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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19 LIFESTYLE

전에 없던 자동차

  • 2019-08-30

자동차와 첨단 기술의 이상적 교배. 카 라이프가 편리하고 즐거워진다.

1 제네시스 G80에 탑재한 홀로그램 AR 내비게이션.
2 적외선 신호를 통해 운전자의 동작을 3차원으로 포착하는 BMW 내추럴 인터랙션.

몇 해 전부터 CES(전자 제품 박람회)가 달라졌다. 첨단 전자 제품이 봇물처럼 쏟아져 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자리에 자동차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상상 속에 존재하던 자동차가 총출동해 모터쇼를 방불케 했다. 이제 콧대 높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중에는 모터쇼 대신 CES에만 참가하는 이례적인 일도 발생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우선 가전제품은 더 이상 생활 가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를 포함한 라이프스타일 전체로 확장되었다. 더불어 자동차의 혁신 기술 대부분이 IT에서 비롯되고, 미래 자동차는 ICT(정보통신기술)와의 융합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한동안 자동차업계는 첨단 기술을 내세워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완벽한 자율주행차의 등장을 목전에 두고 있고, 전기차는 자율주행차보다 더 빠르게 발전해 이미 우리 옆에서 달리고 있다. 지금의 메가트렌드는 인간 중심의 자동차를 만드는 것. 즉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각종 IT 기술을 적용해 얼마만큼 편의성을 갖추느냐가 경쟁의 핵심이 되었다. 기능보다 사용자의 경험에 초점을 맞춰 운전자나 승객에게 직접적으로 필요한 기술이 각광받는 이유다.
대표적으로 AI를 기반으로 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들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곧 출시할 더 뉴 CLA를 통해 가장 최신 버전의 MBUX를 선보인다. “헤이 메르세데스?”라는 명령어로 작동하는 MBUX는 지능형 음성 컨트롤 시스템이다. 일반적 차량 내 음성 컨트롤 시스템은 “음악을 틀어줘”, “뉴스를 들려줘” 같은 몇 가지 단순한 명령어만 실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MBUX의 링궈트로닉(Linguatronic) 시스템은 간접적 대화를 인식하고 이해한다는 점에서 한 단계 진보했다. 예를 들어 “실내 온도를 24℃로 낮춰줘”라는 명령어 대신 “나 추워”라고 말해도 알아들으며, “내일 부산에 해가 날까?”라는 질문을 “내일 부산 날씨가 좋을까?”라는 문장과 동일하게 인식할 수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사용자가 다음에 어떤 행동을 취할지 예측하는 일도 가능하다. 매주 화요일 퇴근 길에 어머니에게 전화를 거는 사용자라면 화요일마다 어머니의 전화번호를 화면에 띄운다. 마치 마음속을 들여다본 것처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차와 집을 하나로 묶어준다면? 기아자동차가 새로 출시한 K7 프리미어라면 가능하다. “가스 차단기를 잠가줘” 같은 간단한 음성 명령만으로 차 안에서 홈 IoT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카투홈(car-to-home)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초연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KT, SK텔레콤, 하이오티(Hi-oT), 현대오토에버 등이 힘을 보탰다. 그 덕에 운전 중 간단하게 음성만으로 집 안의 조명, 플러그, 에어컨, 보일러 등을 조작할 수 있다. 반대로 집 안에서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해 차량의 시동, 공조, 도어, 비상등 등을 제어하는 일도 가능하다. 약속 장소로 출발하기 전 거실에 있는 AI 스피커에 지시만 하면 된다. “차에 시동을 걸어줘”라고.
BMW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조작하는 혁신적 방법을 연구해온 브랜드다. 물리적으로 버튼을 누르지 않고 허공에 손을 흔들어 조작하는 제스처 컨트롤 창시자다. 지난해에는 운전자의 음성에 반응하는 인텔리전트 개인 비서를 발표해 최근 출시한 모든 차량에 이 시스템을 적용했다. 한데 가까운 미래에 BMW는 더 신박한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2021년 출시 예정인 BMW i넥스트 차량에는 차세대 차량 컨트롤 기술 BMW 내추럴 인터랙션을 적용한다. 운전자가 마치 사람과 대화를 하듯 음성, 제스처, 시선 등 통합적 방식을 통해 차량과 정교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새로운 차원의 기술이다. 적외선 신호의 제스처 카메라, 계기반에 매립한 고해상도 카메라 등이 운전자의 움직임을 3차원적으로 포착하고 정보를 분석한다. 특히 이 기술은 내부뿐 아니라 차량 외부로도 확장되는 것이 특징이다. 운전자가 시야에 보이는 레스토랑을 손으로 가리키면 영업시간, 고객 평가 별점을 확인하거나 식사 예약을 음성으로 명령할 수 있다. 자동차 산업과 결합한 IT 혁명 중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빠질 수 없다. 운전석 앞 창문에 주행속도부터 길 안내를 2D로 보여주는 기술은 분명 획기적이다. 하지만 화살표와 속도계 등 단순 정보만 표시해 아직까지 내비게이션의 보조수단에 불과하다. 제네시스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다음 버전인 AR을 접목한 내비게이션 개발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올해 CES를 통해 세계 최초로 홀로그램 AR 내비게이션을 탑재한 G80를 선보였다. 운전자의 시야각에 맞춰 실제 도로 위에 입체 영상을 더한 것으로 한때 유행하던 ‘포켓몬고’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운전자는 3D 안경을 착용하지 않고도 AR 기술을 통해 차량 속도에 맞춰 이동 방향을 상세하게 안내받을 수 있다.




아우디는 차량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결합한 VR 콘텐츠를 선보였다.

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자동차는 운송 수단에서 편의 공간으로 변할 것이다. 따라서 콘텐츠 플랫폼으로 그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 이를 대비해 아우디와 메르세데스-벤츠는 자동차와 게임을 연결하는 엔터테인먼트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아우디는 차량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결합한 VR 콘텐츠로 공략한다. VR 안경을 착용하면 게임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데, 차량이 실제로 우회전하면 VR 속 플레이어도 방향을 전환한다. 차량 속도를 높이면 VR 속 이동 수단도 속도를 높이며 자동차의 모든 움직임을 게임으로 끌어들인다. 이에 반해 메르세데스-벤츠 인-카-게이밍 기술은 게임 인터페이스를 차량 디스플레이에 보여주는 방식으로 게임과 차량의 독창적 통합을 구축한다. 예를 들어, 차량 핸들을 사용해 게임 카트를 조작하거나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로 스피드를 조절하는 것. 주차된 차 안에서는 물론 미래의 자율주행차에서도 게임을 즐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위에 열거한 몇몇 예로도 알 수 있듯이 지금 자동차업계는 과학과 기술의 또 다른 격전지로 변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행 중 운전자의 뇌파를 감지해 자동차에 반영하거나 특수 입자를 입힌 유리에 전기를 흘려 창문을 디스플레이화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하지만 앞으로 등장할, 우리 눈이 휘둥레질 어떤 신기술을 장착하더라도 교통수단이라는 자동차의 본질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여러 기술이 지루한 이동 시간을 더 편안하고 즐겁게 해줄 것이다.




3 메르세데스-벤츠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는 개인 선호도에 따라 디스플레이 화면을 구성할 수 있다.
4 차량 안에서 음성 명령만으로 홈 IoT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기아자동차 카투홈 기술.




게임 인터페이스를 차량 디스플레이에 보여주는 메르세데스-벤츠 인-카-게이밍 기술.

 

에디터 문지영(jymoon@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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