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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20

스테파노 디 살보의 첫 레스토랑

스타 셰프 스테파노의 첫 레스토랑, 보르고 한남.

‘보르고 한남’ 오픈을 축하합니다. 레스토랑의 특징과 대표 요리를 설명해주세요. 11월 30일에 오픈했습니다. 그날은 마침 어머니 생신이라 더 뜻깊었습니다. 이탈리아 각 지역의 감성을 담은 모던 이탤리언 퀴진을 선보이는 다이닝 공간으로 나의 첫 레스토랑이기도 합니다. 시그너처 요리는 ‘홈메이드 오징어 먹물 탈리올리니(Tagliolini)’와 ‘매콤하고 진한 해산물 수프 칼다로(Caldaro)’입니다. 탈리올리니는 면이 얇고 보들보들한 해산물 파스타입니다. 스파게티가 아닌 신선한 탈리올리니 생면으로 만들기에 해산물과 더 잘 어울리죠. 10년 전 첫선을 보였는데 반응이 좋았고, 이번에는 새로운 버전입니다. 칼다로 수프는 토스카나 지방에서 일할 때 영감을 받아 만들었어요. ‘칼다로’는 토스카나 방언으로 해산물 수프를 뜻합니다. 대구, 랍스터, 새우, 조개, 홍합에 감자도 넣고 저만의 색깔대로 만들었습니다. 어부들이 바다에 나가 조업하면서 배에서 끓여 먹던 수프로부터 유래했습니다. 제가 이탈리아 항구도시 리구리아(Liguria)주 제노아(Genoa) 출신이고, 그간 일한 나라가 바다 가까이 있어 해산물 요리를 좋아합니다.

고향 제노아 인근에 와인으로 유명한 피에몬테(Piemonte)와 토스카나(Toscana)가 있는데요, 레스토랑엔 어떤 와인을 구비했나요? 100% 이탈리아 와인으로 구성했습니다. 토스카나의 리조트에서 같이 일한 이탤리언 F&B 디렉터의 감수를 받았습니다. 그의 셀렉트 덕분에 가성비 좋은 훌륭한 품질의 와인을 준비할 수 있었죠.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와인부터 슈퍼 토스카나 와인까지 망라하는 리스트를 직접 확인해보세요. 음식과 와인 궁합에 신경 쓰는 미식가에게도 자신 있습니다. 물론 친구와 가볍게 한잔할 수 있는 대중적 와인도 있습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이탤리’와 손잡고 수입한 와인도 리스트에 올렸고, 오거닉 와인, 내추럴 와인, 바이오 다이내믹 와인까지 다채롭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토스카나 와인과 알토 아디제(Alto Adige) 산악 지역의 화이트 와인도 향기롭습니다.

요즘 채식주의, 오거닉, 할랄 등 이슈가 다양합니다. 관심을 갖고 반영한 부분이 있나요? 비건(vegan) 메뉴를 마련했습니다. 전채 요리인 안티 파스티에 채소를 많이 사용했고, 종류도 다채롭습니다. 안티 파스티를 여러 종류 시켜 나눠 먹는 컨셉이죠. 특히 가지, 양파, 미니 피망, 체리 토마토를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 식초로 버무린 요리를 추천합니다. 싱가포르 JW 메리어트에 총주방장으로 있을 때 비건 고객이 많아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고향에서 받은 영감을 새 레스토랑에 어떻게 가미했는지 궁금합니다. 어릴 때 어머니와 초콜릿 디저트를 만들어 먹던 추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호텔 학교에 가서 요리를 배우겠다고 결심하게 됐죠. 사실 세 살 때 뜨거운 커피포트 때문에 화상을 입고, 한동안 부엌에 가지 못한 트라우마가 있었어요. 힘들었지만 결국 극복하고 이렇게 셰프가 되었습니다. 제노아는 큰 항구도시인데요, 올리브 오일과 화이트 와인, 해산물로 유명합니다. 바질 페스토와 네모난 빵 포카치아도 제노아에서 탄생했어요. 앞으로 제 요리에도 제노아의 색깔을 입힐 것입니다.

미식가인 한국인 아내와 한국으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궁금합니다. 한국의 식자재에서도 영감을 받곤 합니다. 시장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품질 좋은 재료를 볼 때마다 요리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요즘은 딸기가 나오기 시작했기에 아름다운 디저트를 만들 생각입니다. 해산물 시즌이기도 해서 메뉴판에 없는 특별 메뉴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한식도 좋아하는데, 한국 고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맛을 메뉴 구성에 반영합니다.

이탤리언 요리를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고객을 행복하게 하고, 저도 행복하게 요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셰프로서 이탈리아만의 전통 식자재를 사용하는 것도 물론 필요합니다. 이탤리언 요리의 전통을 지키면서 모던한 감각의 음식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맛있는 음식과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바쁜 현대인이 식당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은 고객뿐 아니라 저에게도 중요합니다. 고객이 한 번만 오는 것이 아니라 계속 찾고 싶은 제2의 집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편안하게 식사도 하고 인사 나누는 따뜻하고 기분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싶습니다. 파인다이닝 수준의 요리를 선보이지만, 포멀한 레스토랑을 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슈트를 차려입어야 하는 식당이 아니라, 좋은 와인과 음식을 즐기는 곳입니다. 친구, 가족과 함께 편하게 들러주세요.

열다섯 살부터 요리사로 일해왔는데, 요리에 대한 생각의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물론입니다. 나이 들수록 지식이 쌓이고, 기본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기본기가 있어야 새로운 경험을 통해 이를 재창조할 수 있고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에는 다양한 트렌드가 존재합니다. 때로는 레시피가 복잡해지기도 하고 과거로 회귀하기도 하는데, 전통에 기초를 두고 트렌드를 반영해야 좋은 음식을 만들 수 있습니다. 플레이팅도 변화와 진화를 거치지만,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나만의 스타일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요리의 어떤 매력이 이렇듯 당신을 멈추지 않고 계속 도전하게 하는 걸까요? (웃음) 요리를 좋아합니다. 식자재를 볼 때뿐 아니라 모든 것에서 계속 영감을 받습니다. 새로운 곳을 발견할 때, 새로운 그릇을 볼 때도 열정이 타오릅니다. 시장에서 복숭아를 보면 요리를 하고 싶고, 멈추지 않고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이 열정의 원동력입니다. 그런 영감을 요리로 승화해 고객에게 전달할 때 큰 기쁨을 느끼죠. 쉬는 날에는 집에서도 요리합니다. 아내는 저를 완벽주의자라고 부릅니다. 음식 사진을 찍는 것도 좋아하는데, 셰프가 되지 않았다면 음식을 찍는 사진가가 됐을 것 같아요. 요즘은 요리에 집중하기 위해 촬영을 자제하고 있습니다.(웃음)

앞으로 계획은요? 레스토랑을 빨리 안정시키고 싶습니다. 보르고 한남이 자리를 잡으면 늘 꿈꿔온 요리책을 내고 싶어요. 집에 600여 권의 요리책이 있는데, 언젠가는 제 책을 만들고 싶습니다. 또 소수 인원을 위한 프라이빗 다이닝 공간을 추가로 오픈하고 싶습니다. 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684-62, 3층
문의 02-6082-2727

 

스테파노 디 살보(Stefano di Salvo)
영국 최초의 미슐랭 레스토랑 르 가브로슈(Le Gavroche, 미슐랭 2스타), 이탈리아 에덴 호텔(Eden Hotel, 미슐랭 1스타) 등 세계적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스타 셰프, 토스카나 지방의 고급 리조트 호텔 일 펠리카노 총주방장을 거쳐 파크 하얏트 서울.파크 하얏트 부산 총주방장, JW 메리어트 동대문 총주방장, 싱가포르 JW 메리어트 총주방장 등을 역임했다. 유럽뿐 아니라 방콕.푸껫.상하이.싱가포르 호텔에서 근무하며 실력을 다졌다. 감각과 열정, 성실함으로 VIP 행사를 중시하는 럭셔리 패션 하우스가 선호하는 셰프로도 알려졌다.

 

‘보르고(Borgo)’는 이탈리아어로 ‘마을’이라는 뜻이다. 한남동 골목에 들어선 그의 레스토랑에서 이탈리아 작은 마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으니 제격인 이름이다. 두 달에 걸쳐 인테리어를 완성한 레스토랑은 현지 식당에 온 것처럼 아늑했고, 모든 것에서 그의 정성을 느낄 수 있다. 장인이 모여 있는 토스카나 스카르페리아(Scarperia) 마을에서 커틀러리를 공수했고, 빨간색이 돋보이는 베르켈(Berkel) 브랜드의 프로슈토 슬라이서와 빈티지 저울도 이탈리아에서 가져온 것이다. 그와 논의를 거쳐 제작한 도예가 이창화 작가의 그릇과 컵도 이국적이다.

 

에디터 이소영(프리랜서)
사진 김황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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