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 News

JUNE. 2019 FASHION

Save the Culture

  • 2019-05-24

대형 화재를 겪은 노트르담 대성당 재건부터 피렌체 시뇨리아 광장의 넵튠 분수 복원까지! 저마다 방법으로 세계문화유산을 지키고자 하는 패션 브랜드의 착한 행보를 들여다본다.

1 살바토레 페라가모에 의해 본래의 화려함을 되찾은 피렌체 시뇨리아 광장의 넵튠 분수.
2 앞으로 2년간 캄피돌리오 남쪽에 위치한 타르페아 절벽의 복원 프로젝트에 기부할 예정인 구찌.

지난 4월 15일 저녁 6시 50분경, 파리의 상징인 노트르담 대성당이 불길에 휩싸였다. 제2첨탑과 지붕 3분의 2가량이 허망하게 무너져 내렸고, 파리 시민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렸다. 매년 1400여만 관광객이 찾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며 재건을 위한 모금이 줄을 이었다. 화재발생 하루 만에 8억 유로(약 1조 원)가 모였고, 패션 브랜드 역시 따뜻한 손길을 보태 눈길을 끌었다. 가장 먼저 구찌와 생 로랑, 보테가 베네타 등이 속한 케어링 그룹은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을 위해 1억 유로(약 1300억 원)를 기부했다. 경쟁이라도 하듯 패션그룹 LVMH는 두 배인 2억 유로(약 2600억 원)를 기부할 것임을 공식 발표했다. 그뿐 아니라 LVMH는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꾸려 장기적 재건과 기부금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3 불가리가 베네치안 헤리티지 협회와 파트너십을 맺고 복원한 파올로 베로네세의 작품.
4 이탈리아의 소도시 솔로메오의 복원 사업을 진행 중인 브루넬로 쿠치넬리.

사실 문화재 재건을 위한 패션 브랜드의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많은 패션 브랜드가 과거와 고대 유물에서 영감을 받아 독창적 디자인을 완성하곤 했다. 과거와 끊임없는 대화를 시도하는 구찌의 수장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새로운 컬렉션 발표와 캠페인 촬영 장소로 고대 유적지를 선택해 문화유산을 세계에 알리고, 현재는 물론 미래 세대에게 유의미한 장소로 인식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런 행보를 이어가며 오는 5월 28일, 고대 로마의 풍부한 유물을 보유한 카피톨리니 미술관에서 2020구찌 크루즈 쇼를 진행한다. 이와 함께 앞으로 2년간 캄피돌리오 남쪽에 위치한 타르페아 절벽의 복원 프로젝트에 기부할 것을 약속했다. 때로는 도시가 브랜드의 존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슈즈 명가 살바토레 페라가모에게 피렌체는 메종의 기반이자 예술과 문화적 영감의 원천이다. 이러한 이유로 페라가모는 이탈리아 정부와 협력, 피렌체의 주요 문화 복원 프로젝트에 지속적으로 참여해왔다. 2016년부터 2년에 걸쳐 피렌체 시뇨리아 광장에 위치한 넵튠 분수의 정밀한 복원 공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해, 지난 3월 대중에게 공개했다.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 솔로메오의 감성을 기반으로 한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지역 전반에 걸친 복원 사업을 통해 마을의 부족한 시설물을 보완했고, 주변 환경을 더욱 아름답게 보존할 수 있도록 기반 시설을 확충했다. 이 밖에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주얼러 불가리는 메종에 영감을 불어넣은 예술에 경의를 표하며 베네치안 헤리티지 협회와 협업해 이탈리아 예술 작품 복원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한편 장인의 기술과 노하우를 보존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온 에르메스는 한국의 문화유산 중 궁궐 보존과 복원에 장인의 기술이 절실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5 장인 지원 프로젝트를 통해 궁궐 보존과 복원을 실현한 에르메스가 재현한 덕수궁 함녕전 내부 의 병풍.

이에 지난 2015년 7월 ‘한문화재 한지킴이’ 협약을 체결한 뒤 국내 장인의 전통적 전문 기술을 지켜나가는 활동을 시작했다. 2015년 함녕전의 동온돌과 서온돌, 대청마루 정비, 2016년 함녕전 전각 정면부에 외주렴 설치, 2017년에는 병풍, 용교의, 화문석 등의 집기를, 2018년에는 덕수궁 내 즉조당의 집기를 장인들이 재현했다. 패션이 우리를 꿈과 환상의 세계로 인도하듯, 문화유산도 마찬가지다. 고대 유물과 유적 그리고 그것을 만드는 장인에게 경외심을 표하며, 이를 보존하기 위한 다채로운 활동을 벌이는 패션 브랜드의 착한 행보가 오랫동안 지속되기를 바란다.

 

에디터 정순영(jsy@noblesse.com)

관련 기사

페이지 처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