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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17

시계가 지구를 구한다

인간이 버린 쓰레기 때문에 지구가 신음하고 있다. 작은 노력이 모이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소중한 지구를 구하기 위한 시계 브랜드의 작은 노력.

1 Oris의 블루 웨일 리미티드 에디션.
2 Oris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바다를 보호하는 디 오션 프로젝트를 후원한다.
3 플라스틱 공병을 작은 조각으로 파쇄하고 압착해 만든, Oris의 오션 트릴로지가 담긴 유니크한 시계 박스.

환경오염은 세계적 화두가 된 지 오래다. 어마어마한 양의 폐비닐과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 속에 품은 채 죽은 고래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쯤 들었을 것이다. 특히 잘 썩지 않는 플라스틱이나 비닐 쓰레기는 지구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이 와중에 최근 티파니나 스티븐 웹스터 등 주얼리 브랜드에서 ‘개인 빨대’ 트렌드를 반영하며 선보인, 친환경을 지향하는 순은 빨대가 꽤 인상적이다. 그뿐 아니라 신음하는 지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시계 브랜드들이 있다. 파네라이는 SIHH 2019 에서 15년 이상 브랜드 홍보대사로 활약한 전설의 탐험가 마이크 혼(Mike Horn)에게 영감을 받은 ‘섭머저블 마이크 혼 에디션 - 47mm’를 소개했다. 시계 소재를 선정할 때도 자연보호에 가치를 두었다. 300m 방수 가능한 프로페셔널 다이빙 워치 섭머저블 마이크 혼 에디션은 파네라이가 처음 워치메이킹 부문에 도입한 에코-티타늄TM 소재를 사용해 주목을 받았다. 에코 티타늄TM은 재활용 티타늄에서 얻은 소재로 케이스뿐 아니라 와인딩 크라운 보호 장비, 베젤, 백케이스에도 활용했다. 여기에 화룡점정을 찍은 것이 바로 스트랩. 가벼우면서 내구성이 뛰어난 블랙 스트랩은 재활용 페트(PET)에서 추출한 소재다! 수중 장비 디자인을 연상시키는 시계 케이스 역시 재활용 소재를 적용했다. 물론 다이빙 시간을 측정하는 단방향 회전 베젤, 블랙 샌드위치 다이얼과 대비를 이룬 그린 슈퍼루미노바 코팅 인덱스 마커와 바늘 등 다이빙 시계의 필수 디테일 역시 잊지 않았다.





4 에코-티타늄TM 소재를 사용한 Panerai의 섭머저블 마이크 흔 에디션 - 47mm.
5 레이스포워터재단과 파트너십을 맺고 해양 보호에 적극 동참하는 Breguet. ‘오디세이’ 프로젝트를 통해 선박이 세계를 항해하며 환경보호 메시지를 전한다.
6 레이스포워터재단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대원을 위해 선보인 Breguet의 마린 5517 스페셜 에디션.

오리스도 지난해에 페트병을 재활용한 시계 스트랩을 도입해 관심을 모았다. 재활용하기 위해 수거한 플라스틱, 그중에서도 페트에서 추출한 필라멘트 섬유를 직조한 r-라드얀Ⓡ(r-RadyarnⓇ)이라는 새로운 소재의 컬러 스트랩을 적용한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인 것. 특히 ‘디 오션 프로젝트(The Ocean Project)’를 통해 해양 환경을 보호하는 데 다양한 후원을 아끼지 않는 오리스는 아퀴스 다이버 시계를 기반으로 하는 ‘오리스 오션 트릴러지’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모델을 최근에 선보였다(200세트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국내에는 2세트만 입고된다). 산호초 복구와 세계 바다 정화의 의미를 담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한정판 III’와 ‘클린 오션 리미티드 에디션’을 포함해 흰긴수염고래를 보호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소개하는 ‘블루 웨일 리미티드 에디션’을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독특한 박스에 담아 선보인다.
브레게는 지난해부터 레이스포워터(Race for Water)재단과 파트너십을 맺고 해양 보호 미션 ‘오디세이 2017-2021(Odyssey 2017-2021)’을 후원하고 있다. 레이스포워터재단은 해양 생태학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으로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해양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해양 탐험 선박이 세계를 항해하며 플라스틱 쓰레기를 에너지원으로 전환하거나 깨끗한 에너지 사용 방법을 제안한다. 특히 오디세이 프로젝트는 전 세계 35개 지역을 경유하며 과학자와 해당 지역 의사 결정자들이 수자원 보호의 필요성을 깨닫고 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 브레게 회장 마크 A. 하이예크는 “국제적 해양 연구에 기여하고 해양 생태계 보존을 위해 노력하는 레이스포워터재단의 프로젝트를 지원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며 2021년까지 오디세이 프로젝트를 후원하기로 결정했다. 또 바다 위 선원들에게 경도를 측정해준 마린 크로노미터로 명성을 떨친 브랜드 고유의 유산을 살려 레이스포워터재단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대원을 위한 ‘마린 5517 스페셜 에디션’을 함께 소개했다. 푸른색 다이얼에 클루 드 파리 모티브를 적용해 레이스포워터 선박의 특징을 담은 이 시계는 대원들과 함께 대양을 항해하며 미션을 수행할 것이다.





7 환경과 에너지 효율성 이슈를 비롯해 LEED 인증에 주목한 Bvlgari의 발렌자 매뉴팩처.
8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설계한 Cartier의 라쇼드퐁 매뉴팩처.
9 굿플래닛재단을 후원하는 Omega의 씨마스터 아쿠아 테라 굿플래닛.
10 Omega가 선보인 환경보호 다큐멘터리 <플래닛 오션>의 한 장면.
11 Omega는 오로지 태양광을 동력으로 세계 일주 비행을 실현하는 솔라 임펄스 프로젝트를 후원한다.

해양 보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브랜드가 모던 다이버 시계의 효시라 할 수 있는 전설의 피프티 패덤즈를 만들어낸 블랑팡이다. 블랑팡은 단순히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다이빙 시계를 만들어내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세계 유수 과학자, 환경학자, 탐험가, 심해 사진가들과 함께 작업하며 전 세계 바다 보존과 보호 활동을 후원한다. 이 프로젝트가 ‘블랑팡 오션 커미트먼트(Blancpain Ocean Commitment)’. 이 오션 커미트먼트의 일환으로 이뤄진 대표적 프로젝트가 바로 곰베싸(Gombessa) 원정이다. 한때 7000만 년 전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고대 물고기 일종인 실러캔스(coelacanth) 어류를 찾아 인도양으로 향한 첫 원정(실제로 발견에 성공했다!)을 시작으로 곰베싸 프로젝트는 희귀 해양 생물 일부와 지구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연구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또한 극도로 깊은 수심에 도달해 독보적인 과학적 데이터, 사진, 영상을 획득했다. 수차례의 곰베싸 원정을 통해 바닷속 깊이 숨어 있던 신비로운 비밀이 실체를 드러내며 해양 보존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두 번째와 네 번째 원정에서는 파카라바 산호초 남쪽 해협에 밀집해 번식하는 그루퍼와 그레이 리프 샤크 무리를 만날 수 있었다. 세 번째 원정에서는 처음으로 전문 다이버 팀이 남극 바다 얼음 아래로 들어가는 성과를 이뤘다. 최근에는 지중해로 간 다섯 번째 원정에서 포화 잠수와 완전 폐쇄식 재호흡기를 조합하는 전무후무한 도전을 감행했다. 오메가 역시 세계적 환경보호 재단 ‘굿플래닛(Good Planet)’을 오랫동안 후원하며 ‘지구를 위한 시간(Time for the Planet)’이라는 이름의 환경보호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몇 년 전에는 세계적 항공사진작가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Yann Arthus-Bertrand), 미셸 피티오(Michael Pitiot)와 함께 환경 영화 부문에 한 획을 그은 다큐멘터리 <테라>를 제작했다. 굿플래닛재단 창립자이기도 한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과 또 다른 환경보호 다큐멘터리 <플래닛 오션>(오메가에 동명의 컬렉션도 있다)을 선보였고, 오로지 태양광을 동력으로 세계 일주 비행을 실현하는 솔라 임펄스 프로젝트의 주요 파트너로 활약하고 있다.





12 매출의 일부를 후원하는 Blancpain의 ‘블랑팡 오션 커미트먼트’ 리미티드 에디션.
13 바닷속 신비를 밝히는 Blancapin의 곰베싸 원정에서 포착한 멋진 바닷속 풍경.

지각 있는(!) 브랜드들은 매뉴팩처 설립은 물론 운영을 할 때도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을 염두에 둔다. 유일하게 4대째 창업자 가족이 운영하는 시계 브랜드 오데마 피게 매뉴팩처는 스위스 발레드주의 작은 마을 르브라쉬스에 자리해 있다. 그중 매뉴팩처 데 포르주(Manufacture des Forges)는 산림 보호와 친환경 경영에 헌신한다는 오데마 피게의 모토에 따라 스위스 에너지 표준 미네르기-에코를 준수한다. 건축할 때 흔히 사용하는 석면, 시멘트, 수성 페인트는 사용할 수 없고, 지속 가능하며 재활용할 수 있는 무독성 소재만 허용한다. 또 먼 곳에서 자재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탄소 발생을 줄이기 위해 매뉴팩처 부근의 자갈을 분쇄해 만든 모래 소재 콘크리트를 활용했다. 수력 에너지로 구동하는 친환경 연료전지 자동차를 매뉴팩처를 오가는 셔틀로 활용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현재 뉴사텔의 르로클 지역에 짓고 있는 매뉴팩처 데 세놀(Manufacture des Saignoles) 역시 환경 친화적 경영 모토 아래 스위스 친환경 건축 인증인 미네르기-에코를 준수한다. 주변 환경을 해치지 않고 함께 어우러지며 공생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 오메가는 최근 스위스 비엔에 자리한 본사 건물 바로 옆에 새로운 매뉴팩처를 오픈했다. 일본의 세계적 건축가 반 시게루가 설계했는데, 그는 친환경 소재로 건축물을 짓기로 유명하다. 오메가의 새로운 매뉴팩처 역시 스위스산 콘크리트로 지었으며 필요한 에너지를 효율적, 그리고 친환경적으로 생산한다. 외관의 모든 유리 창문에 햇빛 양을 조절하는 솔라 셰이딩(solar shading) 시스템을 설치했고, 빌딩 지붕에는 광전지 모듈 즉 태양 전지판을 갖춰 난방, 냉방, 환기, 조명에 필요한 전기 일부를 만들어낸다. 스와치 그룹 산하 친환경 대체에너지 개발사인 벨레노스(Belenos)가 새롭게 개발한 블루 AC 마이크로 인버터를 세계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다. 태양 전지판 뒤에 설치한 부품이 직접적으로 전기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태양에너지를 건물의 대체에너지로 변환하고, 이를 통해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까르띠에를 비롯한 리치몬트 그룹의 브랜드 역시 ‘지속 가능성’을 중요한 이슈로 간주하고 매뉴팩처에서 특별한 난방 시스템, 환기 시스템, 재활용 프로그램 등을 활용하고 있다. 2014년 완공한 파네라이의 매뉴팩처 역시 친환경 기준에 따라 운영하며, 자원을 합리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발렌자에 매뉴팩처를 둔 불가리는 매뉴팩처 설립 시 환경과 에너지 효율성에 관한 이슈를 비롯해 LEED 인증에 주목했다. LEED(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는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에너지와 환경 지속 가능성과 연관된 등급 체계로 에너지나 환경 자원과 관련해 지속 가능한 건물을 위한 요구 사항을 제시한다.
이처럼 많은 시계 브랜드가 각자의 자리에서 지구를 보호하고 살리기 위해 손길을 보태고 있다. 이들의 노력 하나하나가 모여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에디터 이서연(janicelee@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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