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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2020 LIFESTYLE

기관차 창고에서 도서관으로

  • 2020-01-06

도서관이 ‘경험의 공간’으로 등극했다. 최근 네덜란드 틸부르흐에 오픈한 도서관에 주목할 것.

이제 도서관에 책을 읽으러 가기보다는 그 공간을 즐기러 간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릴지 모르겠다. 이제 전세계에는 언뜻 봐서는 도서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독특한 인테리어를 가진 곳이 많다. 건축적으로 우수한 도서관은 또 하나의 관광지로 여겨지며 많은 여행객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매년 60만 명이 알프스 깊은 산중까지 아드몬트 수도원 도서관을 찾는다. 1074년에 세워진 수도원을 도서관으로 만든 이곳은 천장과 벽의 프레스코화가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어 자체가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 여겨진다. 재작년 프리츠커 상을 수상한 RCR 건축 사무소의 산 안토니-조안 올리버 도서관도 화제였다. 도시계획의 일부였던 이 곳은 가운데가 뚫린 정사각 액자 형태의 통유리로 설계되었는데 중앙을 공원으로 사용해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이처럼 도서관은 더 이상 책만 읽는 곳이 아닌 것이다.






특색 있는 공공 도서관이 많은 네덜란드는 도서관 투어를 목적으로 방문하는 여행객이 많은 나라 중 한 곳이다. 세계 최고의 공공 도서관으로 꼽히는 덴 헬더의 School 7을 비롯해 150개가 넘는 공공 도서관이 분포하고 있다. 최근 남부 틸부르흐에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공공 도서관이 탄생했다. 로칼(LocHal)은 국제적으로 한 해의 건축물을 선정하는 세계 건축 페스티벌에서 압도적인 호평으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건축물로 뽑혔다. 지속가능한 디자인으로 재생 건축의 가능성을 확장시켰을 뿐 아니라 창의적인 공간 활용이 우수한 평가를 받은 것이다.




1932년 지어진 오래된 기관차 창고를 개조해 만든 로칼은 도서관뿐 아니라 네덜란드의 역사를 경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봐도 무방하다. 높은 유리창을 비롯해 콘크리트 바닥과 벽, 건물의 골조를 살린 인테리어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천장에 남아있는 레일에는 패브릭 커튼이 달려있어 이용자들 마음대로 열고 닫을 수 있어 유연한 공간 사용이 가능하다. 직물 제조의 중심에 있었던 네덜란드의 전통을 살린 것이다. 따뜻한 컬러와 식물들을 곳곳에 배치해 차갑게 느껴질 수 있는 철제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것은 독서를 위해 도서관 입구에 마련되어 있는 넓은 테이블이다. 기차 바퀴를 테이블 아래에 배치해 디테일을 살렸다. 처리하지 못하고 있던 바퀴를 테이블 다리로 사용한 것이다. 로칼에서 진행하는 콘서트를 위해 바퀴로 이동시켜 무대를 만들기도 한다.




로칼에는 특별한 공간도 있다. 3D 프린팅이나 게임을 체험하고 만들어볼 수도 있는 디지털랩과 게임랩을 비롯해 음식을 주제로 직접 실험해볼 수 있는 푸드랩 등 다양한 실험실이 마련되어 있어 보다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독서가 가능하다. 단순히 책을 빌리고 읽는 도서관에서 나아가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습득할 수 있는 로칼에 대한 관심은 대단하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세계적 건축물로 인정받는 것은 물론 유럽의 필수 관광지로 꼽히고 있다.

에디터 소희진(heejinsoh@noblesse.com)
사진 출처 로칼 메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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