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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08

에디터의 취향

비우거나 다시 채우거나.



현실적 드림카
지금 SUV를 탄다. 5년 전 구입했다. 매주 세차도 하고 주말마다 반도 곳곳을 누볐다. 사람 참 간사하다. 여전히 만족스럽지만 새로운 차가 출시되면 귀가 쫑긋해진다. 지난해부터 눈이 가는 차가 있다. 국내에선 소식을 접하기 어려워 해외 뉴스나 블로그를 뒤져 정보를 얻었다. 쉐보레의 8세대 콜벳 C8이다. 콜벳은 V8 엔진을 장착해 다분히 미국적이지만, 카마로 같은 미국식 포니 카(Pony Car)는 아니다. 되레 유럽의 스포츠카와 닮았다. 7세대까지 프런트 엔진 후륜구동계(FR)를 고수했는데, 8세대부터는 미드십 후륜구동으로 변했다. 8기통 미드십 콜벳이라니. 몇백 번이나 사진을 보곤 침을 꼴깍 삼켰다. 8세대 콜벳엔 국내에 출시한 카마로 LT1의 업그레이드 버전 LT2 엔진을 장착한다. V8 6.2리터 엔진은 무려 최대출력 497ps, 최대토크 64.2kg・m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카본파이버 모노코크 섀시와 앞뒤 트렁크 간지라니. 아직 자세한 정보는 없지만 어마어마한 성능일 것이다. 분명 일상에서(특히 서울에서) 차고 넘치는 오버 스펙이지만, 인생에서 이런 차 한번 소유해보는 걸 낭비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중요한 건 한국 출시인데, GM은 항상 아리송한 답만 한다. GM님들, 출시해주실 거죠? 에디터 조재국




첫술에 배부르랴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온 지 3년이 넘었다. 빌트인이 잘되어 있던 그 전 집에 비해 허허벌판 같은 곳으로 이사 와 소파도 사고 옷장도 샀다. 문제는 많은 잡지와 책인데, 원하는 책장을 찾지 못해 임시방편으로 공간 박스에 책을 쌓아두고 살았다. 그동안 방치한 것만은 아니다. 직접 만들려고 목공 수업도 들어봤지만 ‘도저히 만들 순 없구나’라는 깨달음만 얻었다. 그렇게 차일피일 미루다 정리된 새해를 맞이할 요량으로 공간을 꾸미면서 책도 수납할 수 있는 가구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원래 알고 지내던 사람이랑 갑자기 한순간에 사랑에 빠지듯 ‘USM’이 마음에 꼭 박혔다. 그저 예쁜 가구라고만 생각했지, 나와 인연이 될 거라고는 생각해본 적 없었다. USM은 크롬 스틸 볼과 파이프를 연결해 기본 구조를 만들고 서랍과 도어를 선택적으로 매치할 수 있는 스위스 모듈러 가구 브랜드다. 한국에서는 스페이스 로직이나 가구 편집숍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원하는 구성이 있을 경우 홈페이지에서 가상으로 짜볼 수도 있다. 3D 뷰어로 벽면을 가득 채울 만큼 넉넉한 크기로 구성해봤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하는 순간 화면 아래 보이는 숫자가 가격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서랍장의 크기를 줄이고 문을 없애다 보니 주머니 사정상 베드 테이블 정도가 현실적이었다. 너무 좌절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필요와 환경에 따라 무한히 확장할 수 있는 게 모듈 시스템의 장점이니까. 초반에 작은 걸 사서 추가하라는 CEO 알렉산더 셰러의 말을 듣고 보니 ‘첫술에 배부르랴’라는 심정으로 베드 테이블로 마음을 굳혔다. 쌓여 있는 책은 조만간 정리해야 할 것 같다. 에디터 이민정




저녁을 보내는 방법
주 40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내겐 행복한 고민이 하나 늘었다. 하루의 제2막, 저녁을 보내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다. 평소 할 일을 잘 마친다는 전제 하에, 유연근무제를 잘 활용하면 보다 풍요로운 저녁을 맞을 수 있는 까닭이다. 한데 준비되지 않은 자가 갑자기 로또를 맞는다고 마냥 행복한 삶을 살 수 없듯, 내게도 전략이 필요했다. 세상의 모든 즐거움을 맛보자는 인생관을 가진 나는 퇴근 후 애매하게 시간이 맞지 않아 포기해야 했던 각종 세미나, 악기 수업, 와인 클래스, 영어 학원 시간표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 가장 먼저 실천한 건 서가명강(‘서울대에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의 줄임말로, 서울대 인기 강좌로 구성된 대중 인문 교양 강연 시리즈)의 건축 수업이다. 전통 건축 전문가 전봉희 교수의 ‘한국 건축의 재발견: 전통은 살아 있다’라는 주제로 네 번의 강의를 단 4만 원에 들을 수 있는 기회였는데, 만학도로 꽉 찬 강의실에서 왠지 모를 동지애를 느끼며 자극을 받았다. ‘가성비 갑’으로 소문난 레스케이프 호텔의 ‘살롱 드 레스케이프’ 프로그램 중 매주 목요일 저녁에 펼쳐지는 와인 클래스도 쏠쏠하다. 조현철 소믈리에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질 좋은 와인을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하게 테이스팅할 수 있는 기회. 새해에 시도해보고 싶은 건 에어비앤비 ‘트립’ 호스트다. 트립(www.airbnb.co.kr/s/experiences)은 숙박이 아닌 경험 공유 서비스로 몇 년 전 에어비앤비가 새롭게 런칭했는데, 해외여행 중 몇 가지 트립을 게스트로 참여하다 보니 이젠 외국인에게 호스트가 되어 이 도시를 보여주고 싶은 꿈이 생겼다. 가이드북 속 서울보다 멋진 서울은 따로 있다고, 인사동과 명동을 헤매는 여행자에게 꼭 말해주고 싶으니까. 적어도 일대일 원어민 회화 수업을 듣는 것보다 많은 양의 영어를 토해낼 것이 분명하니, 일석이조 아닐까. 에디터 전희란




거거익선
9kg 용량의 세탁기와 단문형 냉장고로 충분하던 신혼 세간의 끝이 보인다. 봄이면 만나게 될 새 식구 때문이다. 아기 옷과 가제 수건, 이불 등 곱절로 늘어난 세탁물을 매일 감당하기에 지금의 세탁기는 벅찰 테고, 세탁의 신세계를 경험한다는 건조기도 새로 들여야 할 듯하다. 아이도 하루하루 커가며 이유식을 먹게 될 테니 두 식구의 소소한 찬거리와 맥주로 채우던 냉장고는 좀 더 신선한 식자재를 채울 넉넉한 공간이 필요하겠지. “아기 낳으면 더 큰 게 필요할 거야”라고 말하던, 당시에는 와닿지 않던 엄마와 친구들의 이야기가 요즘은 귓가에 맴돈다. TV를 켜거나 살림에 일가견 있는 인기 인스타그래머 계정을 방문하면 꼭 한 번은 볼 수 있는 삼성의 비스포크 냉장고는 요즘 눈에 익어 가장 먼저 찾아보고 있다. 삼성 비스포크 사이트에 접속하면 현재 인테리어, 냉장고 칸의 기능과 형태, 색을 선택하는 3단계에 따라 냉장고를 조합할 수 있다. 2도어부터 4도어는 물론 냉장과 냉동, 김치 냉장고를 한 칸씩 배열할 수 있는 시원시원한 조합이 가능하고, 소재를 택하고 색을 조합하는 과정에서 개개인의 취향을 덧입힐 수 있다. 광택이 감도는 유리 혹은 은은한 메탈 중 선택할 수 있는데, 유리 소재 코럴이나 옐로는 주방에 생기를 불어넣을 것이고 내가 좋아하는 네이비나 그레이를 조합하면 질릴 염려도 없어 보인다. 이쯤 되니 머릿속에 새 주방의 모습이 좀 더 명확하게 그려진다.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에 맞는 냉장고를 발견할 수 있다니, 처음엔 뭐 이리 거창한가 싶었지만 인터넷 창을 닫을 때쯤 호기심은 호감으로 바뀌었다. 에디터 정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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