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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2019 FEATURE

머리를 씁시다

  • 2019-12-19

매해 실패하면서도 계속 시도하는 몸 만들기와 나쁜 습관 고치기. 더는 반복하지 않도록 뇌 과학을 통해 체계적으로 접근해보자.


“당신, 아이큐 점수 몇이야?” 연말 술자리가 무르익으면 돌고 돌아 어린 시절 이야기가 안주로 남는데, 그중 단골 메뉴가 IQ 검사 점수다. 이상하게도 이런 자리엔 IQ 130 이상인 사람이 꽤 많다. IQ 130은 상위 2% 안에 드는 결과로 멘사 클럽 입회 기준. 그렇다면 그만큼 머리를 잘 쓰는 어른이 되어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서로 비슷하다. 날이 갈수록 머리에 안개가 낀 느낌이 들고 아침마다 운동하기나 영어 공부하기 목표는 대체로 실패. 매해 좌절.
이쯤에서 지능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아직 학계에서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걸 먼저 밝혀두고 싶다. 과학 저널 <네이처> 편집인이자 화학공학 박사인 데이비드 애덤은 저서 <나는 천재일 수 있다>에서 1920년대부터 최근까지 심리학, 과학, 철학 등 관련 분야의 전문 연구자들이 내놓은 지능에 관한 정의가 70여 가지로 그 숫자가 늘기만 했다고 밝혔다. 희망적 변화는 지능이 ‘환경에 적응하고 경험에서 이익을 창출하는 능력’이라거나 ‘자신의 행동과 목표의 관련성을 인지하는 능력’이란 점 정도는 AI 시대를 앞두고 영역 불문 공감한다는 것. 애덤은 20여 년간 강박 장애에 시달린 경험을 토대로 뇌에 관한 여러 현상을 실증했다. 직접 멘사 시험에 도전하거나 실제로 뇌 기능을 향상시키는 훈련과 약물을 찾아 분석하기도 했다. 결국 인간의 지능은 당대가 요구하는 경험과 문화, 가치관이 영향을 미치기에 언제든 상대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점을 역설한다. 그러므로 검사나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오로지 감각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내게 중요한 것만 기억하고, 분류하며,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소한, 내 건강과 커리어를 관리할 수 있는 체계적인 뇌 활동이 필요하지 않을까. <나쁜 습관은 없다>의 컨설턴트 정재홍과 <아침의 재발견>의 뇌과학자 모기 겐이치로는 습관을 객관적으로 인식한다면 훨씬 더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습관은 뇌가 더 이상 창조 기능을 수행하지 않아도 되는 정지 상태나 다름없지만, 바로 이 점을 역으로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케임브리지 대학과 소니컴퓨터 연구원 출신인 겐이치로가 제안하는 방법은 더 실용적이다. 그는 ‘아침형 인간’이 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실제로 날 때부터 잘하거나 못하는 뇌는 없단다. 대신 아침마다 뇌가 좋아할 만한 보상을 준비하고 꾸준한 호기심으로 뇌를 설레게 만들어 머리를 잘 쓸 수 있도록 ‘동기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호기심이 사고력과 기억력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므로 지루함이야말로 뇌의 천적이란 점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낮과 밤이 다른 나라로 출장을 가더라도 호텔 조식(보상)을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그날 아침 컨디션은 의외로 좋을 수 있다. 낯선 경험을 하거나 매일 아침 SNS 활동도 잠든 뇌를 깨우는 적절한 방법이다. 반면, 취침 전 술 한잔은 숙면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얕은 잠을 자고 깨는 ‘조조각성’으로 수면 질을 낮추므로 이튿날 뇌가 활동하는 데 방해된다는 오류도 지적한다. 내 몸의 건강을 위한 다이어트도 마찬가지. 구가야 아키라의 <살 빠지는 뇌>는 뇌의 쾌락중추를 중심으로 메커니즘을 이용하는 건강 관리법을 찾는다. 호기심을 갖고 주변의 무언가에 열정적으로 집중하면, 감정 조절력이 향상된다. 객관적 판단이 가능한 메타 인지력이 높아지며 덩달아 면역력까지 향상되므로 쉽게 아프지 않게 되는 도미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한마디로, 왠지 마음이 후련하다고 할 정도로 말하긴 부족한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에 대해 스스로 깨닫는 것. 어쩌면 다가오는 새해, 가장 단련이 필요한 것은 몸 근육만큼이나 나를 파악하는 매 순간이 아닐는지. 

 

에디터 김미한(purple@noblesse.com)
사진 김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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