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의 끝에서 돌아보는 가족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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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1-22

해의 끝에서 돌아보는 가족

중.고등학생이 하루 평균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이 30분도 안 된다는 조사 결과는 이제 놀랍지도 않다. 그걸 개선하는 방법, 지속적인 관심이다. 여기 세 권의 책이 당신을 돕는다.

매일 보는 가족이라도 어떤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평생 같이 살아도 잘 모르는 게 배우자이며, 자식은 관심사도 다르다. 하지만 책을 통해 이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된다면? <나는 엄마가 힘들다>는 일본의 정신과 전문의 사이토 다마키와 유명 문인들이 대담 형식으로 모녀 갈등의 양상을 분석하고, 관계 회복을 고민한 일종의 ‘모녀 관계 보고서’다. 이 책은 쇼핑부터 여행까지 모든 일상을 함께하는 ‘베프’ 같은 모녀라는 이상과 모녀 ‘전쟁’을 겪고 있는 현실을 추적, 엄마와 딸은 물론 어린 딸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고민하는 새내기 부모들에게 어떻게 하면 상대와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지 소개한다. 긴 소개없이 책 속 눈에 띄는 문장부터 옮긴다. “제가 인간이란 영문을 알 수 없는 데가 있다고 생각한 계기가 바로 엄마였어요. 저는 어느 정도 나이를 먹을 때까지 엄마는 엄마라고 쭉 생각했거든요.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였다고.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되기 전의 엄마가 있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게다가 엄마의 과거가 어땠는지 저는 전혀 모르죠. 기분이 이상했어요. 엄마가 아닌, 엄마가 되기 전의 사람도 있구나, 하지만 그 부분은 내가 절대 알 수 없겠구나, 라는 걸 깨닫고 흠칫 놀랐죠. 엄마는 그저 ‘엄마’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한 개인이기도 하다, 그런 깨달음이었어요.” 대충 어떤 느낌의 책인지 짐작되는가? 딸이나 엄마와 갈등을 겪고 있는 이라면 필독하길.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실 뻔>은 부자지간을 다룬 책 이다. 아트 투어 기획자인 아들 김신이 오랫동안 원망의 대상이었던 아버지와 함께 떠난 단 한 번의 파리 여행을 계기로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다는 내용. 저자에게 아버지는 가족 중 가장 불편한 존재. 가족에겐 폭력적이지만 주변인에겐 친절한 모습에 그는 오랫동안 아버지를 분노의 시선으로 바라봤다. 그러던 어느 날 저자는 용기를 내어 아버지에게 파리 여행을 권유했고, 그렇게 둘은 생애 첫 동반 여행을 떠난다. 문제가 없었느냐고? 있었다. 공통으로 좋아한 목적지 외에 아버지가 가기 싫다는 오랑주리와 로댕 미술관, 아들이 별로 가고 싶지 않은 몽마르트르 언덕을 양보하며 함께 걸었다. 저자에게 아버지와 함께한 그 일주일은 불편했지만, 미움을 녹이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아들은 파리 여행 이후 가족 간 질서를 다시 잡아가며 삶의 기적을 경험했다. “돌아갈 곳이 있어야 여행이 되듯 돌아갈 가족이 있어야 인생도 완성된다.” 아버지와 아들의 긴 여행기 어딘가에 숨어 있는 이 문장은 책을 덮고도 오랫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쓸모인류>는 한 가족의 구성원인 나 자신을 돌아본다. 한데 그 방식이 좀 독특하다. 어느 날 옆집에 이사온 67세의 쾌활한 이웃 빈센트를 통해 저자인 강승민이 자신을 돌아보는 것. 정리하면, 동네 이웃을 초대해 음식을 대접하거나 일상에서 자신의 쓸모를 찾아 몸을 움직이는, 요즘 말로 ‘라이프스타일 혁신가’다운면모를 지닌 빈센트와의 대화를 통해 인간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을 소개하는 책이다. 기자 생활을 그만두고 현재 대형 마트에서 피자를 굽는 저자는 책에서 ‘쓸모 있는 삶을 사는’ 빈센트를 통해 ‘어른의 쓸모’에 대해 말한다. 무엇보다 커가는 딸에게 쓸모 있는 아빠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리고 지금이라도 잘 만든 드라이버처럼 유용한 인간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서 말이다. 내 가족을 위해 어떻게 하면 쓸모 있는 아버지가 될 수 있을지 생각해본 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자.

 

에디터 이영균(youngkyoon@noblesse.com)
사진 김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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