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술꾼이 만든 부산 술집 4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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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30

진짜 술꾼이 만든 부산 술집 4

문득 술잔을 기울이다 가만히 취하고 싶어지는 날이 있다. 그럴 때 찾아가고 싶은 술집. 술이 술을 부르는 그런 술집. 그래서 지금, 밤의 깊이만큼 오래 머물고 싶은 진짜 ‘술꾼’이 만든 곳으로 간다.

1 산복도로 길모퉁이에 있는 모티.
2 술 관련 책과 소품들.
3 모티 바의 올드 보틀.

달동네 위스키 포차_ 모티(Mottie)
위스키와 책과 음악이라니. 이런 조합은 그냥 설렌다. 산복도로 경사길 모퉁이 건물의 빨간 대문을 열고 가파른 지하 계단을 내려가면, 위스키 마니아들이 비명을 지르고도 남을 풍경이 펼쳐진다. 온통 위스키. 그 사이사이에 술과 여행 책이 빼곡히 꽂혀 있다. 27년 동안 외국계 IT 회사에서 근무한 모티의 조태진 마스터는 바다가 보이는 산복도로 풍경에 반해 이곳에 바를 열었다고. 경상도 방언으로 모퉁이를 뜻하는 모티란 이름을 달고 올해로 만 4년째 운영 중이다. 컴퓨터 대신 CD나 LP로 음악을 틀고, 위스키는 병 대신 글라스 단위로만 판다. 한 종류의 위스키를 두 잔 이상 마실 수도 없다. 특정 술을 누군가 독식하는 걸 막기 위해서라고. 이 밖에도 위스키의 맛과 향을 방해하는 안주를 팔지 않으며, 외부 음식도 반입 금지다. 조용히 술 마시러 온 옆자리 손님에게 쓸데없이 말을 거는 것도 금지. “위스키나 코냑에 대한 애정과 관심 대신 단순히 인터넷이나 SNS에 올리기 위해 방문하는 곳으로 소비되길 원치 않는다. 그런 손님 또한 접근 금지”라는 마스터의 말에서 바에 대한 애정이 짐작된다. 되는 것보다 안 되는 것투성이인 모티는 다양한 위스키와 코냑으로 끝없이 ‘이상형 월드컵’을 펼칠 수 있을 만큼 오직 술로만 승부하는 곳. 약 900종의 위스키와 코냑이 마련되어 있다. 마스터 아버지의 낡은 캐비닛에 잠들어 있던 위스키, 아내의 생년 빈티지 알마냑 등 시중에 없는 진귀한 올드 보틀을 다량 보유한 것도 이곳의 자랑거리다. 방문하기 전 미리 마스터에게 전화로 운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ADD 부산시 동구 망양로 669
OPEN 18:30~01:00
INQUIRY 051-469-8253





4 전국 각지의 막걸리와 청주를 보유한 연효재 안중.
5 부산 막걸리, 소라 & 문어 해초 삼합, 치즈감자전.
6 막걸리 양조장 내부.

부산스러운 막걸리_ 연효재 안중
“막걸리는 신선함과 청량함이 생명이다. 그래서 지역의 술은 지역 안에서 소비해야 한다. 이곳에서 직접 만든 막걸리는 타 지역에 따로 유통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연효재 안중의 김단아 대표는 ‘연효재’라는 발효문화학교에서 우리 전통주를 가르치고, 그 아래층 한식 주점에서 직접 만든 전통주를 판다. 그것도 전통주와 기가 막힌 궁합을 자랑하는 한식 안주와 함께. 전국에 15개 정도 있는 막걸리 교육기관 중 서울·수도권을 제외하고 주점을 함께 운영하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우리 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80여 개의 막걸리와 청주를 보유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부산의 쌀과 물로 만든 스파클링 막걸리 ‘부산 하와이’, 5.6도의 알코올을 5~6도로 저온 숙성시킨 ‘오륙도’, 전통 동래 동동주를 복원하고자 만든 ‘동래원주’는 연효재 안중의 양조장에서 직접 담근, 부산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막걸리다. 부산국제금융센터 도로 건너편에 자리해 비즈니스맨이 즐겨 찾는다. 소문 듣고 찾아온 외국인과 전통주에 매력을 느낀 젊은 연인들도 주요 고객이다. 과일, 향신료 등 어떤 재료를 블렌딩해도 잘 어울리는 것이 막걸리의 매력이라고 말하는 연효재 안중 주인은 전통주의 맛과 멋을 더욱 살려주는 한식 페어링에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다. 특히 2016년 ‘전국 주안상 대회 증류주 부문’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소라 & 문어 해초 삼합’을 맛본 손님은 꼬시래기의 매력에 흠뻑 빠질 정도라고. 모르면 모를까, 한번 발을 들인 이상 다음에는 가장 아끼는 지인과 함께 방문하고 싶어지는 곳이다.

ADD 부산시 남구 전포대로 110, 2층
OPEN 17:00~23:00, 일요일 휴무
INQUIRY 051-636-9355





7 양조장이 있는 와일드웨이브 송정점.
8 와일드웨이브의 맥주 발효조.
9 와일드웨이브의 시그너처를 맛볼 수 있는 샘플러.

부산의 파도를 원샷_ 와일드웨이브(Wildwave)
부산 수제 맥주의 성지이자 번화가에 있는 와일드웨이브 광안점과 달리 송정점은 도로 뒤편 호적한 골목에 자리 잡고 있다. 광안점은 다른 양조장 맥주까지 함께 취급하지만, 송정점은 오직 그들만의 수제 맥주만을 판매한다. 1500~3000리터짜리 발효조를 8개 둔 양조장도 송정점에만 있어 양조장 투어를 할 수 있다. 부산에서 홈브루어로 활동하던 다섯 친구가 뜻을 합쳐 2015년부터 펍을 운영하고 있다. 부산에 기반을 둔 수제 맥주 브랜드 중 좀 더 ‘한국의 맛’에 집중한 것이 와일드웨이브의 특징. 와일드웨이브의 김관열 대표이사는 “막걸리 누룩이나 남해 유자 등을 넣어 한국적이면서 독창적인 맥주 맛을 만든다”고 설명한다. 공기 중에 떠도는 야생 효모를 사용, 오크통에 숙성시켜 완성한 사우어(sour) 맥주 ‘설레임’은 와일드웨이브를 전국적으로 유명하게 만들었다. 신맛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다른 맥주에 비해 새콤달콤한 맛과 향을 지녔다. 와일드웨이브에서는 매달 2~3개의 스페셜 맥주도 선보인다. 시즌 재료를 블렌딩하거나 다양한 맛과 향을 지닌 오크통 숙성 맥주를 즐길 수 있다. 맥주는 여름에 어울리는 술로 여겨지지만,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듯 톡 쏘는 알싸한 신맛이 감도는 맥주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ADD 부산시 해운대구 송정중앙로5번길 106-1
OPEN 18:00~01:00
INQUIRY 051-702-0839





10 미국식 스테이크와 와인 페어링을 즐길 수 있는 피기 비스트로.
11 피기 비스트로의 야외 테라스.
12 채끝 등심, 안심 스테이크와 와인.

Piggy Dream_ 피기 비스트로(Piggy Bistro)
작년 말 해운대에 오픈한 피기 비스트로는 미국식 스테이크와 와인 페어링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미국, 칠레, 아르헨티나 와인 등 140여 종의 와인과 더불어 테킬라, 보드카, 럼 등 다양한 주류를 즐길 수 있다. 피기 비스트로의 오너 셰프 브렌턴 지(Brentton Ji)는 여행과 음식을 좋아하는 재미교포로 바다와 산, 도심이 근사하게 어우러진 부산의 풍경에 반해 이곳에 식당을 열게 되었다고. “할리 데이비슨, 시가, 술 등 나쁜 것만 좋아해 피기(piggy)로 불린다”는 이곳 주인장은 자신의 별명을 가게 이름으로 짓고, 손님들이 이곳에서 마음껏 ‘나쁜’ 것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메뉴에 쿠바산 시가를 따로 판매하는 것도 피기 비스트로의 특징. 밤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야외 테라스에서 밤새도록 와인과 시가, 스테이크를 즐기고 싶어 하는 외국인 손님이 주요 고객이다. 무엇보다 팬 프라이 대신 그릴에 직화로 구워 강하게 시즈닝한 미국식 스테이크의 풍미는 몸에 대한 죄의식을 잠시 제쳐두고 작정하고 ‘푸드 파이터’가 되고 싶게 만든다. 여기에 적당한 산미가 느껴지는 레드 와인을 곁들인다면? 지금 이 계절의 밤을 달콤쌉싸름한 꿈으로 기억하게 될지도.

ADD 부산시 해운대구 달맞이길 12
OPEN 17:00~02:00
INQUIRY 051-731-6465

 

에디터 손지혜 사진 공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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