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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2019 FASHION

[SIHH 2019] Breathtaking Performance

  • 2019-02-26

각 매뉴팩처가 보유한 워치메이킹 노하우와 철학을 응집해 남다른 퍼포먼스를 발휘한 시계 열전. 극도로 복잡한 기능을 한데 엮은 하이 컴플리케이션 워치부터 신소재와 신기술을 조합한 모델까지 여럿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시계가 전통과 혁신이 상호작용하는 결과물임을 알 수 있다.

1 VACHERON CONSTANTIN Traditionelle Twin Beat Perpetual Calendar
SIHH에서 발표한 신작 중 이목을 끈 제품으로, 무브먼트의 심장이라 불리며 시곗바늘을 움직이는 밸런스를 2개 장착해 그 진동 속도를 바꿀 수 있다. 시계를 착용할 땐 시간당 3만6000회(5Hz) 진동(액티브 모드), 그렇지 않을 땐 시간당 8640회(1.2Hz) 진동해(스탠바이 모드) 파워리저브 시간을 늘린다. 태엽을 끝까지 감은 뒤 스탠바이 모드로 실행할 경우 시계는 무려 65일간 멈추지 않는다(액티브 모드로 실행할 때는 4일간 파워리저브 가능). 그렇다면 진동수 조정으로 65일까지 늘어난 파워리저브 시간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시계에 탑재한 퍼페추얼 캘린더 기능 때문으로, 이 기능은 30일 또는 31일로 각각 다른 매달의 날짜 수를 미리 계산해 착용자에게 정보를 제공해 편리하지만 동력이 사라져 시계가 멈출 경우 조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계는 두 달 이상 장기간 손목에 얹지 않아도 무브먼트의 부품이 쉼 없이 움직이며 시간의 흐름을 따라간다. 8시 방향의 푸시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모드를 전환할 수 있고, 푸시버튼을 누르는 순간에도 시간 손실이 없는 트윈 비트 시스템을 도입했다. 480개의 부품으로 구성한 새 칼리버 3610 QP는 지름 42mm, 두께 12.3mm의 플래티넘 케이스에 담겼다.

2 A.LANGE & SOHNE Zeitwerk Date
랑에 운트 죄네가 2009년 첫선을 보인 자이트베르크는 디지털 디스플레이라는 혁신적 컨셉으로 독일 하이엔드 명가의 명성을 한껏 드높인 컬렉션이다. 복잡한 무브먼트 위 간결한 다이얼 구성은 랑에의 전매특허! 매분과 매시 정각에 아라비아숫자 디스크가 회전하며 시간을 알리는 덕에 가진 힘을 완벽하게 제어하며 방출해야 하는 이 컬렉션이 순항한 지도 어느 덧 10년. 이에 랑에는 날짜 기능을 더한 자이트베르크 데이트 모델로 열 번째 생일을 자축한다. 다이얼 가장자리에 놓인 숫자 아래 레드 컬러 표식이 날짜 디스플레이로, 자정이 되는 순간 점프하듯 이동한다. 새 수동 칼리버 L.043.8에 이식한 콘스탄트 포스 이스케이프먼트는 태엽에 축적된 동력을 밸런스에 균등하게 전달하고, 숫자 디스크 전환을 위해 매분 동력을 추가로 전달하는 두 가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새 기능에 놀라운 혁신까지 챙긴 모델인 셈. 만약 이 시계를 소유한다면, 자정이 되는 순간 일제히 바뀌는 숫자 디스크와 자리를 옮기는 레드컬러 날짜 표식을 보기 위해 매일 잠자리에 늦게 들지도 모를 일이다.

3 JAEGER-LECOULTRE Master Grande Tradition Gyrotourbillon Westminster Perpetuel
밸런스 휠이 여러 축을 기준 삼아 돌며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자이로투르비용, 런던 빅벤의 종소리를 재현해 시간을 알리는 웨스트민스터 차임, 편리한 퍼페추얼 캘린더 기능까지 하이 컴플리케이션 기능을 여럿 담은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이다. 지름 43mm의 화이트 골드 케이스에 들어찬 다이얼과 무브먼트의 모습만으로 이 시계의 복잡함과 정교함을 짐작할 수 있을 듯. 이 시계를 만들기 위한 매뉴팩처의 노력은 그 끝을 알 수 없지만 그중 몇 가지를 꼽자면, 2004년 처음 선보인 자이로투르비용의 크기를 줄인 것(성능을 유지한 채 소형화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콘스탄트 포스 메커니즘이 동력을 일정하게 밸런스 휠에 분배하는 동시에 점핑 방식의 분침을 정확하게 통제하는 것(분침이 매분 60초가 되는 순간 점프하듯 정확하게 다음 인덱스로 이동한다), 해머가 공을 때려 소리로 시간을 알릴 때 멜로디가 부드럽게 이어지도록 고안한 무음 구간 단축 메커니즘을 도입한 것 등이다. 이쯤 되면 기요셰 패턴을 덮은 블루 그랑푀 에나멜 다이얼이나 시인성이 뛰어난 디스플레이 정도는 논외 대상이 될 듯.






4 GIRARD-PERREGAUX Bridges Cosmos
‘Earth to Sky’라는 테마로 큰 틀을 잡고 신제품을 선보인 지라드 페리고의 토킹 피스. 브랜드와 컬렉션을 상징하는 큼직한 투르비용 브리지와 구 형태 인디케이터 2개가 조화를 이룬 시계로, 3시 방향의 지구를 본뜬 구는 전세계 시간과 낮·밤을 확인할 수 있는 인디케이터(24시간에 한 번 자전 형태로 회전하며, 다이얼로 보이는 지역이 현재 낮이다), 9시 방향의 하늘을 담아낸 구는 시계를 착용한 자의 하늘에서 보이는 스카이 차트 인디케이터(항성시 기준으로 구체가 자전한다)다. 흥미롭게도 이 시계는 복잡한 기능을 담았음에도 각 기능을 조정하는 크라운이 없으며, 크라운 역할을 백케이스에 위치한 고리 형태 키 4개가 담당한다. 기능도 기능이지만, 어두운 곳에서 시계를 바라보면 시곗바늘과 별자리, 대륙에 입힌 야광 물질 덕에 우주에서 지구와 하늘을 동시에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5 MONTBLANC Star Legacy Metamorphosis
지난 2010년 몽블랑은 5년의 연구 개발 끝에 하나의 시계에 2개의 페이스를 지닌 메타모포시스 컨셉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케이스 왼쪽의 슬라이딩 레버를 내리면 다이얼 일부가 순식간에 모습을 바꾸는 신기한 시계! 평상시에는 큼직한 밸런스 휠(12시 방향), 낮과 밤 표시를 겸한 24시 인디케이터(6시 방향)가 자리하지만, 레버를 작동하면 순식간에 몽블랑의 역작 중 하나인 엑소투르비용(12시 방향)과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달의 모습을 담은 입체적 문페이즈 인디케이터(6시방향)가 드러난다. 어벤추린 바탕에 반짝이는 별을 담은 그 모습은 작은 우주를 시계에 심어놓은 듯한 착각마저 든다. 얼굴을 바꾸는 특별한 기능을 담기 위해 몽블랑은 총 718개의 부품으로 이뤄진 무브먼트 MB M67.60을 3년간 연구한 끝에 완성했다. 8개만 선보이는 특별한 모델이다.






ROGER DUBUIS Excalibur One-Off & Huracan
강렬하고 대담한 디자인에 걸맞은 새 기술과 혁신적 소재를 결합한 시계로 승부수를 띄운 로저드뷔. 올해 이들은 람보르기니의 모터스포츠 부서인 스콰드라 코르세와 협업해 멋진 기함을 발표했다. 대표작인 엑스칼리버 원오프는 람보르기니의 SC18 알스톤(Alston) 차량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시계. 강인한 인상의 지름 47mm 카본 케이스 안에는 새로운 스켈레톤 칼리버 RD1065SQ가 자리한다. 람보르기니 엔진의 V자 형태 대칭 구조를 본떠 만든 무브먼트의 4시와 7시 방향에는 90도로 경사를 이룬 플라잉 투르비용 한 쌍이 자리해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하며, 여타 부품과 함께 시계의 얼굴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든다. 복잡해 보이나 12시 방향의 점핑 아워 카운터와 하나의 분침으로 시간을 쉽게 읽을 수 있는 것 또한 이 시계의 특징. 6시 방향에 위치한 작은 핸드와 인디케이터는 크라운의 포지션을 알리며(W는 와인딩, S는 시간 세팅), 4시 방향의 푸시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모드 전환이 가능하다. 피렐리와 협업해 완성한 스켈레톤 형태 스트랩 역시 내구성은 물론 남성의 손목을 더욱 강인해 보이게 한다. 단 한 점 출시했고 박람회 개막과 동시에 주인을 찾았다는 후문. 또 하나의 모델은 티타늄을 케이스 소재로 사용한 지름 45mm의 엑스칼리버 우라칸이다. 람보르기니의 V10 엔진을 떠올리게 하는 브리지가 시선을 압도하는 RD630 칼리버는 12도 각도로 기울어진 밸런스 휠과 동력을 축적하는 2개의 배럴(태엽통)이 특징이다. 로저드뷔는 축을 기울인 밸런스 휠 제작에 일가견이 있다.

 

에디터 이현상(ryan.lee@noblesse.com)
사진 제공 SIH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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