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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19 LIFESTYLE

주얼리 재벌은 어떤 곳에 살까?

  • 2019-09-16

150년 간 하이 주얼리 시장의 정점을 지키고 있는 샤틸라 주얼리(Chatila Jewelry). 샤틸라 가문 3세대 마르완 샤틸라(Marwan Chatila)의 런던 아지트는 보석보다 특별한 물건이 가득하다.

1 프랑스 지중해 바다에서 영감을 받은 게스트룸.
2 선명한 색채가 인상적인 앤설 크루트(Ansel Krut)의 작품이 걸린 다이닝 룸. 버터, 크림, 바닐라 등 음식 재료에서 차용한 컬러를 더했다.

영국을 비롯한 중동 지역의 로열 웨딩은 물론 할리우드 스타의 시크릿 웨딩에 종종 등장하는 샤틸라 주얼리. 1860년 레바논 베이루트에 첫 매장을 열고 3대에 걸쳐 운영하고 있는 샤틸라 주얼리는 주문 제작을 하는 오트 쿠튀르 브랜드다. 1983년 스위스로 본점을 옮긴 이후 제네바, 런던, 리야드, 도하 등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샤틸라 주얼리 총괄 디렉터 마르완 샤틸라의 런던 집은 보석처럼 다양한 스타일로 빛난다. 현관부터 복도, 거실, 침실 심지어 욕실까지 공간마다 개성이 묻어난다. 컬러감이 돋보인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그는 브랜드 제품으로 완성한 진부한 인테리어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브제를 직접 만들거나 경매를 통해 수집한 미술품으로 공간을 채웠다. “매일 다른 문화와 성격, 취향을 가진 커플을 만나고, 그들의 웨딩 스타일에 맞춘 주얼리를 고민하다 보니 제 공간 또한 무미건조하게 꾸미고 싶지 않았어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저희 집만의 고유한 인테리어를 완성하고 싶었죠.”




3 마르완이 수집한 타일을 이용해 꾸민 주방.
4 주얼리 디자인에 영감이 되는 여러 사진과 글을 모아 벽에 걸어두었다.
5 공간 확장을 위해 마법 같은 인테리어 방법을 시도한 거실. 그림은 앤디 워홀(Andy Warhol)의 작품, 소파는 에르메스 패브릭으로 직접 만든 것.

Only One
“매일 휴가를 떠나는 기분으로 살고 싶었다고 할까요?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프랑스, 영국 등 여러 나라의 스타일이 혼재되기를 원했어요. 특히 침실은 초현실적 분위기로 꾸미고 싶었죠.” 마르완은 레바논 출신의 유명 인테리어 디자이너 다니엘르 무다버(Danielle Moudaber)에게 도움을 청했다. 마르완은 그에게 아름다운 오브제로 가득한 중동 지역과 유럽을 오가며 지낸 유년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가장 좋아하는 곳으로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꼽았다. 마르완은 이탈리아 팔레르모(Palermo)에서 구한 트럭 한 대 분량의 지중해풍 타일을 꺼내 보였다. 침실은 두 사람의 의견을 두루 반영한 공간.
마르완은 아프리카 휴양지에 온 듯한 느낌과 4개의 기둥이 있는 커다란 침대를 제안했고 다니엘르는 공간을 차지하는 4개 기둥 침대 대신 석고 보드 장식으로 대체해 침실에 우아함을 더했다. 덕분에 직사각형 방이 침대를 중심으로 훨씬 넓어 보인다. “런던은 상대적으로 집 규모가 작고 직사각형 형태가 대부분이라 포인트처럼 물건을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죠.” 대표적 예가 거실이다. 두 사람은 넓어 보이는 효과를 보기 위해 다섯 가지 인테리어 마법에 도전했다. 첫 번째, 대각선 방향으로 바닥재 배치하기. 두 번째, 화이트 몰딩으로 공간 감싸기. 세 번째, 천장이 높아 보이도록 기둥 세우기. 네 번째, 기둥 위에 금박 장식으로 시선 분산시키기. 다섯 번째, 작은 가구로 꾸미기. 이탈리아의 세계적 건축가이자 가구 디자이너 조 폰티(Gio Ponti)의 빈티지 가구와 조명, 아티스트 에토레 자카리(Ettore Zaccari)의 의자, 에르메스 패브릭을 이용해 직접 제작한 소파, 테니스 선수 비에른 보리(Bj¨orn Borg)를 모델로 한 앤디워홀의 실크 스크린 작품 등이 공간을 아름답게 빛내고 있다.




아프리카 스타일로 꾸민 침실. 벽까지 펼쳐진 석고 헤드 보드와 천장 장식이 화려함을 더한다.




6, 7 샤틸라 주얼리의 강점은 에메랄드, 루비, 다이아몬드 등의 컬러를 자연스럽게 빛나게 하는 독보적인 기술이다.
8 D등급 이상의 투명한 다이아몬드를 이용해 다양한 커팅 기술로 제작한 주얼리 세트. 이처럼 좋은 품질의 높은 캐럿 원석을 보유하고 있는 주얼리 하우스는 매우 드물다.

Contemporary Wedding Jewels
다양한 요소를 적용했지만 불협화음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미묘한 컬러 베리에이션 덕분이다. 자세히 보면 방마다 자리한 가구와 예술 작품은 공간의 컬러와 은은하게 조화를 이룬다. 마르완의 컬러 감각은 타고났다. 샤틸라 주얼리는 컬러 다이아몬드로 더욱 유명해졌으니 말이다. 세계 주얼리 대회에서 우승한 레드 다이아몬드 ‘더 플레임 오브 아가일(The Flame of Argyle)’, 57캐럿 루비 ‘라군 스플렌더(Rangoon Splendour)’, 독일 왕실을 위해 제작한 76캐럿 다이아몬드 ‘아치듀크 조지프(Archduke Joseph)’ 등 전설적인 보석 주얼리가 모두 샤틸라 하우스에서 탄생했다. 샤틸라 주얼리는 원석에 주력하지만, 때로는 과감한 커팅도 주저하지 않는다. 조지 클루니(George Clooney)와 아말 클루니(Amal Clooney)의 다이아몬드 웨딩 주얼리만 봐도 웨어러블하면서도 파인 주얼리처럼 보이는 적절한 지점을 잘 알고 있다. “알록달록한 유색 스톤이 매력적으로 보이려면 신부의 성향, 외모, 애티튜드 등 여러 가지가 잘 맞아야 합니다. 그래서 고객과 대화를 나누고 관찰하면서 아이디어를 얻죠.”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주얼리를 디자인하기 위한 그의 노력은 집에서도 묻어난다. 그는 복도와 방 곳곳에 직접 스케치한 주얼리 드로잉과 화보를 액자에 담아 걸어놓았다.
마르완 샤틸라는 최근 여러 가지 액세서리를 제작하기보다 웨딩 링에 주력하는 편이라며 웨딩 주얼리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심플한 디자인을 추구하되 다이아몬드 캐럿 수를 올리는 식이다. 결혼식에서 신부가 돋보이려면 티아라를 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알려준다. “보석이 아름다운 이유는 저마다 가치를 지니고 있고, 디자이너가 어떤 스토리를 불어넣고 누가 착용하느냐에 따라 매력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가장 위대한 점은 영속성이에요. 오트 쿠튀르 디자인의 보석 주얼리는 단 한사람(신부)을 위한 것이죠. 10년 전 것이라고 해도 당신을 위한 것이라면, 그 주얼리는 언제든지 잘 어울릴 거예요.”




프랑스 아티스트 장 뒤뷔페(Jean Dubuffet)의 작품이 걸린 거실에서 포즈를 취한 마르완 샤틸라

에디터 계안나(프리랜서)
사진 레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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