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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2019 FEATURES

EDITOR'S TASTE

  • 2019-06-27

푹푹 찌는 더위 속으로 우리를 기꺼이 뛰어들게 만드는 것이 있다. 여름의 문턱에 선 <노블레스 맨> 에디터 4인이 고대하는 이 계절의 전시와 공연.



경계의 작가, 제임스 진

제임스 진(James Jean)의 드로잉을 처음 본 건 대학생 때다. 마블과 DC코믹스 만화를 한창 모을 때였다. 그중 제일 애정한 캐릭터는 왓치맨이지만, 여전히 소장하고 있는 건 그가 표지 일러스트를 맡은 <페이블즈>다. 제임스 진의 일러스트는 여느 작가의 그것과는 다르다. 코믹스의 아카데미라 불리는 ‘아이스너 어워드(Eisner Award)’에서 6년 연속 베스트 커버 아티스트로 선정될 수 있었던 건 그의 독특한 화풍에 있다. 제임스 진은 기하학적 패턴과 우아한 선으로 그림을 완성한다. 거기엔 동양과 서양, 현실과 우화가 기묘하게 섞여 있다. 제임스 진의 스펙트럼은 코믹스뿐이 아니다. 순수예술과 상업적 작업을 통해 아티스트, 그리고 비주얼 디렉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역을 확장했다. 나이키와 애플, 프라다 같은 글로벌 빅 브랜드가 그를 찾는 건 그가 현재 가장 뜨거운 일러스트레이터라는 것을 방증한다. 그가 작업한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 사랑의 모양> 포스터는 여전히 내 방 한 면을 차지하고 있다. 제임스 진이 지난 20여 년간 작업해온 작품이 서울에서 전시되고 있다. 롯데뮤지엄, 9월 1일까지. 에디터 조재국





불가능은 불가능하다

다수가 불가능을 점치던 일들이 소수의 상상력과 끈기를 통해 현실화되는 것을 마주하곤 한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 손이 닿지 않는 누군가와 언제든 안부를 전할 수 있는 통신수단처럼. 세상의 혁신은 줄곧 이 상상력을 통해 현실로 발현해왔다.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 사이, 이 상상력은 삶과 일상에 무뎌지고 잠식되지만 그럼에도 이따금 상상력을 발현한 작품 혹은 기술을 접할 때면 아직 고이지 않은 세상에 안도와 감동이 몰려온다. 스웨덴 출신의 초현실주의 사진가 에리크 요한손의 사진을 처음 접할 때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밴에 싣고 온 여러 개의 달 중 하나를 골라 하늘에 거는 풍경이 담긴 ‘Full Moon Service’(2017년), 복슬복슬한 양털을 깎고 하늘로 날려 구름을 만드는 ‘Cumulus & Thunder’(2017년)처럼 유년 시절 한 번쯤 상상했던 모습을 정밀하고 아름답게 표현한 사진이다. 에리크 요한손은 작품에 담긴 모든 요소를 직접 촬영하고, 합성과 리터칭을 통해 재구성한다. 풍경과 인물, 사물은 모두 사실적이며 섬세하게 묘사했고, 한 작품 안에 다양한 요소가 병치되며 초현실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지난 6월 5일부터 9월 15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그의 작품을 목도할 수 있는 전시가 시작했다. 전 세계 최초 대규모 전시로 대형 작품을 비롯해 다양한 비하인드 신, 스케치 등을 만날 수 있다. 이미지 범람 시대, 여운을 남기는 사진의 강렬한 힘과 잊고 있던 상상력을 발견하고 싶은 이에게 강력 추천한다. 에디터 정유민





ROCK WILL NEVER DIE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직업이지만, 사실 트렌드란 알다가도 모를 것이다. 지금 가장 핫한 예능 프로 JTBC의 <슈퍼밴드>를 보면서 또다시 느낀다. <슈퍼밴드>를 방송한 날이면 기사와 댓글이 쏟아져 연일 화제가 되지만 현업 무대에 오르는 한국 밴드는 정작 대중의 관심 밖인 경우가 많다. 한 시절을 풍미한 한국의 록 밴드 피아가 올해 공식 해체를 선언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록 페스티벌이었던 지산밸리록 페스티벌도 CJ가 손을 떼고 명칭을 변경하면서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실력 있는 밴드가 양산되는 속도가 대중이 소비할 수 있는 양과 스피드를 훌쩍 넘어서는 요즘, 여전히 건재한 일본의 후지록페스티벌(이하 후지록)이 부러운 건 당연하다. 도쿄에서 멀지 않은 니가타현 유자와 지역에서 매년 7월에 열리는 후지록에 처음 발을 들인 건 3년 전이다. 록 페스티벌이지만 록 외에도 다양한 장르가 화학작용하는 음악의 장에 참여하려는 관객은 빠르면 1년 전, 늦어도 2~3개월 전부터 준비를 시작한다. 후지록 관객들은 차림새부터 남다르다. 등에는 터질 듯한 배낭을 메고 등산화로 단단히 무장한다. 3일 동안 먹고 마실 식자재를 싸 들고 오는 모습이 흡사 피난민을 연상시킨다(산속으로 한번 들어서면 바깥출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체 불가능한 후지록의 매력은 산으로 완전히 둘러싸인 신비한 분위기다. 여름밤과 숲이 만나 빚어내는 유현한 정취 속에서 듣는 음악은 전에 알던 노래가 맞나 싶을 정도로 새롭기만 하다. 후지록에서 시규어 로스의 공연을 보던 3년 전 그 밤을 떠올리면 지금도 온몸이 저릿해진다. 케미컬 브러더스와 오랜만에 재결합한 엘르가든, 톰 요크, 아시안 쿵푸 제너레이션. 올해도 기대되는 라인업이 줄줄이 기다리는 축제는 7월 26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 부디 올여름은 메릴린 맨슨이 예견한 ‘Rock is dead’보다 미하엘 솅커의 ‘Rock will never die’가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오기를. 에디터 전희란





GIMME A BEAT!

지난 5월, 라스베이거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목적은 단 하나, 25년간 열렬하게 ‘덕질’해온 재닛 잭슨(Janet Jackson)의 콘서트 <메타모포시스(Metamorphosis)>를 보기 위해서였다.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1982년 데뷔해 7개의 1위 앨범, 10개의 1위 곡(빌보드 차트 기준)을 보유한 슈퍼스타. 공연을 보러 가기 전 오랜 팬으로서 걱정이 앞섰다. 바로 세월의 무게 때문. 그녀는 가창력보다는 춤과 퍼포먼스로 명성이 자자한데, 20~30대 시절 ‘무대를 씹어먹던’(작은 마이크 따위가 아닌!) 모습을 보지 못할까 하는 두려움이 엄습한 것이다(1966년생이니 올해 한국 나이로 쉰 하고도 넷이다). 하지만 기우였다. 그녀의 에너지와 춤의 완성도는 무대에 함께 오른 20대 백댄서 14명에게도 결코 뒤지지 않았고, 원숙미까지 더해졌다. 나잇살(!) 때문에 예전처럼 푹 파인 코스튬을 입진 않았지만 충분히 뇌쇄적이었다. 첫 공연부터 앙코르 무대까지 이어진 2시간 내내 에디터를 비롯한 수천 명의 관객은 자리에 앉지 못하고 그녀가 창조한 세계에 온건히 빠져들었다. 월드스타의 명성이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란 걸 확인한 순간! 이번 공연은 1위 곡 4개를 배출해낸 메가히트 앨범 <리듬네이션 1814>(1989년 작)의 발매 3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로 5월에 시작해 8월 10일까지 파크 시어터(파크 MGM 호텔에 위치한)에서 이어진다. 올여름 휴가를 라스베이거스에서 보낼 독자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벨라지오 호텔에서 태양의 서커스의 <오쇼>만 보고 올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티켓은 티켓마스터(ticketmaster.com)에서 예매할 수 있다. 에디터 이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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