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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2019 LIFESTYLE

Bring Art to Life

  • 2019-06-19

노블레스 컬렉션은 다양한 장르의 예술적 가치를 알리고 소장 기회를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의 아트 플랫폼입니다. 이곳에서 6월 25일부터 진 마이어슨의 개인전 < Unlimited Access(and alternative webs) >가 열립니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감정의 소용돌이를 현대사회에 비춰 다층적으로 쏟아내는 작가의 생각을 느껴보세요.

진 마이어슨(Jin Meyerson)
진 마이어슨은 2003년 뉴욕에서 데뷔할 때부터 느낀 정체성에 대한 의문과 주변 환경이 안겨준 혼돈 자체를 많은 레이어로 표현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우리는 어떤 감정의 소용돌이를 마주하게 될까.





당신의 작품을 처음 본 이들은 대체로 거대한 스케일과 복잡한 구조에 압도된다고 말합니다. 작가로서 항상 탐구하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관객이 제 작품에서 느낀 감정에 상실이나 혼돈만 들어 있다고 단언할 순 없어요. 생각해보면, 어릴 때는 우스꽝스럽더라도 실험적인 것을 그리려고 했어요. 30대에 아버지가 됐을 때는 보다 좋은 걸 그려야겠다고 결심했고, 40대에는 뭔가 지루하기도 했습니다만, 작가로서 한 가지 스타일을 유지하고 싶지도 않아요. 글쎄요. 2008년쯤 아라리오갤러리 개인전을 시작으로 올해 4월 현대카드 전시 <굿 나잇: 에너지 플래시> 등을 통해 한국 관객과 계속 만나왔지만, 대중이 제게 무엇을 기대하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 그림은 모두 우연히 만들어졌거든요.

활동 초기, 찰스 사치가 2004년 프리즈 아트 페어(Frieze Art Fair)에서 전시 작품 전체를 구매한 것부터, 모든 게 작가로서 운이 좋았던 걸까요? 정말 놀라웠죠. 한데 그 질문을 바로잡고 싶어요. 단순히 운(luck)이 아니라, 고맙게도 내게 주어진 일(fortune)이었어요. 저는 아직도 1970년대 미국 가정에 입양됐을 때의 강렬한 느낌을 잊을 수 없습니다. 예전엔 몰랐지만, 그림을 그리면서 저의 지난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것 같습니다. 항상 ‘나는 누구인가?’란 질문을 품었고, 그림을 그리면서 제 자신을 완성했어요. 그러면서 저를 이해하게 됐죠.




The Evolution of Perception 2, Oil on Canvas, 100×141cm, 2018~2019, 40,000 USD

끊임없이 자신을 찾는 과정을 통해 좋은 작품을 만든 거군요. 제 삶의 환경에서 영향을 받은 게 아닐까요. 미국 미네소타에서 열세 살까지 살다 아버지를 따라 뉴욕으로 옮겼고, 내 생애 최고의 걸작인 딸 블루가 태어난 파리와 홍콩, 런던, 독일 등 3개 대륙 16개 도시를 떠돌며 지낸 건 사실이지만, 저는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사람으로 자랐습니다. 머무르지 않는 삶에 익숙해지고 중독된 것 같아요. 젊은 날의 저는 아나키스트 같았어요. 체제 전복적인 걸 즐겼습니다. 제가 자라면서 마주한 미국 문화는 가장 사랑하면서도 싫어했던 애증의 대상이에요. 예를 들면, 많은 미국인이 주말이면 교회에서 평화롭게 예배를 보지만 폭력적인 미식축구 또한 즐겨 보잖아요.






Sin Saimdang(Study for Spring Fever), Oil and Acrylic on Canvas, 80×60.1cm, 2019, 15,000 USD

2000년대부터 관심사가 지금 전시장에 있는 작품처럼 건축으로 옮겨갔고요. 맞아요. 2005년부터 5년에 걸쳐 뭔가 다른 작품을 그리기 위해 애썼는데, 실패를 거듭했습니다. 대신 파리에서 생활하며 카페를 그리고, 가우디로 시작해 프랭크 게리로 관심이 옮겨갔죠. 보다 건축적 소재와 도시를 다루기 시작했어요. 이전까지 저를 소개할 때 주로 언급되던 작품 ‘Stagedive’(2015)를 보면요. 뉴욕 하이라인에 가면 제가 좋아했던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참여한 520w28(웨스트 첼시 콘도) 빌딩이 있는데, 그 그림을 거기에서 전시했어요. 꿈을 이뤘다고 볼 수 있죠. 고아원 바닥에서 자던 제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침대를 경험하고, 넓은 공간에 둥둥 떠 있는 것 같던 공포를 40년이 지나 묘사한 건데요. 작가로서 나는 지금 누군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탐구하는 과정에서 느낀 감정과도 비슷했어요. 어떤 친구는 이런 타입을 보고 “재앙 포르노를 그리려는 거냐?”고 묻더군요.






No Direction Home 4.0, Oil on Canvas, 72.7×60.6cm, 2019, 18,000 USD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스타 작가가 되었고요. 여러 사람이 이 인터뷰를 보고 전시를 찾을 겁니다. ‘스타’라는 말엔 동의하지 않지만, 지금 제겐 감사하게도 새로운 플랫폼과 알아주는 대중이 있죠. 반 고흐처럼 앞으로 저도 여생이 어찌 될지 모릅니다. 제 가치는 관람객이 결정해요.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는 것 자체가 작가에겐 특권이고, 예술은 인류가 창조한 가장 숭고한 작품이에요. 예술을 통해 분노와 슬픔, 기쁨 그리고 살아 있음을 느끼곤 하죠. 17세기 얀 페르메이르의 작품을 보면 그 당시 공기까지 전달되는 것 같잖아요. 작가로서 제가 추구해야 할 일이죠.






Globetrotter, Oil on Canvas, 90×150cm, 2019, 40,000 USD

당신의 작품은 많은 사진 이미지를 찾아 조합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화로 덧입히는 과정을 거쳐요. 예상과 달리 실제로 보면 왠지 편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우리는 정보 과잉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그런 세상에 살고 있기에 제 작품을 익숙하게 느낄 겁니다. 작품 속에서 이 시대 사람들이 어떤 것을 느끼는지 누군가 알아주길 바라요. 이번에 전시할 ‘Spring Fever’(2019)만 해도 스케치 단계에 포토샵으로 깔린 레이어가 50개쯤 돼요. 클림트의 작품 ‘처녀(The Maiden)’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작품인데요, 힘들어서 다시는 못할 것 같아요. 여기에는 많은 정보가 들어 있죠. 믹 재거와 데이트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여성에게 연락해 파일을 받고, 우연히 들른 전시에서 본 작품의 작가에게 사진을 받아 쓰기도 했어요. 전통적인 유화와 컴퓨터 그래픽을 접목한 초기 작가로서 동시대를 남기기 위해 작업 과정이 힘들더라도 이 방식은 고수할 생각입니다.

한국의 젊은 작가를 주목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서울대와 홍익대에서 강의하면서 지금 1980~1990년대생이 아주 훌륭한 작품을 만들고 있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저는 20여 년간 여러 나라에서 그림을 탐구했고, 어디에도 속해 있지 않습니다. 그만큼 공정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죠. 요즘 아시아의 많은 도시가 미술 시장에서 또 다른 뉴욕이 될 것이라고 얘기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창작적 면으로 보면 뉴욕 역시 예술의 수도라기보다는 자본의 도시죠. 전 독일과 한국에 새로운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고 봐요. 지금 한국은 관용적으로 변했고, 가능성을 향한 극적인 전환기를 앞두고 있어요. 전 그 점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겁니다.

 

에디터 김미한(purple@noblesse.com)
진행 노블레스 컬렉션팀  사진 세드릭 아널드(인물), 황정욱(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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