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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2018 LIFESTYLE

Bring Art to Life

  • 2018-11-20

노블레스 컬렉션은 폭넓은 시각으로 다양한 장르의 예술적 가치를 제안하고, 소장 기회를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의 아트 플랫폼입니다. 11월 27일 오픈하는 이현준 작가의 < Joonley Caesar >전은 설치 작품부터 조각, 사진, 퍼포먼스까지 다채로운 매체가 어우러진 장을 선사합니다.

이현준
기존 문화 코드를 초월, 유목민적 흐름으로 사회 속 개인의 자아에 관해 고민하는 작가다. 삶의 순간순간을 작업화하는 그가 말하는 나, 너 그리고 우리.




조각, 설치, 페인팅, 사진, 퍼포먼스, 음악 등 오랜 시간 다양한 장르로 꾸준히 작업해왔습니다. 솔직히 ‘특정 장르에만 매진하지 않겠다’고 의도적으로 마음먹은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죠. 실제로 어떤가요? 미술 작가로 평생 작업하며 살 생각이기에 장르를 넘나드는 것에 대해선 조금도 개의치 않습니다. 또 저는 그때그때 느낀 제 감정을 다양한 장르로 작품화하는 걸 즐기죠. 하지만 사람 감정이라는 게 늘 다르고, 그걸 표현하는 방법도 수천 가지라 장르는 당연히 바뀔 수밖에 없고, 또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작가 노트에 “스스로 자아를 분열시키는 SNS를 유연적 자아로 긍정한다”라고 썼습니다. 구체적으로 무얼 뜻하나요? 요새 젊은 친구라면 누구나 느끼는 온라인상의 익명 문화에 대한 이야기예요. 하나의 SNS에 여러 계정을 만들어 사용하는 걸 말하는데 본인 계정을 두고 서브 계정을 만들어 어떤 그룹엔 이런 면만 보여주고, 또 어떤 그룹엔 이전에 보여주지 못한 면을 보여주는 걸 ‘유연적 자아’라고 썼습니다.






Nowheretogo, Mixed Media, 100×100×100cm, 2018.

그게 문제가 되나요? 아니, 문제가 되진 않아요. 그저 그런 사회현상이 흥미롭다는 거죠. 저 또한 둘 이상의 자아를 가지고 있어요. 작업실에 출근해 도전적 작업을 즐기는 자아가 있고, 아침에 단정히 차려입고 아들을 유치원에 데려다주는 한 가정의 가장이라는 자아가 있죠. 꼭 SNS 세상이 아니라도 이렇게 분열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것을 ‘좋다’ 혹은 ‘싫다’고 말하진 않습니다. 그저 이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뿐이죠. 조금 덧붙이면 이러한 개개인의 유연적 자아를 나무라거나 복귀시키려는, 개인의 우울한/허무적 위치를 풍자하는 게 제 작업의 목표입니다.

결국 ‘행복하게 잘 살자’, 뭐 이런 건가요? 그것과도 가깝죠.(웃음)

이번 전시에 소개하는 ‘Joonley Caesar(2018. 10. 18~11. 27)’라는 작업도 같은 맥락으로 알고 있습니다. ‘Joonley Caesar(2018. 10. 18~11. 27)’는 저의 또 다른 자아일 수 있습니다. 제 몸을 실제로 테이프로 캐스팅해 제작했죠. 체형은 저와 똑같은데 개구리 머리를 씌웠고요. 둘 이상의 생물체로 조합한 가상 인물을 통해 현대인의 자아분열에 대해 얘기하는 작업입니다.

‘Nowheretogo’는 어떤 작업인가요? 크기가 커서 단번에 눈에 띕니다. 공간 안에서 완전한 묵음 상태를 만드는 작업이에요. 박스 안에 박스가 있고, 그 안에 또 박스가 있는 형태죠. 밖에서부터 계속 박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장 안쪽에서 작은 박스와 마주하게 됩니다. 그 안엔 스피커가 하나 있어요. 스피커에선 드럼과 베이스 음향이 강조된 아주 견디기 힘든 음악이 나오죠. 이 작업은 제가 작업실에서 겪는 상황을 토대로 만들었어요. 미술가와 DJ 등 여러 사람과 셰어하우스형 작업실을 쓰는데, 옆방에서 들리는 소리와 그것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 제 감정을 표현한 작품이죠. 재미있는 건, 이 작품을 실제 설치하는 장소엔 이것과 전혀 다른 분위기의 바람소리와 빗소리, 나무 흔들리는 소리 등 자연의 BGM을 틀 계획이라는 거예요. 그 안에서 아주 상반된 경험을 할 수 있죠. 저는 이것을 ‘소심한 복수’라고도 불러요.






1 Smack, Print on Paper, 100×100cm, 2018, \1,500,000
2 Joonley Caesar (2018. 10. 18~11. 27), Mixed Media, 110×80×118cm, 2018, \5,000,000
3 Little Fox, Print on Paper, 80×60cm, 2018, \1,500,000
4 Matt the Monkey, Print on Paper, 80×60cm, 2018, \1,500,000

현재 사용하는 작업실의 옆방과 윗방 사람들에게 하는 복수란 얘기죠? 표면적으론 불만이 없지만 ‘실제론 나도 폭발할 정도다’라는 식의? 그럴 수도 있겠죠.(웃음)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이 이 작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합니다. 사실 관람객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선 크게 동요하지 않아요. 내가 느낀 감정을 그대로 기록하는 것. 그것 하나로 제겐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Instrument(hi-hat)’는 생긴 것도 독특해요. 완력기에 탬버린을 달았습니다.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지만, 그걸 처절하게 실연해야 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을 해야 겨우 탬버린이 연주되죠. 이는 제가 살아가는 모습을 투영하기도 해요. ‘Matt the Monkey’와 ‘Little Fox’도 마찬가지로, 이 둘은 제 아이가 읽는 책의 앞면과 뒷면을 붙인 작업이죠. 외형은 커다란 원숭이지만, 내면엔 속을 알 수 없는 제3의 생명체 모습을 하고 있죠. 이 또한 개인의 정체성에 대해 말합니다.

크든 작든, 주로 그때그때 느낀 감정을 성실하게 메모해 작품화한 게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미술가라기보다는 뭔가를 금세 뚝딱뚝딱 만드는 발명가 느낌도 듭니다. 최근 1~2년간 편집된 자아를 시각화해왔습니다. 제 자신을, 한 사회 속 개인을요.







5 Happy Only #1 of 3(Table), Print on Formex, Iron Frame, 66×146×72cm, 2018, \2,500,000
6 Happy Only #2 of 3(Table), Print on Formex, Iron Frame, 66×146×72cm, 2018, \2,500,000
7 Happy Only #3 of 3(Table), Print on Formex, Iron Frame, 66×146×72cm, 2018, \2,500,000
8 Happy Only Series(Table), Print on Formex, Iron Frame, 66×146×72cm, 2018, 각 \2,500,000

그런 것 같네요. 사회문제를 다루기보단, 그 안의 개인에게 더 집중한 듯해요. 많은 이가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 대상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어요. 나쁜 대상과는 거리를 유지하려 하죠. 하지만 사회가 다양화(또는 다면화)되며 그걸 구분하는 일이 별 의미 없이 되어가고 있다고 봐요. SNS 내의 자아분열, 인터넷의 익명 문화 등이 좋은 예죠. 저는 이런 ‘자아의 편집’이나 ‘분열 현상’에 관심이 있어요. 제 이야기이자 개인의 이야기, 사회의 이야기죠.

전시 제목이기도 한 ‘Joonley Caesar’는 무슨 뜻인가요? 제가 창조한 상상의 인물입니다. 오랫동안 편집된 자아를 시각화해온 또 다른 제 분신이 행복하게 사는 방법의 도출을 목표로 전시를 선보이죠.

올해 37세로, 작가 인생에서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나이입니다. 앞으로 어떤 자세로 작업할 생각인지 궁금합니다. 다양한 미술 작가와 알고 지내는데, 그들에게 가끔 이런 얘길 듣죠. 뭐 하나를 만들었는데 사람들이 그 작품만 찾아 늘 그것만 만든다고요. 그는 그걸 그만 좀 만들고 싶다고 말합니다. 저는 작가로서, 지금과 같은 황금 시기에 특정한 무엇에 규정되지 않는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작업해왔고요.

 

에디터 이영균(youngkyoon@noblesse.com)
진행 박소희, 임슬기, 명혜원, 채우리   사진 김잔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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