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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2019 FASHION

갤러리를 닮은 플래그십 스토어

  • 2019-10-02

갤러리만큼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요즘 플래그십 스토어는 옷 한 벌의 가치 그 이상을 보여준다.

1 파블로 레이노소의 ‘숨 쉬는 단색 백’이 전시된 샤넬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
2 데이비드 아다모의 ‘Untitled’가 전시된 셀린느의 파리 프랑수아 프리미에 스토어.

셀린느의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는 에디 슬리먼의 첫 셀린느 컬렉션을 볼 때처럼 조금 낯설다. 파리, 뉴욕, LA, 도쿄에 이르기까지 공간을 완전히 새롭게 매만졌기 때문이다. 바닥과 계단에는 이탈리아산 잿빛 현무암을 깔아 무게를 싣고, 벽면에는 줄무늬 화강암으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화강암과 콘크리트 기둥 사이엔 스테인리스스틸 선반이 가로지르며, 곳곳엔 자연스러운 질감의 목재와 가구가 균형을 이룬다. 그리고 가장 주목할 만한 점! 아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아티스트의 작품을 매장 안으로 들여와 셀린느를 향한 에디 슬리먼의 예술적 비전을 공간 안에 실현시킨 것이다. 예술에 조예가 깊은 그는 제임스 뱀포스, 일레인 캐머런 위어, 린든 존슨, 데이비드 아다모 등 세계적 작가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다양한 조각, 설치 작품을 갤러리처럼 스토어 내부에 전시했다. 실용성과 예술성이 뒤섞인 이 공간에서 사람들은 에디 슬리먼이 전하고 싶은 셀린느를 모두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가 보여준 행보는 최근 많은 패션 하우스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정갈한 서울 청담동 거리의 풍경이 달라진 것도 같은 이유다. 플래그십 스토어가 매장 역할을 넘어 건축적 가치를 생각하고, 내부 역시 예술 작품을 더해 공간, 패션, 예술의 조화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3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의 스케치.
4 대대적인 리뉴얼을 마치고 오는 10월 오픈 예정인 루이비통의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 렌더링 이미지.

난 3월 22일 문을 연 샤넬의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가 대표적 예로, 스타 건축가 피터 마리노가 설계를 담당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흰색을 시그너처 색상으로 사용해온 기존 매장과 달리 입면 전체를 용암석과 반사 유리로 장식해 어두운 색으로 완성했기 때문. “예술은 브랜드의 명성과 자산 가치를 높인다”고 말하는 피터 마리노는 직접 아그네스 마틴, 그레고어 힐데브란트 등 해외 작가의 예술 작품과 한국 작가 이불, 강익중, 이우환의 작품을 골라 전시하기도 했다. 9월 3일 오픈한 막스마라의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 역시 건축가 두치오 그라시가 막스마라의 장인정신과 미래지향적 컨셉을 바탕으로 설계했다. 조형적으로 구획한 파사드와 수작업으로 제작한 브라스 장식, 자연석과 오크우드가 어우러져 이탤리언 특유의 섬세함과 따뜻함이 느껴지는 공간으로 완성했다.


5 잭슨 홍과 협업한 에르메스의 2019년 F/W 시즌 윈도 디스플레이.

현대미술관을 떠올리게 하는 에르메스의 플래그십 스토어,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레노베이션을 거치며 스토어 내부에 양혜규 작가의 작품을 설치하고 매 시즌 <아뜰리에 에르메스> 전시는 물론 아티스트와 협업한 윈도 디스플레이를 통해 예술과 디자인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시즌엔 잭슨 홍 작가와 협업해 ‘형이상학적 풍경에서의 산책’이란 주제로 조르조 데 키리코 회화에서 영감을 받아 강렬한 공간감과 색채가 돋보이는 윈도 디스플레이를 선보인다. 한편 10월 오픈을 앞둔 루이 비통의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는손꼽아 기다리는 이가 많다.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은 현대건축의 거장 프랭크 게리가 맡았기 때문. 한국에선 최초로 선보이는 그의 작품이기에 건축사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 프랭크 게리 특유의 상징적 곡선 유리로 이뤄진 플래그십 스토어는 루이비통재단 미술관과 수원 화성, 흰 도포 자락으로 학의 모습을 형상화한 전통 동래학춤의 우아한 움직임에서 영감을 받았다. 곧 공개될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은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예정이다. 이제 플래그십 스토어는 하나의 건축 예술이자 브랜드를 온몸으로 경험하고 느끼는 장소다. 어쩌면 앞으로 우린 예술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플래그십 스토어를 찾을지도 모르겠다.

 

에디터 김유진(yujin.kim@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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