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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04

5G 혁명

속도감을 즐겨라! 고용량 데이터를 찰나의 속도로 주고받는 꿈의 통신, 5G 시대가 열린다.

현대모비스가 CES 2019에서 공개한 레벨4 이상 자율주행 컨셉카 엠비전.

5G에서 G는 제너레이션(generation), 즉 세대를 뜻한다. 무선통신에서 다섯 번째 세대라는 뜻이다. 1983년 첫선을 보인 무선통신은 세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잠시만 4G 시대를 회상해보자. 2012년에 도입한 4G LTE는 자신의 일상을 사진과 영상으로 찍어 올리는 소셜미디어, 동영상 서비스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폭발적으로 성장시켰다. 이로 인해 미디어의 지형도가 바뀌었고, 기업의 홍보와 마케팅 수단이 변했다. 사람들이 시간을 보내는 방식도 달라졌다.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영상과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애플뮤직은 미디어 산업 전체를 흔들어놓았다. 5G가 4G만큼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오는 3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갤럭시 S10과 V50 씽큐 5G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5G 스마트폰 시대가 열린다. 우선 콘텐츠 부분을 살펴보자. 5G는 홀로그램과 가상현실 콘텐츠의 수요를 늘릴 것이다. 홀로그램이나 가상현실 콘텐츠는 꾸준히 발달했지만 대중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진 못했다. 콘텐츠가 워낙 고용량이다 보니 무선으로는 한계가 있어 케이블로 연결한 장비를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1GB 이상 속도를 지원하는 5G 시대가 도래하면 무선으로 가상현실을 즐길 수 있다. 가상 여행을 통해 현지인을 만날 수 있는 페이스북 서비스가 시작될 것이다. 에어비앤비로 방을 예약하기 전 실제 방문한 것처럼 집 주변과 룸 컨디션을 살필 수 있다. 온라인 쇼핑은 더욱 정밀해져 오프라인 쇼핑 재미까지 제공할 테고, 홀로그램은 원격 화상회의를 일반화해 업무의 공간적 제약을 어느 정도 해소하게 된다. 해외 유명 휴양지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이 하나둘 생겨날지도 모른다.
콘텐츠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스마트 홈과 스마트 헬스 케어 구현도 좀 더 현실에 가까워진다. 심장박동을 모니터링하는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는 몸의 이상을 감지해 구급차를 부르거나 의료 서비스를 추천한다. 집을 나서면 조명을 자동 제어하고, 로봇 청소기가 청소를 시작하며, 집 안에 위치한 각종 센서는 범죄, 화재, 기타 상황에 따라 스마트폰으로 알리는 것은 물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인공지능 발전도 기대된다. 클라우드로 학습하는 인공지능 특성상 현재보다 훨씬 큰 용량과 속도로 데이터를 받을 수 있기에 학습 속도가 빨라질 수밖에 없다. 실시간 응답성이 강해져 대화의 질도 높아질 수 있다. 영화 처럼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겠으나, 양방향 대화가 원활해지고 아이의 학습이나 노년층을 위한 대화 상대로는 충분해진다. 현재는 스마트폰이나 PC 메모리만 차지하던 천덕꾸러기 인공지능이 진정한 킬러 콘텐츠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다.




5G 기술을 융합해 로봇 팔을 제어하는 네이버 앰비덱스.

자동차업체는 5G 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자율주행에 대한 속도를 높인다. CES 2019를 통해 현대모비스는 레벨4 이상 자율주행 컨셉카엠비전을 공개했으며, 일본 토요타도 렉서스 LS에 완전 자율주행 기술 ‘쇼퍼’와 ‘가디언’ 시스템을 탑재한 TRI-P4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들 차량은 주변을 360도 정확하게 인지하고 전후좌우에 장착한 램프를 통해 다른 차량이나 보행자를 인지한다. 실시간으로 도로상황을 파악하고 긴급 상황을 차량에 전달하는 관제 시스템은 5G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도로상에 일어나는 대부분의 돌발 상황을 예측할 수 있기에 교통사고 사망자가 제로에 가까워질 수 있다. 교통체증도 줄어들게 된다. 교통 체증은 대부분 운전자의 운전 미숙이나 부주의로 발생한다. 그러나 자율주행이 일반화되면 인간의 실수로 인한 사고가 줄어 교통 체증이 최소화한다. 자율주행 전문가들은 출퇴근 시간이 지금보다 10~30% 줄어들 거라고 예측한다. 사회학자들은 좀 더 급진적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출퇴근 스트레스가 줄어들기 때문에 도심을 벗어나 좀 더 쾌적한 곳에 집을 장만하는 사람이 늘어 난다는 것이다. 이는 도심의 집값이 안정을 찾고,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5G를 시작으로 로봇이 생활 깊숙이 자리 잡을 것이다.
고도화된 인공지능 기술에 힘입어 로봇의 자율행동도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기술적·윤리적으로 인간의 판단력을 필요로 한다. 이런 명령은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지는데, 5G시대에는 거의 실시간에 가까운 응답력을 갖게 되므로 로봇은 인간의 명령을 더 정밀하고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 네이버가 선보인 로봇 팔 앰비덱스(Ambidex)만 해도 손을 내밀면 자연스럽게 악수하고 서슴없이 하이파이브를 한다. 한 팔에 7개의 관절이 자유자재로 움직이는데, 5G의 초저지연 기술을 융합해 로봇 팔을 제어하기 때문이다. 소니가 개발한 아이보(Aibo) 같은 애완 로봇도 실제 반려동물을 빠르게 대신할 것이다. 애완 로봇의 행동은 네트워크로 연결된 클라우드 컴퓨팅이 제어한다. 지금의 느릿느릿하고 답답한 움직임은 네트워크 속도 때문인 경우가 많다. 5G 시대는 실시간에 가깝게 로봇이 움직이기에 인간의 반응에 따라 일반 반려견보다 더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 게다가 아무 데나 영역 표시를 하지 않고 신발도 물어뜯지 않는다. 더 나아가, 전쟁을 치를 때도 드론과 로봇을 사용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5G의 실시간 응답성을 활용한 군사 기술은 현재 여러 나라에서 연구 중이다. 다만 부작용도 있다. 인간이 직접 살인을 하지 않아 윤리적으로 죄책감이 덜하기 때문에 더 무섭고 가혹해질 수도 있다. 그나마 한국인은 실시간 전투 게임에서 세계적 수준이기에 좀 안심이 된다.




소니가 개발한 애완 로봇 아이보.

사실 이런 예측이 언제, 얼마나 현실화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5G의 잠재력을 단순한 호들갑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아마도 모든 IT, 테크 산업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과장이라고? 그렇지 않다. 그동안 로봇 기술, 자율주행, VR·AR 같은 가상현실, 인공지능, 스마트 홈, 스마트 시티, IoT 등 첨단 기술은 각자 독립적으로 발전해왔다. 예를 들어, 기초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은 자동차마다 탑재해 출시하지만 인공지능이나 스마트 시티, 스마트 홈과는 큰 연관성이 없었다. 그런데 5G 시대가 오면 자율주행이 인공지능, 스마트 시티, 스마트 홈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된다. 5G의 특성인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성 덕분이다.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서로 다른 영역에서 발달하던 기술이 어떤 기점에서 서로 만나며 폭발적 성장을 한 경험이 있다. 그 기점을 우리는 ‘특이점(singularity)’이라 부른다. 5G는 21세기 최초의 특이점이 될 것이고, 우리는 그 출발점인 2019년에 서 있다.

 

에디터 문지영(jymoon@noblesse.com)
김정철(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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