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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04

EDITOR'S TASTE

전어보다 고소한 일상을 보내는 우리의 놀이터.



개미지옥 입성기
어느 날, 엄마가 되었다. 태명조차 입 밖으로 꺼내기 쑥스러웠던 처음과 달리 이젠 수시로 소리 내어 배 속 아기에게 안부를 묻는다. 신기하게도 아기를 향해 날로 커지는 사랑은 나의 쇼핑 판도까지 바꿔놓았다. 요즘은 짬이 날 때마다 인터넷으로 육아용품을 서치한다. 자주 들여다보는 해외 직구 사이트를 몇 군데 소개하면, 가장 으뜸은 베이비샵(babyshop.com). 신생아부터 10세까지 어린이를 위한 300여 개 브랜드를 총망라했다. 보보쇼즈, 미니 로디니 같은 북유럽 브랜드를 모두 만날 수 있는 데다, 가장 큰 관심사인 유모차와 카시트, 장난감 등 전반적 아기용품을한 번에 둘러볼 수 있다는 것도 만족스럽다. 특히 세일 기간을 노려 대폭 할인된 물건을 득템할 수도! 북유럽의 차분하고 정제된 분위기를 좋아하는 이라면 스웨덴의 베톤스튜디오(betonstudios.com)도 좋은 선택이다. 더스티 핑크, 테라코타 같은 차분하고 세련된 컬러의 의류, 베지터블 레더로 만든 모카신은 배 속 아기에게 한참 먼 이야기임에도 장바구니행을 망설일 정도. 니트 크로셰 바운서, 메시 슬링 등은 내추럴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내게 그야말로 ‘취향 저격’이다. 품절이 해제되거나 새 상품이 입고되길 기다리는 마음으로 내일도, 모레도 사이트를 기웃거릴 듯하다. 에디터 정유민





나는 잡(job)것이다
매주 금요일 오후 6시. 직장인이라면 으레 기다리는 시간이겠지만, 에디터에게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6시에 맞춰 업로드되는 ‘워크맨’ 때문. 그렇다. 요즘 나의 ‘최애’ 놀이터는 유튜브다. 솔직히 말하면, 유튜브를 자연스레 접한 세대는 아니다. 궁금한 내용을 초록 창에 검색하면 ‘옛사람’, 빨간 창에 검색하면 ‘요즘 사람’이라는 말을 들은 뒤로 강박적으로 보게 됐다. ‘ASMR’, ‘먹방’, ‘트젠 방송’ 등 자극적이고 유명하다는 영상을 찾아봤지만 한동안 정을 붙이지 못했다. 그러다 몇 달 전부터 ‘워크맨’에 푹 빠졌다. 선을 넘는 애드리브와 신박한 편집으로 10분 남짓한 시간을 찰나로 만들어버린다. 유튜브를 찾는 사람들이 원하는 B급 감성과 병맛 코드를 제대로 담은 종합 선물 세트라고 할까. 심지어 워크맨 채널의 팬 네임도 ‘잡(job)것들’이다. 사실 워크맨은 유튜브의 특색을 담은 채널은 아니다. 아슬아슬하지만 선을 넘지 않을뿐더러 개인 방송이 아닌 방송국에서 만든 디지털 콘텐츠다. 이런 점이 유튜버 세대가 아닌 에디터가 보기에 거부감이 들지 않아 자연스레 빠졌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TV와는 다르다. 몇 번 웃기 위해, 혹은 머리를 비우기 위해 60분 이상 한곳을 봐야 하는 것과 10분만 봐도 된다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또 원할 때 언제든 스마트폰을 통해 볼 수 있다는 점이 헤어나올 수 없는 유튜브의 치명적 매력이다. 손가락 터치 몇 번만으로 10분가량 웃은 뒤 찾아오는 적막감에 조금 서글프기도 하지만, 당분간은 이 놀이터를 끊을 수 없을 것 같다. 에디터 이민정





궁에서 멍

두 달 주기로 뇌에 쑤셔넣은 정보와 경험의 조각이 과부하로 폭발할 즈음이면 겨우 마감이 끝난다. 호모루덴스형 인간이라 자신하는 내가 ‘멍’이란 놀이에 빠진 건 어쩌면 생존의 문제였는지도 모르겠다. 이미지와 텍스트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뇌를 비우고 본격적으로 멍 때릴 수 있는 기회는 점점 줄어든다. 도망치듯 선택하게 된 놀이터가 바로 궁이다. 가장 좋아하는 덕수궁부터 창경궁, 창덕궁, 경복궁, 운현궁 그리고 사당인 종묘까지 신성한 공간을 놀이터로 삼을 수 있음은 서울에 사는 이들의 특권이자 행운이다. 오롯이 나의 속도로 걷고, 느끼고, 사색할 수 있는 공간. 5G 시대의 유일한 청정 구역. 특히 눈으로 가늠하기 어려운 무한한 스케일을 지닌 종묘의 고요한 미학 앞에선 시끄럽던 뇌가 잠시 침묵한다. 21세기의 궁 안에서는 늘 뭔가 일이 벌어진다는 것도 놀이의 재미다. 이맘때면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하는 건축전이 덕수궁에서 열린다. 지금은 고종황제의 서거와 삼일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기억된 미래’라는 이름의 야외 설치 전시가 열리고 있다. 한국의 젊은 건축 집단 OBBA를 비롯해 스페이스 파퓰러, CL3 등 세계적 건축가 5팀은 대한제국 당시 품은 ‘미래 도시를 향한 꿈’을 현대 건축가의 시각과 상상으로 풀어냈다. 동일한 공간에서 상이한 시간이 겹쳐지는 풍경이 흥미롭게 다가온다(전시는 2020년 4월 5일까지). 가끔은 서울시청 건물 13층에 자리한 카페 다락에 앉아 넋을 놓고 덕수궁을 내려다보기도 한다. 이번 마감이 끝나면 경복궁, 창덕궁의 밤을 만끽할 예정이다. 11월까지 계속되는 야간 개장이 막을 내리기 전에. 에디터 전희란






서울에서 죽도해변까지

자동차를 가장 잘 이해하는 방법은 직접 타보는 것이다. 그래서 신차가 나오면 으레 타본다. 어떤 디자인을 입었을까, 파워트레인은 어떻게 구성했을까, 인터페이스나 공간은 얼마나 사용자를 배려했을까? 같은 것들. 이번 호를 준비하며 총 7대의 신차를 타봤다. 그 여정이 나의 놀이터가 된다. 가장 선호하는 목적지는 양양의 죽도해변이다. 서울에서 200km 남짓한 구간은 차량의 성능을 경험하기 좋은 길목으로 구성됐다. 먼저 올림픽대로에선 순발력을, 서울양양고속도로에선 승차감을, 그리고 동해고속도로에선 고속 주행과 소음 같은 걸 테스트할 수 있다. SUV 모델은 해변 초입의 얕은 모래사장에 넣고 동력 성능을 보기도 한다. 물론 왕복 운전만 하는 건 아니다. 죽도해변에 자리한 카페 테라스에 앉아 서퍼들을 구경하고 주문진 항구에 들러 트렁크에 넣어둔 낚싯대를 바다에 던지기도 한다. 어떤 날은 속초 등대해변 인근에 민박을 잡고 포장마차 거리에서 밤바다를 안주 삼아 소주를 마셨다. 강원도와 서울을 수십 번(수십 대의 차와 함께) 오가며 느낀 건 이제 모빌리티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섰다는 거다. 거기엔 삶의 편의는 물론 일상의 확장까지 담겨야 한다. 그리고 버튼의 위치, 수납공간 등 하나같이 미세한 디테일이 이 치열한 승부를 결정짓는다는 거다. 생각보다 아쉬운 차도, 소유하고 싶을 만큼 멋진 차도 있었다. 그 길목을 놀이터 삼아 이번 여름과 가을을 잘 났다. 에디터 조재국

 

에디터 전희란(ran@noblesse.com),조재국(jeju@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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