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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019 FASHION

어떤 안경

  • 2019-10-28

안경이란 세계는 생각보다 넓고 깊다.

자크마리마지의 2019 가을 광고 캠페인과 제피린 모델.

순정만화 속 어딘가 어수룩한 주인공이 안경을 벗는 순간 마법처럼 예쁜, 혹은 잘생긴 얼굴이 드러난다. 그렇다. 한때 안경은 만화 속 장면처럼 못생김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이젠 안경을 쓰는 쪽이 더 스타일리시해 보이는 시대다. 특히 남자에게 안경은 몇 안 되는 멋 부림 도구이기에 마니아처럼 안경을 모으거나 착용하는 것을 즐기는 이도 많다. 국내 안경 트렌드를 살펴보면, 젠틀몬스터의 화려한 행보가 먼저 눈에 띈다. 동네 안경점에 머무르던 우리의 시야를 넓혀준 이들은 획기적 비주얼로 이름을 알리더니 세계적 아티스트와 협업해 안경, 선글라스에 대해 다소 낮은 대중의 관심을 단번에 끌어올렸다. 최근엔 알렉산더 왕, 펜디, 앰부시와 협업하는 것은 물론 키즈 컬렉션까지 런칭하며 꾸준히 아이웨어 트렌드에 동시대적 감성을 주입하고 있다. 구찌, 샤넬, 디올 등 패션 하우스 컬렉션에서도 아이웨어는 빠지지 않는 카테고리다. 매년 신제품 캠페인을 공들여 제작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한편 기술적 부분이나 소재, 착용감을 중시하는 이에겐 유명 브랜드 로고보다는 맞춤식 하이엔드 안경 브랜드가 인기 있다. 테일러드 슈트를 맞추듯 소재와 모양, 컬러 등을 선택해 주문 제작하는 방식으로, 매일 안경을 착용해야 하는 이에겐 코와 귀에 닿는 감촉이나 무게를 예민하게 매만져야 하기 때문이다.






1 프레드의 포스텐 아이웨어 광고 이미지.
2 젠틀몬스터의 키즈 컬렉션 광고 이미지.
3 티타늄 소재를 사용한 미니멀한 디자인의 린드버그 안경.
3 플래티넘 소재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로토스 안경.

또 개인의 취향에 따라 자동차나 시계처럼 많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특별한 안경을 쓰고자 하는 이들이 이런 고가 안경 브랜드를 선호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가벼운 티타늄 소재 안경으로 유명한 린드버그는 국내 린드버그 직영의 안경점에서 프레임과 템플, 코받침 등 안경 부품을 세부적으로 선택, 주문 후 덴마크 본사에서 직접 제작한다. 완성된 안경은 또 한번 안경사의 손을 통해 섬세한 피팅 과정을 거친다. 프랑스 출신 디자이너 제롬 자크마리마지가 미국 LA에서 런칭한 자크마리마지 역시 마찬가지. 자크마리마지의 주요 컬렉션은 이탈리아와 일본의 공방에서 장인에 의해 제작되며, 모델별로 정해진 수량 이상 생산하지 않는 한정 생산 구조를 취해 더욱 소장 가치가 높다. 독일 태생의 로토스는 주얼리 공방에 뿌리를 둔 브랜드로 주로 주얼리에 사용되는 골드와 플래티넘 소재를 프레임 재료로 사용해 다이아몬드를 세팅하거나 세밀한 인그레이빙을 새긴 디자인을 선보인다. 고가의 소재를 사용하는 만큼 가격도 상당히 높지만, 수요는 결코 적지 않다. 안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런 흐름에 합류하는 새로운 브랜드도 생겼다. 지난 5월 도산공원 앞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가 그중 하나. 첫 번째 아이웨어 라인 ‘솔레어(Solaires)’ 컬렉션은 티타늄 소재를 사용하고 장인의 수작업을 거치는 등 안경 브랜드 못지않게 품질에 신경 썼다. 주얼리 브랜드 프레드도 LVMH 그룹의 아이웨어 전문 기업 텔리오스(The′lios)와 협업해 전문성을 갖춘 포스텐(Force10) 아이웨어 라인을 내놓았다. 시력을 교정하고 눈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에서 탄생한 안경은 이제 선택 장애를 일으킬 만큼 다양해졌다. 몇만 원대부터 수천만 원에 이르기까지 가격도 천차만별인 세계에서 어떤 것이 더 좋다고 말할 순 없지만, 알면 알수록 새로운 것이 안경이다. 어쨌든 안경은 제2의 눈이자 내 얼굴의 일부. 나만의 확고한 취향과 철학을 가지고 직접 써보는 것만이 답이다.

 

에디터 김유진(yujin.kim@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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