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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2019 FASHION

See The Parade!

  • 2019-01-23

새로운 시즌의 컨셉을 설명하기 위한 패션 브랜드의 다양한 장치와 무대연출이 두드러진 2019년 S/S 컬렉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놀라운 쇼로 가득했던 현장을 생생하게 전한다.



CHANEL
패션 위크가 시작되면 파리 그랑 팔레에 신세계가 펼쳐진다. 손짓 몇 번으로 시공간을 마음대로 조정하는 히어로처럼 샤넬의 칼 라거펠트는 낙엽이 가득한 가을 숲을 만들고, 낭만적인 장미 정원을 꾸몄으며, 때론 로켓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 늘 상상 이상의 장면을 보여주는 그가 이번 2019년 S/S 시즌 런웨이에 해변을 통째로 옮겨놨다. 심지어 하얀 파도가 넘실거리는 해변을 말이다. 해변을 컨셉으로 한 수준을 넘어 푸른 하늘과 탁 트인 해안선의 반짝이는 모래사장, 한적한 부두, 그 위를 여유롭게 거니는 모델의 모습은 실제 독일 질트섬 해변에 온 듯 생생한 현장감을 전했다. 매해 기록을 깨듯 혁명에 가까운 쇼를 선보이는 샤넬이 과연 다음 시즌엔 우리를 어떤 시공간으로 데려갈지 자못 기대된다.





Louis Vuitton
역사적 건축물인 루브르 박물관 앞에 미래에 존재할 법한 우주적 건축물이 들어섰다. 루브르의 상징적 유리 피라미드를 배경으로 투명한 튜브가 조각 공원을 가로지른 것! 이 새로운 풍경은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세운 루이 비통의 2019년 S/S 시즌 런웨이 세트로, 그의 미래주의적 패션 세계를 엿볼 수 있었다. 공상 과학 테마 아래 현란한 그래픽 프린팅과 다채로운 소재를 바탕으로 하우스의 장인정신을 곳곳에 반영한 의상은 루브르 박물관과 쇼장의 대조적 분위기와 맥락을 같이하며 과거와 미래를 관통했다.





Dior
종이 꽃잎이 흩날리는 암전된 쇼장에 핀 조명이 켜지고 그 가운데에 무용수의 아름다운 몸짓이 쇼의 시작을 알렸다. 뒤이어 여성의 보디라인을 강조한 베이지, 네이비, 화이트, 블랙 등 뉴트럴 컬러를 바탕으로 타이츠나 튈 스커트 등 무용가의 무대의상을 연상시키는 여성스러운 룩을 입은 모델이 차례로 등장했다. 안무가 샤론 에얄(Sharon Eyal)과 음향 예술가 오리 리치틱(Ori Lichtik)과 함께 구성한 디올의 2019년 S/S 컬렉션은 춤과 음악, 패션이 하나 된 쇼로 좁은 런웨이를 줄지어 걸어 나오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너른 공간에서 자유롭게 춤추는 무용수와 모델이 어우러진 새로운 방식을 제시했다. 장엄함마저 감돈 디올의 쇼는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틱한 공연 예술이었다.





Prada
기발한 세트로 컬렉션을 설명하는 최근 트렌드에 의문을 던진 프라다는 이번 시즌 자신만의 길을 걸어갔다. 미니멀한 세트를 통해 룩에 집중하고자 한 것. 오랜 파트너인 디자이너 그룹 AMO는 밀라노 폰다치오네 프라다(Fondazione Prada) 전시관의 건축적 요소를 살려 바닥 공간을 구획한 뒤 알파벳과 숫자로 이뤄진 좌표를 부여해 산업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이번 쇼엔 1960년대 가구 브랜드 베르판(Verpan)의 디자이너 베르너 판톤이 프라다를 위해 제작한 공기 주입식 의자에서 모티브를 얻은 투명한 스툴을 좌석으로 배치했는데, 빛이 통과하며 쇼장의 사이키델릭한 조명과 조화를 이뤄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참고로 이 스툴은 프라다 사이트에서 프리 오더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Moncler
몽클레르 지니어스 빌딩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1년에 두 번씩 선보이던 기존 패션쇼 리듬에서 벗어나 8개의 컬렉션을 한 번에 공개한 뒤 시기를 나눠 순차적으로 런칭해온 몽클레르. 이번 시즌에도 ‘넥스트 챕터’라는 프로젝트 이름 아래 창의적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였다. 프레젠테이션에선 다양한 영상 설치물을 통해 디자이너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냈는데, 실물이 아닌 스크린을 통해 제품을 보여준 것이 주목할 만한 점. 비디오 콜라주, 3D 가상현실, 애니메이션 등 제품을 스크린을 통해 보여주는 방식은 시대의 흐름에 맞춘 몽클레르의 기발한 행보로 뻔한 프레젠테이션 사이에서 자극제 역할을 했다.





Gucci
이번 시즌 구찌는 밀라노가 아닌 파리로 향했다. 프리폴 광고캠페인과 아를의 유적지에서 진행한 2019년 크루즈 쇼에 이어 프랑스에 대한 오마주 시리즈를 완성하기 위해서다. 쇼가 열린 테아트르 르 팔라스(The atre Le Palace)는 1970년대 후반과 1980년대에 극장, 클럽으로 변모하며 인기를 끈 문화 공간으로 지금도 젊은 세대에게 영감을 주는 곳이다. 화려한 의상, 기발한 상상력, 동시대를 이끄는 트렌디한 태도 등 구찌가 추구해온 비전과도 잘 어우러지는 장소. 이탈리아 예술가 레오 데 베라르디니스(Leo de Berardinis)와 페를라 페라갈로(Perla Peragallo)가 만든 단편영화 상영을 시작으로 극장 뒤쪽에서 등장한 모델들은 객석 사이를 지나 무대 위로 올라가 자리를 잡았고, 쇼 마지막엔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객석을 향해 서서 강렬한 오라를 뿜어냈다. 특히 이번 쇼에선 런웨이 도중 배우이자 싱어송라이터, 모델인 제인 버킨이 그녀의 노래 ‘Baby Alone in Babylone’을 열창해 감동을 더했다. 장소, 형식, 연출 무엇 하나 평범하지 않은 구찌의 쇼는 또 한번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Emporio Armani
엠포리오 아르마니의 2019년 S/S 컬렉션은 ‘엠포리오 아르마니 보딩(Emporio Armani Boarding)’이라는 명칭 아래 밀라노 리나테 공항의 격납고 안에서 선보였다. 파격적 장소 선정으로 주목받은 아르마니 쇼는 실제 비행기에 탑승하듯 수속을 밟고 입장해야 했고, 거대한 규모의 무대는 VIP 고객, 프레스, 셀레브러티를 포함한 2300여 명의 관객을 수용하며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초대형 런웨이답게 200여 벌의 의상을 선보이며 전통 있는 패션 하우스의 저력을 보여줬다. 쇼 마지막엔 커다란 무대를 없애기가 아쉬웠는지 팝 스타 로비 윌리엄스가 깜짝 공연을 펼쳐 밀라노 패션 위크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Hermes
쇼장 위치 선정은 컨셉만큼 중요한 사안이다. ‘Where’, 즉 장소는 컬렉션의 메시지를 담는 하나의 언어이기 때문. 그런 의미에서 에르메스가 선택한 롱샴 경마장은 브랜드의 정체성과 새 시즌 테마를 모두 아우르는 공간이었다. 승마와 세일링 두 가지 스포츠를 재해석한 에르메스는 경마장을 배경으로 말 조련사의 에이프런에서 영감을 얻은 드레스, 가죽 서스펜더를 매치한 스커트 룩, 세일링을 떠올리게 하는 로프 디테일 룩 등을 선보이며 장소와 룩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쇼를 완성했다.





Anya Hindmarch
런던 패션 위크 기간 중 뱅퀴팅 하우스의 루벤스 천장화 아래서 진행한 안야 힌드마치의 ‘쳐비 클라우드(Chubby Cloud)’ 프로젝트. 쿠션 형태의 쳐비 백을 연상시키는 세계 최대 크기의 빈백(Beanbag) 설치 작품 위에 관람객이 직접 올라타기도 하고 구를 수 있는 체험 프로젝트로, 전시 기간 중 빈백 위에서 잠에 관한 토크와 명상, 음악 등 온몸으로 하는 경험을 통해 사람들을 브랜드와 친밀해지게 했다.

 

에디터 김유진(yujin.kim@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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