음악을 바탕으로 어떤 협업의 결과물을 선보일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런 여러 가지 획기적이고 새로운 시도 앞에서 망설임이 없던 베토벤의 모습이 문득 떠오른다. 단순히 듣는 것에서 벗어나 그의 음악을 새로운 감각으로 즐기고 싶다면 그의 고향인 독일 본에서 열리는 전시를 주목해보는 것은 어떨까.

 

에디터 김이신(christmas@noblesse.com)
이정훈(미술 저널리스트)   사진 제공 본 연방 미술관, 베토벤 하우스 박물관, 본 쿤스트 페어라인, BHTVN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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