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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2018 SPECIAL

Special. 9 : Art÷☐ = ∞

  • 2018-12-06

예술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또 무엇이든 예술이 될 수 있다. 하나 마나 한 이 이야기를 쓴 이유? 우리의 삶이 갈수록 ‘예술화(artistic)’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트나우>는 올겨울 일상을 예술로 바꾸는 아트라이프 51가지를 소개한다. 카페에서, 거실에서, 전시장에서, 공원에서, 사무실에서, 화장실에서, 침대 위에서 무료한 삶을 아름답게 바꾸는 가구와 디자이너, 쇼윈도, 상점, 굿즈, 작품, 옥션, 도록, 조명, 여행, 심지어 당신의 삶을 지배하는 인스타그램까지 대거 끌어왔다. 이 특집을 준비하며 우리는 느꼈다. 예술은 작품의 재료나 창작 방식이 아니라, 우리가 경험상 그것에 속한다고 알고 있는 어떤 ‘집합적 의미’에 의해 정의된다는 사실. 뭐든지 예술로 바꿔 좀 더 나은 삶을 살아보자고 시작한 기획. 지금 시작한다.

나에게 온 예술
12인이 말하는 예술과 삶의 접점.

패션 잡지사를 배경으로 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편집장 미란다와 패션 에디터들은 블루 벨트 2개를 두고 어떤 걸 선택할지 진지한 대화를 나눈다. 그 모습을 본 주인공 앤디는 피식 웃으며 똑같은 색깔인데 그런 고민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핀잔을 주지만, 미란다는 앤디가 입은 세룰리안블루 컬러 스웨터를 가리키며 그 색깔의 탄생 비화부터 다른 블루와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줄줄 읊기 시작한다. 이렇듯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예술가들이 창조한 무언가는 삶의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예술은 삶에 영향을 끼친다”라는 말처럼. 그럼에도 와 닿지 않는 독자를 위해 ‘내 삶에 예술이 어떤 모습으로 다가왔는지’ 다양한 배경을 지닌 12명의 인물에게 물었다. 그들은 어떤 방식으로 예술을 삶에 녹여낼까? 그 자유로운 답변에서 나에게 적용할 만한 사례가 있나 눈여겨보자.





1 올라푸르 엘리아손과 루이 비통이 함께한 프로젝트 ‘Eye See You’.

전찬일(영화 평론가)
보통 사람들은 어려운 학문을 기피하곤 하는데 나는 정면 돌파를 택한다. 이런 나에게 그 힘든 학문이란 미술이다. 학창 시절부터 미술은 나를 힘들게 했다. 한데 어려운 만큼 더욱더 알고 싶었고, 공부하다 보니 이내 흠뻑 빠졌다. 영화 평론을 할 때도 미술의 ‘구도’에서 많은 영향을 받곤 한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작가를 꼽으라면 고흐다.

임경용(더북소사이어티 대표)
보여주는 목적이 강한 인스타그램의 유행 때문일까? 요즘 인스타그램에서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은 거주 형태, 옷의 브랜드, 먹는 음식 등 생활 패턴이 비슷하다. 물론 그 이면은 다르겠지만. 이런 때일수록 예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술은 손에 잡히지 않을지라도, 인스타그램 화면 너머 주변 사람을 돌아보게 하고, 내가 어떤 생각을 하며 사는지 되짚어보게 하니까.

이샘(MOC프로덕션 대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멤버십에 가입했다. 이렇게 말하면 뉴욕에 사는 것 같지만 나는 한국에 거주한다. 지인들은 “돈이 많아?”라는 등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웃음) 젊은 시절 뉴욕에 잠깐 있었을 때 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가장 많은 삶의 영감을 받았고, 여전히 뉴욕에 갈 때면 그곳을 찾는다. 여기에 한 가지 규칙이 있다면, ‘하루에 한 섹션만 감상하자’. 한 번에 많은 작품을 보면 각 작품에 대한 감상이 섞이기 때문이다. 이 지구상에 언제든 갈 수 있는 미술관이 있다는 것만으로 이미 마음이 풍요롭다.

윤가은(영화감독)
마음이 복잡할 때 앙리 마티스의 그림을 감상한다. 아주 단순하고 정직한 선과 강렬한 색채가 조화를 이루며 만드는 강력한 본질에 큰 감동을 받는다. 종종 마티스의 작품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황다나(루이 비통 홍보차장)
붐비는 도심과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전시장을 찾는다. 특히 여행 중 방문하는 미술관은 여행자 특유의 느긋함이 더해져 감성의 울림이 커진다. 또 비어 있던 땅에 하나의 건축물이 들어서면서 주변 환경과 사람의 관계에 새로운 기운이 깃드는 모습을 목격하a는 것도 흥미롭다. 각자의 템포로 작품과 대중이 어우러지는 모습을 관찰하다 보면 사물과 사람, 자연의 존재, 일상의 기록이 결국 삶 속 예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매일매일’이라는 일상을 거닐며 과거를 통해 미래를 꿈꾸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어진 값진 선물을 온전히 즐기고자 나만의 미술관을 찾아다닌다.





2,3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전경.

조정일(아트마이닝 대표이사 및 부회장)
살다 보면 왠지 모를 공허감에 휩싸일 때가 있다. 사람과 자연이 채우지 못하는 그런 공허함. 그러다 불현듯 예술이 그 허전함을 메울 수 있는 존재임을 깨달았다. 그 경험을 통해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데 시간을 할애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예술은 내 삶의 일부가 되어 마음의 허전함을 채워주었다.

김수린(사진작가)
어린 시절, 작품과 예술가를 보면서 막연히 작가의 꿈을 키웠다. 그런 내가 성인이 되어 창작 활동을 하며 삶을 영위하고 있다. 어찌 보면 그 꿈을 이뤘다 할 수 있는 현재에도 ‘무엇을 한다’고 정확히 정의할 수 없는 예술가의 삶을 동경하며 살고 있다. 이렇게 예술은 내가 지칠 때 다시 꿈꾸게 한다. 내 삶을 불타오르게 하는 휘발유 같은 존재랄까.

이응진(법무법인 로플렉스 대표)
취미로 사진을 시작했다. 사진을 접한 뒤 생긴 한 가지 습관이 있다면 자주 하늘을 보는 것. 계속 바라보다 보니 오늘 저녁의 구름이 머금은 빛이 어제의 것과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애정을 가지고 세밀하게 관찰하니, 지금껏 내가 무심히 스쳐 지나치던 사물에 각양각색의 아름다움이 담겨 있음을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매일매일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게 해주는 사진은 나에게 그 자체로 큰 축복이다.

장은경(한국화랑협회 팀장)
예술가는 여러 문화, 시간, 소재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 헤매고 그것을 작품이란 결과물로 보여준다. 그들 덕분에 나의 관점과 감정도 한층 깊어지는 것을 느낀다. 예술가의 치열한 노력이 담긴 작품과 조우할 때마다 역시 예술은 어떤 방식으로든 일상을 변화시킨다고 생각한다.

유은혜(아비아렙스 코리아 본부장)
예술은 인생의 깊이를 성찰하게 하는 매개체다. 심플하고 단순한 삶도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나는 예술가들이 붓과 헤라 등 여러 도구로 표현하는 인생의 철학을 마주할 때 깊은 공감을 느끼고 삶의 위로를 받는다.

김혜경(몽블랑 코리아 부장)

사람에게는 처음 본 순간 느끼는 인상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오래 알수록 보이는 깊은 속내가 공존한다. 작품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외형을 감상하는 1차원적 해석 방식도 있지만, 다른 시각으로 진득하게 보면 작가가 화면에 표현한 메시지를 끝없이 읽을 수 있다. 이렇게 작품은 외적 아름다움은 물론,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돕는다. 많은 작품이 아니어도 좋다. 단 하나의 그림도 늘 다른 감상을 제공하기에, 예술은 말없는 인생의 동반자다.

김용호(사진작가)
미술관에서 전시를 볼 때 사진 작품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많이 볼수록 도움이 되고, 꼭 작업과 연관 짓지 않아도 일상에서 나를 여유롭게 만든다. 그리고 사진을 업으로 삼은만큼, 예술은 내 삶을 완전히 바꾸었다고 볼 수 있다. 여러모로 파인 아트에 빚을 지고 있다.

 

에디터 김이신, 이영균, 이효정, 백아영, 최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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