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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26

프리즈는 왜 LA를 기점으로 삼았을까?

프리즈는 왜 LA를 기점으로 삼았을까?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2020 프리즈 LA를 통해 그 답을 찾아보자.

프리즈 LA 2019 행사 전경.

바야흐로 아트 페어의 시대다. 전 세계에 흩어진 수많은 갤러리가 한자리에 모여 이 시대 가장 가치 있는, 또 앞으로 승승장구할 작가를 소개하고 그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프리즈(Frieze) 역시 예술계에서 그 규모와 퀄리티로 인정받는 아트 페어 가운데 하나다. 총 4개의 에디션으로 나누고 뉴욕, 런던, LA 그리고 마스터의 이름을 붙여 소개하는데, 그 가운데 올해 가장 먼저 열리는 페어는 ‘프리즈 LA’다. 올해 2회째를 맞는 프리즈 LA의 행사 기간은 2월 14일부터 16일까지 단 3일이지만, 70개의 갤러리를 파라마운트픽처스 스튜디오로 초대했다. 그 가운데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의 LED 설치 작품과 ‘Glass’ 시리즈를 들고 온 페이스 갤러리, 현재 라이징 스타로 이름을 올린 에이버리 싱어(Avery Singer)를 소개한 하우저 앤 워스, 설치 및 종이 작업 신작을 선뵌 이드리스 칸(Idris Khan)과 함께한 빅토리아 미로 등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해외 유수의 갤러리부터 곽인식·박현기·김창열 등 우리나라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를 선뵌 갤러리현대까지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작가군 덕에 볼거리가 풍성했다. 여기에 LA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신진 갤러리(설립 15년 미만)를 한데 모은 ‘포커스 LA’까지 새롭게 더했는데, 프리즈 LA는 LA 카운티 미술관의 큐레이터 리타 곤잘레스(Rita Gonzalez)를 초대해 이 프로젝트를 구성했다.




쿠리만주토 & 에스터 시퍼 갤러리의 프리즈 LA 2019 전시 전경.

몇몇 주요 작가와 작품을 꼽아보면 배리어스 스몰 파이어스(Various Small Fires)에서는 칼리다 롤스(Calida Rawles)의 신작 회화를 소개했고, 샤토 샤토(Chateau Shatto) 갤러리의 아리아 딘(Aria Dean)과 헬렌 존슨(Helen Johnson)은 몸·언어·암흑 등의 메시지가 담긴 개념 회화와 조각을 선보였다. 또 파커 갤러리(Parker Gallery)에서 소개한 섹슈얼리티와 젠더 이슈를 다루는 글래디스 닐슨(Gladys Nilsson)의 회화 작품도 눈에 띄었다. 프리즈 LA의 사무국장 베티나 코렉(Bettina Korek)은 큐레이터 곤잘레스와 협업해 더욱 다양한 작가의 목소리를 이끌어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이 프로젝트는 LA의 장소성을 강조한 것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백그라운드를 가졌지만 조화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처럼 다양한 갤러리, 서로 다른 작가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적절히 버무려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포커스 LA의 취지인 셈이다.




데이비드 코단스키 갤러리의 프리즈 LA 2019 설치 전경.

“LA는 독특한 맥락을 갖춘 도시다.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곳이며, 세상에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만들어 들려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첫해에 우리는 LA의 유수갤러리와 더불어 비영리 전시 공간 그리고 예술적 장소를 소개했을 뿐 아니라, 아티스트 스트리트 페어로 다양한 사람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자리까지 마련했다.” 코렉은 LA가 미국 서부 아트 시장의 중요한 교두보임을 강조한다. 블루칩 갤러리부터 이제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신진 갤러리까지, 프리즈 LA에서 자신을 뽐낼 수 있게 자리를 만들었다. 또 코렉은 페어를 찾는 컬렉터들이 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관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곳에선 개념으로 점철된 작품이나 실험적 작품은 가능한 한 지양하려 애쓴다.




세라 케인(Sarah Cain)이 프리즈 LA 2019의 프리즈 프로젝트에 선보인 작품 설치 전경.

올해도 아티스트 스트리트 페어가 ‘프리즈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다시 한번 열렸다. 파라마운트픽처스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장소인 옥외 스튜디오에서 말이다. 페어 속 작은 페어를 통해 LA와 그 주변에서 발생하는 창의적이고 신선한 예술 행위를 만날 수 있었는데 참여 단체로는 GYOPO, 포에틱 리서치 뷰로(Poetic Research Bureau), 우가 부가(Ooga Booga), 그랜트러브(grantLOVE), 퀸 오브 에인절스(Queen of Angels), 포유어아트(ForYourArt) 등이 이름을 올렸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로컬 작가이자 예술가인 티어니 핀스터(Tierney Finster)가 운영하는 팟캐스트 ‘티어니 톡스(Tierney Talks)’를 통해 프리즈 LA의 면면을 생생히 전했다는 점이다. 이렇듯 프리즈 LA는 우리에게 단순히 보는 즐거움만 제공한 것이 아니라, 듣는 예술을 통해 직접 그 자리를 찾지 못한 이들에게 상상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 여러모로 행사를 탄탄히 준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뉴욕 현대미술관을 필두로 뉴 뮤지엄, 휘트니 미술관,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 등 동부에 위치한 공간으로 미국의 예술을 생각한다. 하지만 서부에도 LA 카운티 미술관과 게티 뮤지엄처럼 좋은 미술관과 갤러리가 많다. 프리즈 LA는 대중의 관심을 서부 기반의 미술관과 갤러리로 끌어오는 데 가장 중요한 플랫폼이다. 이것이 프리즈가 런던에 기반을 두고 미국에 뉴욕 에디션이 있음에도 서부에 또 하나의 페어를 런칭한 이유다. 프리즈 LA의 성공에 힘입어 점차 많은 사람이 서부 아트 신에 눈을 돌리고, 그렇게 또 하나의 동서양 예술을 아우르는 장소로 자리를 굳히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에디터 정송(song@noblesse.com)
사진 제공 프리즈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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