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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018 FASHION

Walking through History

  • 2018-10-24

역사적 공간에서의 쇼를 통해 디자이너들이 드러낸 문화 예술적 경험의 가치.

1 폰다치오네 프라다의 토레에서 열린 프라다 2018년 F/W 컬렉션 쇼.
2 에펠탑과 마주한 트로카데로 광장을 배경으로 선보인 생 로랑 2018년 F/W 컬렉션 쇼.

공간은 시간을 초월한다. 투명한 유리 피라미드가 방문객을 맞이하는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 19세기 초까지 르네상스 건축양식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궁전이었던 이곳은 입구에만 들어서도 옛 로마 혹은 중세의 엄숙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숭고한 미소를 띤 여인의 초상화 ‘모나리자’가 자리한 드농관 1층 한가운데, 굽이치는 역동적 곡선의 르퓌엘 계단이 장엄한 위용을 드러낸다. 흐르는 강물과도 같은 계단의 유려한 움직임을 따라 루이 비통의 2018년 F/W 컬렉션 의상을 입은 모델이 하나둘 걸어 내려온다. 고대 그리스 여인의 위엄 있는 모습처럼 의연한 표정으로 조각상 사이를 가로지르는 여성들. 아티스틱 디렉터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드농관과 루브르 궁 건물을 잇는 르퓌엘 계단을 런웨이로 꾸며 ‘시간의 충돌’이라는 주제를 직관적으로 다뤘다. 루브르 박물관의 역사적 정취에 힘입어 관객들은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그의 혁신적 디자인을 더욱 면밀히 관찰할 수 있었을 것이다.






루이 비통의 2018년 F/W 컬렉션 쇼를 위해 임시 개방한 루브르 박물관의 르퓌엘 계단.

이렇듯 패션계에서 공간이 지닌 힘을 활용해 자신의 관념을 피력한 사례는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사방이 어둑어둑해진 저녁 8시. 폰다치오네 프라다의 토레 건물에 모인 관객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주변의 반짝이는 네온사인을 주시했다. 곧이어 공상과학영화에서 걸어 나온 듯한 2018년 F/W 시즌 프라다의 화려한 네온 컬러 의상과 액세서리가 등장했고, 모델들 뒤로 펼쳐진 도시의 야경은 예술적 장면을 연출해 감탄사를 자아냈다. 창밖의 어둠이 가리키는 깊은 밤과 그 위로 교차하는 환한 네온사인. 하우스 아카이브에서 모티브를 얻은 불꽃 모양 슈즈 등의 고전적 디자인 요소와 형형색색 네온 컬러, 신소재로 구현한 미우치아 프라다의 상상 속 미래. 그녀가 컬렉션을 소개하기 위해 만든 특별한 쇼 공간은 토레의 외관이 그러하듯 여러 시대와 시간을 곧바로 관통, 시공간을 뛰어넘는 또 하나의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했다.







3 관객석 위에 각각 다른 5가지 고전소설의 로에베 클래식 북 컬렉션이 놓인 유네스코 본사 건물 내 로에베 2018년 F/W 컬렉션 쇼장.
4 나무들 사이로 낙엽이 깔린 그랑 팔레 숲을 거니는 샤넬 2018년 F/W 컬렉션 쇼 모델.

한편 특정 장소에 매료돼 몇 시즌째 꾸준히 한 곳을 런웨이의 무대로 삼은 이들도 있다. 특유의 실험정신이 깃든 로에베 2018년 F/W 컬렉션을 소개하려 조나단 앤더슨이 선택한 곳은 다름 아닌 파리 유네스코 본사. 로에베에 합류한 후 처음 선보인 컬렉션부터 얼마 전 막을 내린 2019년 S/S 시즌 쇼까지, 전 세계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유네스코 건물 내부에서 그가 재해석한 하우스의 장인정신은 단연 돋보였다. 마찬가지로 샤넬은 그랑 팔레 전시실을 전용 쇼장으로 활용해 2018년 F/W 시즌 역시 파리 중심부에 거대한 숲을 옮겨놓았다. 반면 센강 건너편 트로카데로 광장에서는 2018년 F/W 시즌 생 로랑의 쇼가 열렸는데, 매 시즌 에펠탑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상징적 대상을 향해 걷는 안토니 바카렐로의 1980년대 글래머러스 룩은 역사와 예술을 결합한 멋진 광경을 완성했다. 

 

에디터 박소현(angelapark@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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