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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30

집안의 텃밭

날씨나 병충해, 농약 걱정 없이 1년 내내 수확 가능한 스마트 팜이 우리 집 주방으로 들어온다.

언젠가 베란다 텃밭에서 바질을 키워 페스토 만드는 상상을 했다. 적당한 크기의 화분과 흙, 씨앗, 영양제까지 구매했지만 결국 페스토는 마트에서 사는 것이 최선이라는 걸 깨달았다. 발아와 성장을 위해선 적당한 온도와 습도, 조도가 필요한데 이 모든 것을 섬세하게 조율할 만큼 부지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화분에 쌓이는 먼지를 보며 언젠가 다시 한번 도전하리라 다짐하던 중 재미있는 소식이 들려왔다.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0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약속이라도 한 듯 가정용 식물 재배기를 나란히 출품한 것. 이뿐 아니라 기업용 스마트 팜을 선보이는 국내 팜테크 스타트업 엔씽이 스마트 시티 부문에서 CES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1 CES 2020에서 삼성전자가 선보인 식물 재배기.
2 밀레는 독일 소재 스마트 팜 기업 애그릴루션을 인수하고 식물 재배기 사업에 뛰어들었다.



식물 재배기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먹거리에 대한 불신이 만연한 요즘 정서와 최신 기술이 맞물려 더욱 진화 중이다. 이번에 LG전자가 CES를 통해 선보인 제품은 얼핏 냉장고나 와인셀러처럼 보이지만, 식물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똑똑한 녀석이다. 흙을 따로 준비할 필요도 없다. 식물 재배기 내부 선반에 일체형 씨앗 패키지를 넣으면 알아서 채소 재배를 시작하는데, LED 광원을 통해 잎채소부터 새싹 채소, 허브 등 20여 종의 채소를 실외보다 빠르게 재배한다. 각 채소에 맞는 온도와 조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채소 인큐베이터인 셈. 새싹 채소는 2주, 잎채소는 4주, 허브는 6주가 소요된다. LG전자는 식물 재배기에 기존 생활 가전의 기술력을 집약했다. 디오스 냉장고에서 정밀 온도 제어 및 정온 기술을, 퓨리케어 정수기에서 급수 시스템을, 휘센 에어컨에서 공기 흐름 기술을 가져온 것. 출시일은 미정이지만, 조만간 시그너처 라인으로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주방 가전과 생활 가전을 선보이는 밀레 역시 올해 초 독일 소재 신생 기업 애그릴루션을 인수하고 스마트 팜 사업 진출을 알렸다. 주방이나 거실에서 사용이 가능한 밀레의 플랜트큐브는 일반 냉장고 크기의 가전으로 적청경채, 와사비, 겨자잎 등을 포함한 25가지 채소와 허브를 1~3주 만에 재배한다. 조명 통제 기능, 미세 환경 조정, 자동 급수 장치 등 스스로 제어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전체 시스템은 클라우드 장치를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될 뿐 아니라 휴대폰 앱을 통해 재배 과정과 관리 요령을 배울 수 있다. 보통 밭에서 상추 한 포기를 키우기 위해 사용하는 물의 양은 약 120리터인데, 플랜트큐브에서는 같은 양으로 1년간 운영 가능해 친환경적이다.




1 LG전자 생활 가전의 기술력을 집약한 식물 재배기. 국내 출시일은 아직 미정이다.
2 웰스에서 런칭한 웰스팜은 식물 재배기에서 기를 수 있는 채소 모종 정기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

건강 가전 브랜드 웰스는 지난해 식물 재배기 웰스팜을 런칭하고 기기에 기를 수 있는 채소 모종을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구독 시스템을 구축했다. 항암 효과가 있는 채소, 활력을 불어넣는 채소, 아이들을 위한 채소, 피부를 위한 채소 등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패키지를 선택하면 무농약 채소 모종 패키지가 2개월마다 배송된다. 모종 상태부터 기기까지 전문 엔지니어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점검해주기에 초보자라도 부담 없이 도전해볼 만하다. 이처럼 빠른 속도로 발전 중인 식물 재배기. 머지않아 우리 주방 한쪽에 채소를 재배하기 위한 전용 공간이 등장하지 않을까.

 

에디터 김민지(mj@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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