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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2018 SPECIAL

Special. 5 : Art÷☐ = ∞

  • 2018-12-06

예술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또 무엇이든 예술이 될 수 있다. 하나 마나 한 이 이야기를 쓴 이유? 우리의 삶이 갈수록 ‘예술화(artistic)’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트나우>는 올겨울 일상을 예술로 바꾸는 아트라이프 51가지를 소개한다. 카페에서, 거실에서, 전시장에서, 공원에서, 사무실에서, 화장실에서, 침대 위에서 무료한 삶을 아름답게 바꾸는 가구와 디자이너, 쇼윈도, 상점, 굿즈, 작품, 옥션, 도록, 조명, 여행, 심지어 당신의 삶을 지배하는 인스타그램까지 대거 끌어왔다. 이 특집을 준비하며 우리는 느꼈다. 예술은 작품의 재료나 창작 방식이 아니라, 우리가 경험상 그것에 속한다고 알고 있는 어떤 ‘집합적 의미’에 의해 정의된다는 사실. 뭐든지 예술로 바꿔 좀 더 나은 삶을 살아보자고 시작한 기획. 지금 시작한다.

이상적인 삶을 ‘살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숍
소비자와 제품의 가치를 공유하며 진화하는 편집숍도 있다.






1 서울 한남동의 디앤디파트먼트 프로젝트와 그곳에서 파는 상품들.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오르는 일본 브랜드 츠바메의 노트, 이젠 전설로 대접받는 케맥스의 커피 드리퍼, 삼화금속의 무쇠솥 등등. 서울 한남동의 ‘디앤디파트먼트 프로젝트’에 들어서면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일본의 오래된 브랜드부터 세계인이 쓰는 생활용품, 국내의 순박한 상품까지 가득하기 때문이다. 물론 화려하고 트렌디한 브랜드나 반질반질 광택 나는 물건들은 아니다. 단, 이거 하나만은 확실하다. ‘좋은 상품이란 무엇일까’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는 것. ‘롱 라이프 디자인’을 컨셉으로 오픈한 라이프스타일 숍 디앤디파트먼트 프로젝트는 스스로를 ‘디자인 활동가’라고 칭하는 일본인 디자이너 나가오카 겐메이의 철학을 고스란히 담은 곳이다. 지난 2000년 도쿄 오쿠사와라는 곳에서 리사이클을 테마로 시작했고, 일본에 9개, 한국에 하나의 매장이 있다. 우리가 어릴 적 쓰던 낡은 상표가 박힌 유리컵도 디자인 제품으로 다시 만들어 진열했고, 중국집에서 흔히 접하던 얼룩무늬 녹색 종지도 있다. 지하 2층 가구 매장에는 일본에서 직수입한 독특한 디자인 가구와 한국에서 재활용한 제품이 골고루 섞여 있다. 이곳은 각 제품을 진열한 선반도 독특하다. 실제 공장에서 사용하는 조립식 철제 앵글을 썼다. 기존 라이프스타일 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매끈한 선반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상품이 아닌 가치를 판다는 점에서 투박한 선반은 탁월한 선택처럼 느껴진다. 한데 이쯤에서 드는 의문 하나. ‘요새 가볼 만하다는 오프라인 라이프스타일 숍은 왜 죄다 한남동 아니면 강남에 몰려 있는 걸까?’ 그렇지 않다. 서울 서교동에도 이와 비슷한 유형의 숍이 있다. 바로 ‘오브젝트’다. 오브젝트는 20~30대의 감수성을 담은 문구와 생활용품 등으로 알려진 라이프스타일 숍이다. 특히 서교동에 자리한 오브젝트 본점은 지하 1층에 카페 겸 작은 서점이 있고, 2층과 3층엔 신진 작가의 전시 공간과 함께 아트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이곳의 캐치프레이즈는 ‘현명한 소비의 시작’이다. 어떻게 현명한 소비를 이끄느냐고? 매장엔 작가의 디자인 제품도 많지만, 재활용 쇼핑백과 수공예 액세서리, 중고 물품 등도 가득하다. 바로 매장을 채운 재활용 상품들이 ‘현명한 소비의 시작’을 입증하는 것. 이곳에서 접하는 제품은 ‘홍대 앞’ 분위기에 걸맞게 젊은 층의 감수성을 자극한다.






2 루이 비통의 오브제 노마드 컬렉션 중 캄파냐 형제의 코쿤 체어와 마라카투, 봄보카 소파.

루이 비통에서 나온 가구
‘여행 예술’을 브랜드 근간으로 하는 루이 비통이 한정판 가구 컬렉션을 선보인다는 사실을 아는가? 이들은 ‘오브제 노마드’라는 이름으로 벌써 몇 해째 여러 산업디자이너와 협업한 소파와 스윙 체어, 접이식 스툴 등을 내놓고 있다. 패션 브랜드의 홈 컬렉션은 브랜드 철학의 연장선으로 이해하면 쉽다. 다시 말해 그들이 강조하는 패션 세계의 이미지를 리빙 분야로 넓혀가는 것. 올겨울 루이 비통의 가구에선 무엇을 주목해야 할까? 바로 프랑스의 대표적 가구 디자이너 피에르 폴랭(Pierre Paulin)이다. 오는 12월 루이 비통은 디자인 마이애미(Design Miami)에서 2014년 이미 한 차례 조우한 피에르 폴랭의 살아생전 스케치 렌더링을 토대로 실현한 새 가구를 소개한다. 과거에 특별 제작한 트렁크, 즉 침대나 옷장 역할을 한 베드 트렁크나 워드로브 트렁크 등 아이코닉 제품에 대한 오마주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 루이 비통의 새 가구가 궁금한 이라면 링크(kr.louisvuitton.com)를 자주 확인해보길.






3 휘트니 비엔날레 출품작.
4 2017 휘트니 비엔날레 도록 표지.

이 비엔날레를 놓치지 말 것
에디터는 벌써 내년 봄 뉴욕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5월 17일부터 9월 22일까지 휘트니 비엔날레가 열리니까! 큐레이터들은 현장감 있는 예술 축제를 만들기 위해 미국 전역의 아티스트 스튜디오를 방문하고 대안 공간을 찾아 누빈다. 미국 미술의 ‘지금’이 궁금하다면 이곳을 찾자. 비엔날레가 열리는 휘트니 미술관의 야외 테라스에서 만끽하는 뉴욕의 전경은 덤! 휘트니 비엔날레가 막을 내릴 즈음인 9월 14일부터 11월 10일까지는 터키의 이스탄불 비엔날레로 시선을 돌리자. 글로벌 아트 신의 빅 네임이자 모스크바, 아테네, 타이베이, 베니스 비엔날레를 모두 거친 니콜라 부리오가 큐레이팅을 맡은 만큼 미술계는 이미 술렁이고 있다.






5 김한나 작가가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화병과 소품.
6 에코 누그로호의 ‘Collective Hypocrite’(2014년).

엔도르핀이 필요한 시간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 그 책상 위에 놓고 싶은 소품 하나를 말하라면 김한나 작가의 위트 넘치는 화병과 장식품을 꼽고 싶다. 머리에서 풀이 돋아나고, 입에서는 꽃이 피어나며 각자 세상 편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캐릭터의 모습은 의욕을 상실한 채 무기력한 우리에게 불쑥 웃음을 주고 엔도르핀이 돋게 한다. 작가의 손끝에서 완성된 아기자기한 소품, 아니 작품은 일상의 소확행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내년 1월엔 싱가포르로
미국이나 유럽만큼이나 아시아에도 수준 높은 아트 페어가 많다. 그중에서도 에디터의 선택은 ‘아트 스테이지 싱가포르(Art Stage Singapore)’다. 2011년에 창설한 이 페어의 목적은 아시아 예술을 세계에 알리고 서양의 갤러리를 아시아로 불러모아 교류의 장을 마련하는 것. 유럽으로 가는 비행시간의 절반만 투자하면, 동북아시아의 예술은 물론 서양의 핫한 예술까지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내년 1월 25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7 블루메미술관의 전시 연계 교육 프로그램.
8 미술을 기본으로 패션과 뷰티,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는 <아트나우>.

내 아이와 함께 즐기는 미술관 프로그램
아이와 어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미술관을 찾는다면 단연 경기도 파주의 블루메미술관(www.bmoca.or.kr)이다. 이곳은 전시도 전시지만, 그것을 십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중 ‘리틀 스파크 빅 이모션’은 작품을 통해 아이들의 다양한 감정을 이끌어내는 체험 학습 프로그램. 수년째 인기를 끌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오는 12월부터 ‘사랑의 너비 측정계’라는 이름으로 전시 연계 교육을 펼친다. 일상의 경험과 연결되거나 구분되는 ‘미술관 경험’이라는 특성화된 주제로 내 아이를 교육하고 싶다면 지금 문을 두드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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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잡지는 많다. 종이 매체 시장이 나쁘다 한들 아직 국내엔 200여 개의 잡지가 발행되고 있다. 물론 그중엔 틀에 박힌 얘기만 늘어놓는 잡지도 많다. 하지만 <아트나우>는 다르다. 미술을 기본으로 패션과 뷰티, 라이프스타일을 탐구한다. 보통 잡지는 패션이면 패션, 여행이면 여행으로 그 카테고리를 분명히 나누지만, <아트나우>는 이러한 카테고리 기준의 잡지가 아니라 특정 타깃을 먼저 정하고 그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예술을 사랑하고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독자를 대상으로. 많은 이가 잡지의 시대는 갔다고 말한다. 그러나 여전히 한 번 읽고 말기엔 아쉬워 사서 보는 잡지도 있다.









가구 디자인의 출처는?
파인 아트의 정통을 잇는 일상의 가구.






9 소니아 들로네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Sonia et Caetera’의 다이닝 테이블.

지금 당신이 <아트나우>를 읽기 위해 앉아 있는 의자가 파인 아트에서 비롯된 거라면?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테이블, 의자, 침대 그리고 꽃병, 조명 같은 작은 소품까지 의외로 꽤 많은 가구가 파인 아트에서 아이디어를 받아 탄생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디자이너에게 예술계와 대중에게 두루 인정받은 파인 아트는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영감의 원천이기 때문. 의자의 기본으로 꼽히는 마르셀 브로이어(Marcel Breuer)의 ‘바실리 체어(Wassily Chair)’는 독일 바우하우스 양식의 영향을 받았으며, 헤릿 릿벌트(Gerrit Rietveld)가 1917년 선보인 ‘Red and Blue Chair’와 구라마타 시로(Shiro Kuramata)의 ‘Homage to Mondrian’은 슬쩍 봐도 몬드리안의 영향을 느낄 수 있다. 이름부터 다다이즘을 연상시키는 프랑스의 가구 브랜드 ‘메종 다다(Maison Dada)’는 여러 파인 아트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가구를 선보인다. 이들의 인기 상품은 바로 소니아 들로네(Sonia Delaunay)의 ‘Prismes Electriques’를 쏙 빼닮은 테이블 ‘The Sonia’. 원형과 삼각형, 사각형 등 모양이 상이한 도형을 보색으로 과감히 표현한 그녀의 작품을 실용적으로 활용하고자 원형으로 정돈해 테이블을 만들었다. 혹시 이들의 공통점이 눈에 보이는가? 대다수가 고미술이 아닌 현대미술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점이다. 불필요한 장식을 제거해 조형의 본질을 추구하는 추상미술, 미니멀리즘 등은 아이러니하게도 인테리어와 데커레이션에서 가장 각광받는 미술 사조다. 왜냐고? ‘심플’해서. 어디에 두어도 조화롭게 녹아드는 깔끔함 덕에 현대인의 니즈에 딱 들어맞는다. 그 간결함을 무기 삼아 웅장하고 화려한 작품보다 잘나가고 가구 같은 다른 장르에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것. 언제나 멋스러움을 유지하고 주변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뤄야 하는 가구 디자인이 현대미술을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기존 인테리어와의 합 때문에 덥석 가구를 들이는 게 고민이라면, 작은 소품부터 시작해보자.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모마 온라인 스토어’에는 르네 마그리트의 모자를 닮은 설탕 케이스, (음식을 담기엔 약간 찜찜하지만) 뒤샹의 ‘샘’을 이용한 달걀 스탠드 등 귀여우면서 독창적인 소품이 즐비하다. 파인 아트의 정통성을 고수하면서 재치 있는 디자이너의 센스까지 겸비한 이들 가구, 작품 중에서도 진짜 작품이다.

 

에디터 김이신, 이영균, 이효정, 백아영, 최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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