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 News

DECEMBER. 2018 FASHION&BEAUTY

이솝의 심미(審美)

  • 2019-01-04

이솝이 첫 번째 뷰티 오브제, 브라스 오일 버너를 선보인다. 제품이라기보다 작품에 가까운 이 오브제에서는 고요한 향기와 함께 황동의 묵직한 울림이 느껴진다.

정성스러운 만찬으로 아시아 프레스를 맞이한 이솝 리테일&고객 서비스 총괄 제너럴 매니저 수전 산토스.

이솝’이란 브랜드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가 있다. 정직하게 블렌딩한 포뮬러를 담은 갈색 병, 주변 경관과 어우러지면서도 그만의 감성이 묻어나는 매장 그리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특유의 아로마 향기. 이솝이라는 브랜드는 제품을 앞세우기보다는 브랜드의 철학과 문화를 통해 그들의 정체성을 표현한다. 그런 이솝에서 ‘브라스 오일 버너’라는 뷰티 오브제를 출시했다. 이제껏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보다는 그들만의 철칙을 지키며 소통해온 이솝이 브랜드 정체성과 밀접한 소확행(小確幸) 트렌드를 눈여겨보기라도 한 것일까? 그렇다면 이솝이 만든 첫 번째 오브제에는 어떤 스토리와 철학이 담겼을까? 그 생생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난 9월 이솝의 고향이자 푸른 바다와 하얀 파도의 나라, 호주로 떠났다.






100% 황동으로 제작한 브라스 오일 버너.

한국과 계절이 정반대인 9월의 호주는 봄의 문턱에 서 있었다. 시드니에 도착한 우리는 지극히 이솝스러운 파라마운트 하우스 호텔에 짐을 푼 뒤 이솝의 본다이 비치 스토어를 찾았다. 도시의 가장 감각적인 스폿을 찾으려면 구글 맵스에서 이솝 시그너처 스토어를 검색하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모든 이솝 매장은 개성 넘치는 거리에 자리한다. 또한 그 장소의 역사를 품고 있다. “지역의 특성과 커뮤니티를 신경 써요.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이솝과 매장이 들어설 장소 사이의 커넥션입니다.” 이솝의 건축 관리자 데니즈 네리(Denise Neri)의 말처럼 이틀 동안 들른 이솝 발맹 스토어와 더 록스, 페딩턴 스토어는 간결하고 정제된 인테리어에 현지의 특색이 어우러져 있었다. 서로 다른 4개 매장을 통해 이솝의 철학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된 둘째 날 저녁, 이번 출장의 하이라이트인 브라스 오일 버너를 공개하는 만찬이 열렸다. 우리가 향한 곳은 시드니 외곽에 위치한 19세기 저택 모양의 박물관이었다. 서늘한 바람을 다독이기라도 하듯 조용히 불을 밝히고 있는 브라스 오일 버너를 그곳에서 처음 마주했다. 브라스 오일 버너의 첫인상은 인테리어 소품에 가까웠다. 묵직한 무게에 살짝 놀랐지만, 공간에서 조용히 존재감을 발하는 모습에 보면 볼수록 탐났다.






아름다운 뷰티 오브제는 언제나 좋은 인테리어 소품이 된다.

이날의 호스트는 브라스 오일 버너를 디자인한 헨리 윌슨(Henry Wilson)과 이솝의 제품 R&D 총괄 제너럴 매니저 케이트 포브스(Kate Forbes). 길게 펼쳐진 디너 테이블에 앉아 브라스 오일 버너에서 퍼지는 향기와 온기에 몸을 맡긴 인상 깊은 저녁식사가 이어졌다.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며 시작한 만찬이 끝나갈 무렵, 헨리 윌슨과 케이트 포브스는 조그만 의자에 걸터앉아 브라스 오일 버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시드니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헨리 윌슨은 이솝과 깊은 관계를 이어온 디자이너로, 앞서 2개의 이솝 매장 디자인에 참여한 바 있다.






브라스 오일 버너의 형태를 뜰 때 사용한 실제 몰드로 공간을 꾸몄다.

“4년 동안 작업한 제품이에요. 처음부터 오일 버너를 염두에 두고 시작한 프로젝트는 아니었거든요. 캔들을 만들 생각도 했었어요. 중간에 멈췄지만. 결코 끝나지 않을 도전 같았어요.(웃음)” 브라스 오일 버너는 이름 그대로 오일을 열로 데워 향기를 퍼뜨리는 아이템이다. 헨리 윌슨은 공정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로스트 왁스 주조법을 통해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오브제를 완성했다. 제품의 사용법은 간단하다. 버너의 뚜껑을 열고 불을 붙인 작은 티라이트를 안쪽에 둔다. 다시 뚜껑을 덮은 후, 오목하게 파인 홈에 아로마 오일을 3~5방울 떨어뜨리면 오일의 향기가 공간에 서서히 퍼진다. 이솝은 오일 버너와 함께 사용하기 좋은 네 번째 아로마 오일 블렌드 베아트리체도 소개했다. 우드와 감귤, 파촐리와 시더우드 향이 섞인 따뜻하고 스모키한 향기는 서울에서 이제 시작될 계절에 딱 어울릴 듯 하다.
이솝의 고향을 찾은 만큼 매장 한 곳이라도 더 보고, 제품 하나라도 더 느껴보고 싶은 욕심에 강행군을 한 터라 지친 몸을 이끌고 호텔에 돌아온 밤, 곧장 브라스 오일 버너에 불을 붙이고 오일 블렌더를 두어 방울 떨어뜨렸다. 그리고 욕조에 몸을 뉘었다. 그제야 이솝이 제품을 통해 알리고자 한 진정한 뷰티 케어가 무엇인지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그 감성의 향기를 이제 당신도 서울에서 경험할 수 있다.











왼쪽부터_ 아티스트 헨리 윌슨과 제너럴 매니저 케이트 포브스.

Interview with Kate Forbes(general manager) & Henry Wilson(artist)

브라스 오일 버너를 만든 이유가 궁금합니다.Kate Forbes(이하 K)/ 이솝의 경험은 언제나 향과 함께하죠. 10년 전 이솝은 오일 버너 블렌드를 런칭했고, 그때부터 오일 버너를 추천해달라는 요구를 꾸준히 받아왔어요. 하지만 만족스러운 오일 버너를 찾지 못했죠. 차라리 직접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이솝을 떠올리게 하는 소재가 있죠. 목재나 갈색 앰버 유리처럼. 브라스 오일 버너는 그중 황동을 입었어요. 디자인에 대해 설명해준다면요? Henry Wilson(이하 H)/ 뛰어난 열전달성과 재료 자체의 촉감, 따스함 그리고 촛불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해 다양한 소재 중 황동을 선택했어요. 황동은 열을 균일하게 유지해주는 특성도 있거든요. 제품은 정형화되지 않은 비대칭적 형태예요. 몰드에 황동을 붓는 방식으로 제작했는데, 이는 약간의 불안정한 아름다움과 함께 각각의 제품에 미세하게 다른 특징을 부여해요. 둥근 외관과 완만한 형태는 온기를 부드럽게 가두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목적으로 고안했습니다.

실제 무게는 어느 정도나 될까요? K/ 꽤 무게감이 있어요. 1kg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거예요. 순수한 황동만 사용해 만들었거든요.

간접적으로 열을 가하는 방식이 흥미롭습니다. K/ 오일에 직접 열기가 닿으면 너무 빨리 뜨거워지고, 또 빠르게 증발해버리거든요. 의도적으로 금속을 통해 오일에 열을 가하는 방식을 선택했어요. 오래도록 적절한 열을 가하도록 말이에요.

한국은 취향의 시대를 지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디자이너는 제품을 통해 소비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당신은 이 제품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나요? H/ 이전에 케이트와도 이야기한 적이 있는 주제예요. 무엇보다 우리는 이 제품이 오일 버너의 기능에 충실하길 원했습니다. 물론 그 기능을 넘어 모든 순간이 의식처럼 느껴지길 바라고요. 휴식 시간뿐 아니라 사무실에서 이메일을 보낼 때도 말이죠. 캔들에 불을 붙이고 오일을 채워 넣는 순간순간에 행복감이 깃들 수 있도록요.

 

에디터 이혜진(hjlee@noblesse.com)
김애림(프리랜서)   사진 제공 이솝

관련 기사

페이지 처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