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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2-26

Wear to Save

환경을 살리기 위해 패션계가 제시하는 ‘우리가 입어야 할 것’.

1 웹사이트를 통해 구입 가능한 헬무트 랭의 해양 폐기물 재활용 캡슐 컬렉션.
2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소재로 만든 스텔라 매카트니의 새 아이웨어 컬렉션 ‘Bioacetate’ 캠페인.

플라스틱 빨대가 사라졌다. 개인 텀블러를 휴대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비닐봉지 대신 에코 백을 들고 다니는 모습도 이젠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바다 위를 떠다니는 녹아내린 빙하와 무수한 해양 폐기물, 전 세계 곳곳에 생겨난 거대한 규모의 ‘쓰레기 섬’. 각종 매체에서 다루는 지구온난화, 생태계 파괴의 위태로운 장면을 목격하고 나서야 인간은 마침내 실감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모두 위험에 처해 있다.
점점 심각해지는 환경오염 앞에 패션계도 수수방관할 수는 없었다. 이미 몇 해 전부터 구찌, 조르지오 아르마니, 비비안 웨스트우드 등의 브랜드는 ‘에코 퍼’, ‘페이크 퍼’를 통해 환경 및 동물보호 활동에 박차를 가해왔다. 이윽고 윤리적 면모를 갖춘 ‘비건 패션(vegan fashion)’이 핫이슈로 대두되면서 2019년 S/S 컬렉션에 친환경 패션을 구현하고자 몰두하는 브랜드의 노력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톰 포드, 베르사체 등에 이어 샤넬 하우스마저 희귀 동물 가죽의 사용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 단지 모피 소재를 금지하는 1차원적 방식이 아닌, 새로운 소재나 제도를 개발 및 적용하는 브랜드의 적극적 움직임도 돋보인다. 헬무트 랭은 해양 환경보호 단체 팔리 포 디 오션(Parley for the Oceans)과 협업한 재활용 소재 캡슐 컬렉션을 선보여 업사이클링 패션 활성화에 앞장섰다.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이미지의 쓰레기 더미 속 근사한 디자인으로 재탄생한 재킷은 색다른 형태의 에코 디자인을 기대하게 한다. 그뿐 아니라 뛰어난 보온성의 구스다운, 패딩 아이템을 출시해온 몇몇 아웃도어 브랜드 또한 동물의 깃털을 채취하는 전 과정의 윤리적 정당 여부를 인증받는 RDS(Responsible Down Standard Certified) 제도를 시행, 체계적인 방식을 동원했다.






3, 4 합성 인조 모피 아이템을 다채롭게 선보인 샤넬과 톰 포드의 2019년 S/S 컬렉션.
5 자신의 아들과 함께 런웨이에 올라 세대를 막론한 환경보호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한 모델 하르테 안드레센.

반면 환경문제를 야기하는 원인에 집중한 브랜드도 눈에 띈다. UN 기후변화 패션산업 헌장(Fashion Industry Charter for Climate Action)에 서명한 버버리와 스텔라매카트니, 휴고 보스 등 총 43개 브랜드는 불필요한 온실가스 배출을 막기 위해 뜻을 모았다. 패션으로 실제 온실가스 수치를 줄일 방법을 모색한 서명 브랜드들은 2050년까지 연간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꾸준히 협력할 예정이다. 특히 버버리는 매 시즌 재고품을 소각해 대기오염 논란을 빚곤 했는데, 환경적 의무를 상기하며 하우스 내부의 관행을 깨뜨리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아주 작은 행위일지언정 환경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가 절실한 순간임을 체감했기 때문일 테다.
얼마 전, 친환경 패션 브랜드 콜리나 스트라다의 2019년 F/W 시즌 쇼에 특별한 광경이 펼쳐졌다. 환경보호가 현 세대를 넘어선 바로 다음과 한참 이후의 세대까지 이어져나갈 주요 문제임을 강조하기 위해 런웨이 위 모델 하르테 안드레센과 그녀의 아들이 함께 등장한 것. 모자가 그려낸 감동적인 모습은 환경보호 활동의 의의를 또 한번 떠올리게 했고, 관람객은 일제히 환호했다. 일생을 ‘짧은 소풍’이라 했던가. 즐겁게 다녀간 장소를 찾아올 다음 소풍객을 위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지금 인간에게 닥친 위험을 극복하려 패션 월드는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쉴 새 없이 진정 우리가 입어야 할 것을 만들어내는 중이다.

 

에디터 박소현(angelapark@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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