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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27

Part 2. LIFE IS GREEN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의 변화. 친(親)환경을 넘어 인류 생존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필(必)환경 시대가 도래했다. 생명을 존중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활동은 지구의 존속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버려지는 것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지키고 보존해야 할 것에 대한 책임 의식. 지구를 위한 가치 있는 선택과 노력을 바탕으로 한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에 관하여.

PART 2. GREEN FOOD
SUSTAINABILITY-MINDED PEOPLE
최소한의 쓰레기만 배출하고. 자연과 인간을 배려한 레시피로 요리를 만드는 세 사람을 만났다.



친환경 커뮤니티 리더, 라우라 야스퍼스(Laura Jaspers)
독일 베를린 미테 지구, 늘 사람으로 북적이는 번화가 중심에 레스토랑 & 푸드랩 ‘헤르만스(Hermanns)’가 있다. ‘푸드랩’이라 이름 붙인 이유는 이곳에서 지속 가능한 음식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환경을 해치지 않는 레시피를 개발하고 많은 이와 공유하는 것이 목표. “앞으로의 세대와 지구를 위해 우리가 직면한 식량 문제를 해결할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친환경 메뉴를 개발하는 테스트 키친이자 네트워크 장소로 이곳을 마련했죠.” 헤르만스 공동 설립자 라우라 야스퍼스(Laura Jaspers)가 오픈 배경을 설명했다.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것도 이들의 주요 관심사다. “최근 ‘오카라 플라워’라는 식자재를 처음 알게 되었어요. 두유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를 말린 것인데, 버려지는 재료로 만들어 합리적 가격에 구입할 수 있고 글루텐프리에 섬유질까지 풍부하죠. 레시피를 연구해 오카라 플라워로 만든 빵과 케이크를 손님에게 소개했습니다. 이를 맛본 사람들이 새로운 식자재와 제로 웨이스트 이슈에 관심을 보일 즈음 워크숍을 열어 다 함께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하는 일입니다.”






헤르만스는 다른 레스토랑과 협업을 통해 네트워크 구축에도 힘쓴다. 지난 밸런타인데이에는 헬싱키의 친환경 레스토랑 ‘놀라(Nolla)’와 함께 제로 웨이스트 퀴진을 컨셉으로 팝업 레스토랑을 열었다. 포장지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모든 식자재는 지역 생산자에게 직접 공급받았고, 요리하는 동안 페이퍼 키친이나 비닐도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진행한 행사 중 가장 어려운 도전이었어요. 제가 부엌의 쓰레기통을 아예 치워버리자 셰프들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죠.(웃음) 앞으로도 같은 컨셉의 팝업 디너를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제로 웨이스트 푸드를 실천할 수 있는 레시피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요리를 만들고 남은 비트와 생강, 타이 칠리, 여기에 말린 파인애플과 통후추, 소금을 넣고 물을 부은 뒤 5~21일 정도 발효시키세요. 완성한 발효액을 토닉워터나 스파클링워터에 넣으면 건강한 칵테일을 즐길 수 있습니다. 시도해보세요. 우리에겐 지구의 미래를 지켜야 할 책임이 있어요!”

 

서다희(베를린 통신원)







지속 가능성을 요리하다, 더글러스 맥매스터(Douglas McMaster)
자신의 신념을 설파하고 새로운 흐름을 끌어내는 일은 쉽지 않다. 영국 최초의 제로 웨이스트 레스토랑 사일로(Silo)의 헤드 셰프 더글러스 맥매스터는 이를 능히 해낸 인물이다. “제로 웨이스트를 컨셉으로 활동하는 예술가 요스트 바커르(Joost Bakker)와 일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는 폐기물로 지은 팝업 레스토랑을 만들고 저에게 제로 웨이스트를 주제로 한 음식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했죠. 그때의 도전이 지금의 사일로를 탄생시켰어요.” 그후로 3년째 더글러스는 사일로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영국 최고의 레스토랑100, 영국에서 가장 윤리적인 레스토랑 등에 이름을 올렸다.





“제로 웨이스트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순수한 형태’를 유지하면 됩니다. 인위적 번식과 가공, 불필요한 포장을 없애는 것처럼요.” 그는 레스토랑 가까이에 위치한 유기농 농장에서 필요한 식자재를 직접 재배하고, 식자재를 전부 활용해 요리를 만든다. 감자 껍질 튀김을 곁들인 고등어요리, 호박씨로 만든 아이스크림 등이 있다. 혹 미처 사용하지 않은 식자재가 버려질 경우, 농작물 재배를 위한 퇴비로 만들어 지역 공동체와 공유하고 있다. 최근엔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양조장을 베이스로 한 칵테일 바를 오픈하며 제로 웨이스트 퀴진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분명한 건, 앞으로 더 많은 변화가 필요하고 또 실제로 일어날 것이란 사실이에요. 누군가는 윤리적 레시피가 음식의 품질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사실이 아님을 깨닫는 순간변화는 더 빨리 찾아올 겁니다. 제 역할은 그 순간을 경험하게 하는 것입니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접점에 서다, 김태윤
유럽에 비해 속도는 더디지만 국내 레스토랑에서도 환경 친화적 실천이 이어지고 있다. 압구정에 위치한 지중해풍 레스토랑 ‘이타카’는 전국 산지의 소신 있는 농부가 키운 친환경 식자재를 수급하고 재료 본연의 맛에 충실한 요리를 만든다.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전통 생태 농법을 고집하는 일산 우보 농장의 토종 쌀과 30년 넘게 유기 농법으로 땅을 가꾼 그래도팜의 방울토마토가 그 예. 메뉴판에는 식자재를 수급한 농장 이름과 레스토랑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거리와 시간을 표기해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데 동참하고 있음을 알린다.
여러 농장을 방문하며 그들의 운영 시스템을 가까이에서 봐온 김태윤 셰프는 수확이 되지 못한 채 버려지는 농산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흠집이 있거나 모양이 바르지 않아 판매되지 못하는 것들이다. 그는 농장에서 버려진 아스파라거스로 퓌레를 만들어 리소토 가니시로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수요가 없는 제품은 농장에서 굳이 수확하지 않아요. 소규모 업장에서 필요하다는 이유로 팔 수 없는 작물에 인건비를 쓸 수 없으니, 수급 자체가 어려운 게 사실이죠.” 인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김태윤 셰프는 올 하반기에 특별한 팝업 레스토랑을 선보일 계획이다. 버려지는 농산물을 활용한 요리를 제공해 완벽한 식자재가 아니어도 훌륭한 요리가 탄생할 수 있음을 보여줄 예정. 소비자가 인식을 바꾸면 시장도, 농장도 변할 것이라고 믿는다. 최근 친환경 레스토랑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음을 몸소 느낀다는 김태윤 셰프는 앞으로 이타카의 신념에 공감하고 뜻을 함께하는 레스토랑이 더 많아지길 기대하고 있다.






ZERO WASTE TABLE
요리할 때 쓰레기로 버려지던 식자재 줄기나 뿌리, 껍질도 활용하자는 주방의 친환경 움직임. 제로 웨이스트 퀴진을 실천한다.

구운 버섯 밑동과 콜리플라워 퓌레
보통 표고버섯은 밑동을 제거하고 조리한다. 이때 떼어낸 밑동을 일정한 크기로 썰어 구우면 쫄깃하면서 고소한 맛이 난다. 콜리플라워도 흔히 줄기를 잘 사용하지 않는데, 줄기는 연하고 부드러워 퓌레를 만들기에 안성맞춤이다. 구운 버섯 밑동과 콜리플라워 퓌레에 레드 와인을 졸여 만든 소스를 곁들이면 간단하지만 근사한 요리가 된다.

당근잎 페스토 참외 껍질 파스타
버려지는 참외 껍질과 당근잎을 활용한 요리. 당근의 기다란 잎을 모아 페스토를 만들면 허브 페스토만큼 향이 강하진 않아도 고소하면서 건강한 맛이 난다. 파스타를 삶은 물에 가늘게 채썬 참외 껍질을 데친 후 면과 섞으면 파스타에서 느낄 수 없는 아삭한 식감과 은은한 단맛을 즐길 수 있다.

브로콜리 줄기와 광어회 세비체를 올린 카나페
브로콜리 줄기는 질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줄기 겉면의 얇은 껍질만 벗기면 브로콜리 송이만큼 부드러워 피클을 만들거나 채소볶음 요리에 쓰기 좋다. 브로콜리 줄기를 작게 잘라 데친 뒤 광어회와 레몬즙, 다진 고추 등을 넣은 드레싱을 뿌려 세비체를 완성했다. 그대로 먹어도 좋지만 비스킷위에 올리면 손쉽게 집어 먹을 수 있는 카나페가 된다.






오렌지 홀케이크
달콤하면서 상큼한 오렌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바로 특유의 쌉싸래한 향과 맛인데, 주로 껍질에 집중되어 있다. 케이크 반죽에 오렌지 하나를 통째로 갈아 넣어 그 풍미가 온전히 느껴지는 홀케이크. 다만 오렌지를 껍질째 사용하기에 반드시 식촛물이나 베이킹소다를 섞은 물에 담가놓았다가 깨끗이 씻어 사용할 것. 반죽에 아몬드 가루를 첨가하면 포슬포슬한 식감과 고소한 맛을 가미할 수 있다.

주스 펄프 패티를 넣은 버거
착즙기로 주스를 추출한 뒤에는 항상 찌꺼기가 문제다. 이 주스 펄프를 버거 패티로 만들면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비건 또는 베지테리언 버거 패티보다 식감과 맛이 월등히 좋다. 다양한 향신료와 칠리 플레이크를 첨가해 이국적 맛을 살린 패티를 넣고 토마토, 아보카도, 수란을 올려 오픈 버거 형태로 만들었다.

 

에디터 문지영(jymoon@noblesse.com), 최별(choistar@noblesse.com)
사진 박우진   코디네이션 이혜림   스타일링 배지현(d.floor)   푸드 스타일링 밀리(Mil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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