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친환경 하기, 어때요?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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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31

예술로 친환경 하기, 어때요?

환경과 생태를 주제로 활동해온 국내외 예술가와 기획자에게 환경문제 안에서 펼치는 예술 활동의 힘에 대해 물었다.

프랑스 작가 프레드 마틴의 ‘나무정령’. 연미산자연미술공원에 상설 전시돼 있다.

고승현(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운영위원장)
미세먼지와 같이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불편함 속에 환경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보다 적극적인 행동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절실한 위기 의식으로 관람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이 우리의 과제 아닐까. 지금,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와 야투자연미술국제레지던스프로그램, 글로벌노마딕아트프로젝트 그리고 울산과학기술원과 공동으로 과학 & 예술 융합 프로젝트 사이언스월든을 진행 중이다. 나 역시 1981년 창립한 자연 미술 그룹 ‘야투’와 더불어 39년 동안 활동해왔다. 자연 미술은 자연의 생명력과 인간의 창의성이 서로 작용하고 공존하는 미학을 추구한다. 연미산자연미술공원에 상설 설치된 작품 ‘Let it Bee’가 좋은 예다. 관람객에게 꿀벌과 인간의 공생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오늘날 필요한 자연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감하도록 하고 있다.







‘Tunnel of Light’. 중국 디자인 스튜디오 MAD Architects의 마옌쏭(Ma Yansong)이 설계했다.

기타가와 프람(Fram Kitagawa) (일본 에치고 쓰마리 아트 트리엔날레 예술감독)
평소 나는 특별한 지역에 어울리는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들과 일한다. 여기서 특별하다는 것은 그 지역만의 상황을 헤아린 콘텍스트다. 그 지역을 방문하고 체험하는 사람들은 그곳만의 삶과 사회문제를 자연스레 떠올린다. 일본을 대표하는 예술 축제 에치고 쓰마리 아트 트리엔날레도 마찬가지다. 이 축제 역시 자연을 바라보며 지역 주민과 그들의 삶의 방식이 만들어낸 것에 대한 가치를 발견하는 자리다. 페스티벌이 열리는 니가타현 주민은 쌀이나 사케를 만드는 기회를 제안받기도 하고, 후원자는 자신이 외부에서 경험한 것을 고향에 전하기도 한다. 예술을 통해 세상 모두와 비슷한 보편성에 대해 깨닫게 되는 것이다.







2019 바다미술제가 열릴 다대포해수욕장 전경.

서상호(2019 바다미술제 전시감독)
여러 문화 행사에서 환경과 생태, 재생과 뉴테크놀로지를 주제로 다루는 이유는 현대에 당면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로 인한 피로감은 극에 달했고, 플라스틱에 대한 인식도 점점 시민사회에 회자되고 있다. 또한 예술적 시도는 시민사회를 환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에 2019 바다미술제는 기념비적 작품을 해변에 배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생태와 환경 그리고 재생을 통해 ‘치유’가 공존하도록 관객의 참여와 협업으로 바다라는 큰 도화지에 누구나 참여하고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예술을 삶에서 떼어 특별한 것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삶과 다시 연결 짓는 계기가 필요하다. 이는 동시대 예술이 개인의 삶을 자기 성찰을 통해 개선하는 순기능으로 나타날 것이다.







마사 애티엔자(Martha Atienza), Our Islands 11°16’58.4”N 123°45’07.0”E, 2017

핑린(Ping Lin)(2018 타이베이 비엔날레 예술감독)
친환경 전시는 우리 생태계를 위한 울림과 평가를 공개적으로 이끌고 통섭의 플랫폼이 된다. 때로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협업은 예술의 정의를 확대한다. 환경 이슈를 예술 안에서 대중으로 하여금 실천하게 만드는 것이다. 나는 환경과 생태계를 아우르는 어떤 작업도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하고, 문제에 직면했을 때 누구도 아웃사이더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11월 17일부터 올해 3월 10일까지 이어진 2018 타이베이 비엔날레에서도 예술과 일반 과학, 농업, 생태학 그리고 역사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논의가 이루어졌다. 또 우리가 기획한 도보 여행과 지역 참여 활동이 관객을 불러 모았다. 푸른 언덕과 도시를 탐색하며 생태에 대한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결과는 만족스럽다. 비엔날레에 예술을 전공하는 학생만이 아니라 다른 분야 전공 학생들이 다수 참석한 것도 그 증거다. 예술이 지닌 힘에 깊은 인상을 받은 비정부 기구의 참여도 늘었다. 그들은 기대했던 것보다 예술이 대중에 주제를 훨씬 더 강하게 전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예술은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이끄는 적극적인 방법임이 분명하다.







알바로 시자(Alvaro Siza)가 디자인한 안양파빌리온.

김윤섭(제6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예술감독)
예술가의 첫 번째 덕목은 ‘동시대적인 관심사를 예술적 공감대로 구현하는 것’이라 믿는다. 멀리 있거나 생경한 존재감에 대한 깨달음보다는 가깝고 친숙한 이면을 새롭게 들여다보는 경험 말이다. 올해 제6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6)의 주제는 ‘공생도시 (共生都市, Symbiotic City)’다. 인간과 자연, 디지털과 아날로그, 버려진 것과 새롭게 태어난 것 등 상충하는 개념의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 보다 나은 비전을 실현하는 도시를 꿈꾼다. 결국 공생도시는 ‘예술과 일상의 행복한 하모니’, ‘예술을 매개로 한 삶의 질적 가치 구현’을 지향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고려한 것은 ‘환경적 가치’, 즉 우리 삶의 생존 가치에 대한 반추다. 환경 재앙 극복의 상징으로 미세먼지를 내세우고, 이를 모티브로 제작한 작품을 랜드마크 형식으로 세울 예정이다. 모두의 자성을 위한 아트 프로젝트로 인식하길 기대한다.







베이징 798 지구에서 열린 전시 < 重生, Reburn > 전경.

중국 신진 작가 듀오 자오나(Zhaona) & 바이창리(Baicangli)
자오나는 두 달 동안 12kg을 감량하고 더 이상 맞지 않는 옷들을 모으며 그 경험을 SNS에 올려 공유했다. 사회적 관계와 소비에 관한 체험이었다. 지하철만 타도 전보다 자리를 덜 차지하고, 덜 숨 쉬며 덜 먹으니 환경보호에 일조한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지난 4월, 중국 현대미술의 중심이라 불리는 베이징 798 예술구 싼무국제아트센터에서 소개한 < 중생(重生, Reburn) >전은 그렇게 시작됐다. 우리는 전시장에서 그간 ‘온라인 관계’를 통해 모은 옷을 새롭게 해체하고 배치해 아무도 헌옷이라 여기지 않게 만들었다. 미술 교사인 자오나의 제자들이 집에 남은 화장품으로 그린 작품들을 모으고, 관람객에게 한쪽 벽에 오래된 옷들을 집어 던지도록 유도했다. 행위 예술에 직접 참여하면서 주제를 느끼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미 청년 세대는 환경보호란 주제를 지루한 것이라 여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환경에 패션을 접목하니 훨씬 흥미를 보였다. 이렇게 작가에게 친환경은 단순히 줄이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지금, 친환경은 법이 아니라 도덕으로서 이야기하는 주제다. 작품 소재는 물론 정신적, 물질적인 모든 면에서 모두에게 필요한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에디터 김미한(purple@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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