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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19 FEATURE

보르도의 메카는 어디?

  • 2019-09-19

포도향 그윽한 도시에 세워진 복합문화공간, 라 메카.



‘보르도 BORDEAUX’를 발음하면 자연스레 검붉은 와인을 떠올리게 된다. 로마시대부터 사랑 받은 보르도 와인은 유독 영롱한 그 빛깔 때문에 ‘클레렛 Clairet’이란 애칭으로 부르기도 했다. 포도를 재배하기 좋은 천혜의 환경을 타고나서일까 보르도에서 느껴지는 도시의 기운은 느긋하고 풍요롭다. 최근 이런 여유로운 목가적 분위기의 도시에 방점을 찍는 복합문화공간 ‘라 메카 LA MECA’가 문을 열었다.
코펜하겐, 뉴욕,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건축그룹 BIG그룹과 프랑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Freaks freearchitects가 보르도의 새로운 문화적 메카를 세운 것. 메카라는 이름처럼 이곳은 사람들이 어울릴 수 있는 대형 공공 광장임과 동시에 세 개의 독립적인 문화 기관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현대미술을 선보이는 FRAC, 영화를 위한 공간인 ALCA, 퍼포밍 아트를 선보이는 OARA 등의 공간으로 이뤄져있다.




복합문화예술공간 메카는 프랑스 남서부를 가르는 가론강과 생잔 기차역과 인접해 위치해 있다. 가운데를 뚫은 프리즘 아치 형태의 지붕은 파리의 신도시인 라 데 팡스에 자리한 라 그란데 아르케(La Grande Arche)를 연상케 한다. 덴마크 건축가 요한 오토 본 슈프레켈센이 설계한 이 거대한 아치 건축물 양쪽에는 콰이 드 팔루다테 거리와 시민들이 즐겨 산책하는 강가가 있고, 아래로는 새로운 공공공간이 들어서있다.




BIG건축사무소의 창립 파트너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비야케 잉겔스(Bjarke Ingels)는 메카의 건축적 특징에 대해 “새로운 문화적 관문을 지나 위, 아래로 걸어 다닐 수 있도록 사람들을 초대한다.”고 설명한다. 약 1.6톤에 달하는 4,800개의 콘크리트 덩이를 조립식으로 쌓아 올린 형태. 보르도 지역의 사암의 질감과 비슷하게 만든 이 콘크리트 외형은 햇빛이 부딪치면 은은하게 빛이 난다. 이 압도적이고 단단한 형태의 건물이 비교적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계단과 경사로를 통해 도달하는 아케이드 형태의 길은 곧 공공 광장의 역할을 하고, 광장은 도시에 해가 뜨고 지는 풍경을 담아낸다. 사람들이 모이고, 여가와 풍경을 즐기는, 마치 도시의 거실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광장은 이따금 확장형 갤러리가 되거나 콘서트나 연극 무대가 되기도 한다. 벽면에 난 직사각형의 구멍들 사이로 바람이 숭숭 불어오는데, 웅장한 콘크리트 건축의 답답함을 상쇄하고 주변 환경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모습으로 다가온다.




광장 아래에는 1층 메카의 라운지 기능을 하는 로비가 나선형으로 파인 홈처럼 설계됐다. 옆의 르 크렘(Le CREM)레스토랑은 주로 콘크리트 표면과 선명한 대비를 이루는 붉은 테이블과 코르크 의자로 채워져 있는데, 이는 보르도 와인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것이다. 같은 층에서는 올 블랙 체커보드 패널로 덮은 250여 석의 극장 OARA가 있고, 그 위층에는 80석 규모의 영화관이 마련되어 있다. 건물의 꼭대기 층에 자리한 전시 공간 FRAC은 예술가들을 위한 제작 스튜디오, 창고, 90석 규모의 강당을 포함하며 7미터의 높은 천고를 자랑한다. 약 257평 규모의 루프톱 테라스는 생 미셸 대성당을 품은 탁 트인 도시 풍경을 배경으로 열리는 오픈 전시장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계단에 앉아 보르도 한 병을 나눠 마시는 커플, 슬라이드 지형을 찾아 스케이트보더들이 모여드는 곳. “이곳을 빈 캔버스로 봐주세요. 보르도 사람들이 그들의 아이디어와 창조성, 문화로 채우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테니까요.”라는 비야케 잉겔스의 말처럼 도시에 세워진 이 메카는 앞으로 보르도 시민들의 새로운 예술적 안식처가 되어줄 것이다.

 

에디터 이다영
사진 Laurian Ghinitoi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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