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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019 LIFESTYLE

Time Travel with Dom Perignon Plenitude 2

  • 2019-05-29

이것은 시간을 여행하는 와인에 관한 이야기다. 돔 페리뇽 빈티지 2002 플레니튜드 2는 오랜 숙성 시간을 황홀한 맛으로 승화했고, 한층 길어진 맛의 수명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1 행사의 마지막 날을 장식한 갈라 디너. 화려한 불빛이 코나의 밤하늘을 수놓았다.
2 용암이 지나간 자리에 생긴 라바 튜브에서 돔 페리뇽 2008 빈티지를 시음했다.
3 돔 페리뇽 2008 빈티지 테이스팅에 앞서 와인을 소개하는 벵상 샤프롱의 모습.

달력도 시계도 없는 사람들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아마존 깊은 밀림 속에 사는 ‘아몬다와족’에 관한 연구에서다. 이들에게 시간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없다. 시간의 흐름을 설명할 때도 과거와 현재, 미래처럼 특정한 시점을 구분하지 않는다. 그들이 인지하는 것은 오직 ‘지금’뿐. 그렇다면 이들은 영원히 현재에 살고 있는 것일까?
아몬다와족에 대한 기억이 잊힐 즈음 비로소 그들의 시선에 대입되는 순간을 경험했다. 지난 4월, 돔 페리뇽의 새로운 와인 플레니튜드2 2002를 만나기 위해 하와이 빅아일랜드 코나(Kona)로 떠났을 때다. 작고 북적이던 공항을 빠져나와 호텔로 가는 차 안에 앉으니 그제야 빅아일랜드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몇백 년의 시간이 만든 용암 지대 위로 풀과 나무가 자라고, 그 뒤에 자리한 화산은 뜨거운 마그마를 품은 채 언제 올지 모를 분출의 순간을 준비하는 듯 보였다. 당시의 풍경을 한 시점으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모든 시점이 혼합된 현재라고 하면 설명이 될는지. 넋을 놓고 차창 밖을 바라보다 문득 돔 페리뇽이 사람들을 이곳으로 초대한 이유를 깨달았다. 빈티지 와인을 완성하기 위한 오랜 기다림의 시간과 코르크를 열면서 시작되는 새로운 와인의 수명. 돔 페리뇽 한 잔에 담긴 시간의 파노라마를 전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4 플레니튜드 2 2002의 솔로 테이스팅 자리가 마련된 마우나케아 비치.
5 총 17년, 두 번의 숙성을 통해 맛의 정점을 이뤄낸 플레니튜드 2 2002.

The Taste of Time
이번 행사의 주인공은 플레니튜드 2 2002. 하지만 이를 공개하기 앞서 돔 페리뇽의 2008 빈티지를 테이스팅하는 자리가 먼저 마련됐다. 돔 페리뇽의 수석 와인메이커 리샤 지오프로이(Richard Geoffroy)의 마지막 작품이자 그의 자리를 이어받은 벵상 샤프롱(Vincent Chaperon)의 합작이다. 테이스팅을 진행한 곳은 라바 튜브(Rava Tube). 용암이 흐른 자리에 생긴 신비로운 동굴에서 2008 빈티지를 맛봤다. 이 와인은 리샤 지오프로이의 정교하고 종합적인 지식과 벵샹 샤프롱의 대담한 직관이 결합된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섬세한 아로마에 산뜻한 미네랄 느낌, 최고 수준의 테루아에서 얻은 농익은 과일 맛과 절제된 산미의 조화가 뛰어나다. 입안에서 부드럽게 부서지는 탄산도 매력적. 돔 페리뇽의 역사를 시작한 수도자, 피에르 페리뇽(Pierre Pe´rignon)의 말을 빌리면, 별처럼 아름다운 맛이 입안에 가득 차는 듯했다.
오크통이 아닌 코르크로 봉한 병에서 숙성하며 생긴 기포는 돔 페리뇽의 상징과도 같다. 이를 위해 와인병은 8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숙성을 거치고, 한 시즌의 빈티지 와인이 완성되면 일부 수량을 셀러에 따로 보관해 추가 숙성을 진행한다. 인고의 시간을 한 번 더 거쳐 탄생하는 것이 바로 플레니튜드 2다. 제2의 인생을 맞이한 와인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갔지만, 그 속을 알기 위해선 또 한번의 테이스팅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6 선베드에 누워 별자리를 감상하는 시간.
7 화성에 불시착한 기분을 들게한 마우나로아 화산.

The Golden Climax
해가 기울고 그림 같은 노을에 취할 무렵 마우나케아(Mauna Kea) 비치에서 플레니튜드 2 2002를 만났다. 하늘이 완전히 어두워지자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와 웅장한 사운드가 어우러지며 묘한 긴장과 함께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테이스팅은 와인 맛에 온전히 집중하기 위해 개별적으로 이루어졌다. 어떤 대화도 설명도 없이 온 감각을 집중해 플레니튜드 2 2002를 음미했다.
플레니튜드 2 2002 제품은 9년의 추가 숙성을 한 번 더 거치면서 구조가 보다 완벽해졌다. 신선한 향은 그대로 간직하면서 켜켜이 쌓아온 세월만큼의 깊이를 간직한 와인이다. 입에 넣는 순간 느껴지는 복합적 아로마는 밝은 토스트 향에서 시작해 과일 콩피와 페이스트리, 프레시한 고수 향으로 이어졌다. 공기와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사프란 향이 깊어지고 감초 맛이 은은히 올라오며 짭조름한 풍미까지 느낄 수 있다. 벵상 샤프롱은 “플레니튜드 2는 돔 페리뇽 빈티지 2002의 새로운 면모를 드러내며 찬란하게 빛나는 금빛 생기를 더한다”고 표현했다.
플레니튜드 2 2002의 품질이 뛰어난 데에는 그 기조가 되는 2002 빈티지 와인의 우수성에 기인한다. 돔 페리뇽이 2002년 생산한 포도는 근 20년간의 결과물 중 최고치의 당도를 기록했다. 비가 자주 내리는 8월 이후에 맑고 청량한 날씨가 연일 이어지며 강우량이 이례적으로 부족했다고 한다. 덥고 건조한 날씨 속에서 포도의 농밀함은 짙어졌고, 이전에 없던 빈티지 와인이 탄생할 수 있었다. 빛을 받으면 별처럼 반짝이는 엷은 금색 와인. 그 투명함 속엔 당시의 강렬한 태양과 온화한 바람이 오롯이 깃들어 있었다.




마르코 셰프가 선보인 양고기 로스트와 전복회 요리. 플레니튜드 2 2002와 절묘한 마리아주를 경험할 수 있었다.

The Starry Night
다음 날, 벵상 샤프롱은 마우나로아(Muana Loa) 화산 중턱으로 사람들을 이끌었다. 크고 작은 붉은빛돌이 잔뜩 깔려 있어 마치 화성 한가운데 서 있는 것 같은 이곳에선 플레니튜드 2 2002와 같은 해에 탄생한 2002 빈티지를 비교, 시음했다. 두 번의 숙성 기간 동안 효모의 에너지가 와인으로 완전히 옮겨간 덕분인지, 플레니튜드 2 안에 내재한 맛과 풍미는 같은 해에 생산한 일반 빈티지보다 강하고 분명하게 느껴졌다. ‘돔 페리뇽에 주어지는 두 번째 생명이다’라고 표현한 이유를 알 수 있는 경험이었다. 플레니튜드 2 2002의 매력은 마지막 날 저녁, 하와이 음식과의 마리아주를 즐기는 갈라 디너에서 다시 한번 엿볼 수 있었다. 돔 페리뇽 소속 셰프 마르코 파디가(Marco Fadiga)가 하와이 전통문화와 철학, 식자재를 반영해 만든 코스 요리를 선보이는 자리였다. 전복회와 바질 소스를 곁들인 생선찜, 민트 향을 입힌 양고기 로스트 등 플레니튜드 2 2002는 본연의 뛰어난 밸런스만큼 모든 음식과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갈라 디너가 끝난 뒤 바닷가로 자리를 옮겨 밤하늘의 별자리를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선베드에 누워 바라보는 하와이의 하늘은 그야말로 ‘우주’. 빈 곳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빼곡하게 빛나던 별 사이로 은하수가 긴 꼬리를 그리며 떨어졌다. 모두가 환호했던 순간, 자연스럽게 손에 쥔 돔페리뇽 한 모금을 음미했다. 처음으로 숙성 와인을 맛본 피에르 페리뇽이 이 말을 했을 때, 그의 기분이 나와 같았을까. “형제여, 어서 와보세요. 저는 지금 별을 마시고 있어요!(Brothers, Come Quickly! I’m Drinking Stars!)”

 

Decent Talk with Vincent Chaperon
돔 페리뇽의 새로운 수장, 벵상 샤프롱이 말하는 돔 페리뇽 빈티지 2002 플레니튜드 2.




돔 페리뇽의 새로운 와인메이커가 된 것을 축하합니다. 수장이 바뀐 후 어떤 변화가 있을지 벌써부터 많은 사람이 기대하고 있어요. 저는 이전의 와인메이커였던 리샤 지오프로이와는 분명히 스타일이 다르기에 모든 것이 변할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거예요. 돔 페리뇽이 추구하는 스타일엔 일관성이 있어야 하니까요.

혁신과 일관성을 동시에 유지하는 일이 어떻게 가능한가요? 돔 페리뇽이 추구하는 ‘일관성’이란 모든 것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합니다. 와인은 지속성을 기반으로 하는 창조물이기에 주변의 많은 요소가 결과물에 영향을 미치죠. 와인 마스터뿐 아니라 그해 날씨, 와인 양조 기술 등 매년 모든 것이 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와인은 우리 인생과 비슷해서 모든 것에 ‘맥락’이 있습니다. 테이스팅을 예로 들면 어떤 잔을 고르고, 어떤 온도에서 어떤 사람이 맛보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감상이 나오죠. 맥락을 이해하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일관성을 유지한다고 생각합니다.

와인메이커의 언어로 듣고 싶어요. 플레니튜드 2 2002와 2002 빈티지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가장 큰 차이점은 ‘에너지’입니다. 2002년 빈티지는 2010년 첫 출시 이후 에이징 과정을 거치며 조금씩 드라이해지고, 와인의 복합성이 잦아들고 있어요. 반면 플레니튜드 2 2002는 추가 숙성을 거치는 과정에서 활기 넘치는 와인이 되죠. 와인의 에너지 팽창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플레니튜드 2 2002와의 페어링 음식을 추천해주세요. 복잡성이 두드러지고 균형이 뛰어난 와인일수록 페어링이 수월합니다. 플레니튜드 2 2002가 바로 그런 와인이죠.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만 지키면 됩니다. 너무 시거나, 맵거나, 쓰거나, 단 음식은 피하는 게 좋아요. 하지만 음식 자체의 밸런스가 좋다면 얘기가 달라지죠. 밸런스가 잘 맞는다면 어떤 음식하고도 잘 어울릴 것입니다.

돔 페리뇽은 그간 많은 크리에이터와 협업해왔어요. 플레니튜드 2 2002 역시 염두에 둔 인물이 있나요? 몇 가지 계획이 있지만, 아쉽게도 지금 공개하긴 어렵습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특별한 목적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한 적은 없었어요.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상업성을 떠나 서로 깊은 이해와 공감이 이루어지는 순간이 있고, 돔 페리뇽의 프로젝트는 늘 그렇게 시작했으니까요. 크리에이터와 새로운 영감을 주고받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협업할 것입니다.

 

에디터 최별(choistar@noblesse.com)
자료 제공 MH Champagnes & Wines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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