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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2019 BEAUTY

스모키 아이의 모든 것

  • 2019-09-30

초상화 속 옛 여인처럼 우아하고 낭만적인 2019년 식 스모키 아이의 모든 것.

블랙 셔링 블라우스 에디터 소장품

해마다 가을이면 스모키 아이 트렌드가 회귀한다. 이번 시즌에도 메이크업 트렌드를 응축하는 키워드 중 하나가 스모키 아이다. 하지만 이번엔 ‘스모키 아이=센 언니’로 이어지던 무의식 속 선입견을 버려야 할 듯하다. 어설프게 글로 배운 지식만으로 스모키 아이를 연출했다가 망신당한 옛 기억을 굳이 소환하며, 지레 ‘나에겐 안 어울려’ 하며 비관할 필요도 없다. 이번 시즌 스모키 아이 메이크업은 ‘점막을 채우듯 꼬리를 길게 빼는’ 식이 아닌, 한결 감성적이고 자유로우니 말이다.


New Smoky Trend
스모키 아이에서 블랙의 ‘지분’은 가히 압도적이다. 이번 시즌에도 블랙의 아성을 넘어설 컬러는 없었다. 하지만 시종일관 균일한 농도로 명과 암에서 ‘암’만을 강조하던 이전의 일차원적 블랙과는 다르다. 낭만과는 거리가 멀던 블랙이 감성에 흠뻑 젖은 느낌이랄까. 블랙에도 온도가 있다면 3℃ 정도는 상승하지 않았을까. “어둠 속에서 빛을 받아 변하는 컬러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반짝이는 톤과 컬러에서 느껴지는 찰나의 빛은 칠흑 같은 밤 달빛을 머금은 호수처럼 은은한 매력을 발산하죠.” 블랙 계열 섀도에 화이트 스파클을 가미한 ‘느와르 에 블랑 드 샤넬’을 완성한 샤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루치아 피카의 말이다. 블랙은 어떤 컬러를 섞어도 다 삼켜버리는 무적의 컬러지만, 빛이 드리워지면 흑백필름이나 사진을 마주한 듯한 노스탤지어를 전한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이화도 한마디 거든다. “블랙을 유화가 아닌 수채화처럼 표현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레이부터 블랙까지 매트한 섀도를 얇게 차곡차곡 레이어링한 다음 눈머리와 눈두덩에 화이트나 실버 펄을 톱 코트처럼 얹으세요. 이때 펄의 양은 소량만으로 충분해요. 은은한 달빛 같은 느낌만 주면 되니까요.”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_Chantecaille 루미네센트 아이섀이드 #기린 시머링한 젤 파우더 포뮬러가 입체적으로 빛나는 3D 눈매를 연출하는 싱글 섀도. Chanel 라 바즈 옹브르 아 파피레스 컬러 발색과 지속력을 높이는 아이섀도 베이스. Make Up For Ever #216 브러쉬 블렌딩하기 쉬운 짧고 둥근 브러시로, 특히 포인트 컬러 발색에 효과적이다. Decorte 아이 글로우 젬 BE 382 밤하늘의 별처럼 은은하게 반짝이는 모카 브라운 컬러의 싱글 섀도. 촉촉하게 반짝이는 눈매를 완성한다. Nars 보야저 아이섀도우 팔레트 코퍼 세계 곳곳의 여행지에서 영감을 받은 모던하고 세련된 컬러 조합이 특징. 매트한 텍스처와 새틴, 글리터가 한데 담겨 그윽한 스모키 눈매를 연출한다. Hourglass 큐레이터 리얼리스트 마스카라 풍부한 블랙 컬러로 눈썹을 한 올 한 올 코팅해 눈매를 더욱 또렷하고 그윽해 보이게 하는 마스카라.

그리고 여기, 트렌드를 한껏 치고 올라오며 ‘제2의 블랙’을 꿈꾼 컬러가 있으니 바로 브라운이다. 막스마라, 마이클 코어스, 프라발 구룽, 엘리 사브 등 쇼에선 다양하게 변주된 브라운의 대활약을 엿볼 수 있다. 노릇노릇 잘 구운 토스트 같은 라이트 브라운부터 아이보리가 흠뻑 섞인 라테 브라운, 100% 카카오를 갈아놓은 듯 깊고 짙은 초콜릿 브라운까지! “관건은 하나의 컬러와 섬세한 텍스처로 흐릿하고 은근하게 퍼진 듯한 효과를 내는 거예요.” M.A.C 수석 아티스트 린 데스노이어의 말처럼, 브라운 스모키 아이는 눈부터 뺨, 입술까지 한 톤으로 연결해 결 방향에 따라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포근한 스웨이드 같은 느낌이다. 스모키 아이라고 해서 짙고 두꺼워야 한다는 강박은 버려도 좋다. 잘 스며든 컬러와 뭉개진 듯한 부드러움, 은근한 광이라는 삼박자만 맞는다면 누구나 옛 초상화 속 여인처럼 우아한 기품이 흐르는 브라운 스모키 아이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래픽적 스모키 아이는 한물간 존재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하지만 날카롭고 매끄러운 좌우대칭의 예각을 이뤄 이번 시즌 확실히 구태의연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 M.A.C 프로 팀의 조언에 따르면, ‘다음 날’ 무드를 기억할 것. 화장을 지우지 못한 채 밤을 지새운 뒤의 눈매처럼 선명함이 사라진, 살짝 뭉개진 듯한 느낌만 더하는 것이다. 건축적 설계도, 양쪽이 섬세하게 계산된 듯 똑같을 필요도 없다. 힘을 빼고 손이 가는 대로 쓱쓱 그려도, 수직·수평쯤 조금 무시되어도 서툴다고 지적할 이는 없다. 수없이 그렸다 지웠다 반복할 필요 없이 그저 자유롭게 펼쳐라.











체크 패턴 트렌치 코트 Eudon Choi.

Don’t Miss It
그럼에도 주의할 점은 있다. 외출 후 거울을 들여다보며 번지지는 않았는지 수시로 체크하고 싶지 않다면 기초 작업에 충실할 것. “자연스럽게 의도한 스머징과 실제 번진 것을 혼돈해선 안 됩니다. 기본적 스모키 아이의 전제 조건이 ‘롱래스팅’이라는 사실은 변함없어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나겸은 말한다. “아이 프라이머는 필수죠. 쌍꺼풀 라인에 끼지 않도록 얇게 펴 바르고 면봉을 이용해 언더라인에도 꼼꼼히 바르세요. 젤이나 펜슬 라이너는 아이 메이크업을 번지게 하는 주원인입니다. 이때 팁은 리퀴드 라이너를 이용해 한 번 더 덧바르는 거예요. 필름처럼 마르면서 한 겹 코팅되어 번지지 않죠.” 눈두덩까지 거뭇하게 침범한 아이브로를 정리하는 것도 깔끔하고 임팩트 있는 스모키 아이를 완성하는 비결이다. 단, 눈썹 앞부분은 예외다. 머리 색상과 동일한 브로 마스카라로 한 올 한 올 결을 살려 빗어 올린 눈썹은 이번 시즌 스모키 아이와 한 세트로, 고전 영화 속 여배우 같은 우아하고 극적인 여운을 남기는 데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에디터 박세미(프리랜서)
사진 신유나(모델), 박지홍(제품)   모델 알레나(Alena)   헤어 윤성호   메이크업 이나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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