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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018 FASHION

섬세한 어울림

  • 2018-10-26

남프랑스의 중심에서 열린 구찌의 2019년 크루즈 컬렉션에는 상반된 의미가 숨어 있다. 현대적이면서 빈티지한 매력이 풍부한 구찌의 컬렉션처럼.

크루즈 쇼가 열린 알리스캉.

‘세상 모든 것의 조화’라는 표현에 너무나 어울리는 구찌컬렉션. 하나의 트렌드로 정의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요소로 채웠는데, 신기한 것은 그 매력적인 요소들이 분리되어 생각되지 않는다는 점. 마치한 다발의 부케처럼 호화롭고 풍성하지만 그 안의 꽃이 저마다 고유의 빛을 발산하는 구찌의 컬렉션은 접할 때마다 호기심을 끌어올리기에 충분하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2019년 크루즈 컬렉션을 선보일 장소로 프랑스 남부 아를의 알리스캉을 선택했다. 이곳은 4세기부터 유명인들의 마지막 안식처로 선택된 고대 로마 시대의 공동묘지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명소다. ‘화려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의 크루즈 컬렉션을 굳이 공동묘지에서…’라며 의아해할 수 있지만 “알리스캉은 고대 로마 시대의 공동묘지지만 단순히 공동묘지만은 아닙니다. 1700년대에는 산책로로 사용되었으니까요. 두 가지 의미가 결합된, 공동묘지이면서 공동묘지가 아닌 거죠. 저는 이처럼 무언가로 보이지만 알고 보면 그렇지만은 않은 곳을 좋아 합니다”라는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말에 색다른 기대를 걸게 되었다.






그 말은 컬렉션을 통해 확실히 증명된다. 이끼로 뒤덮인 고대 무덤이 자아내는 신비롭고 다소 음산한 분위기를 배경으로 고딕 스타일 의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부케를 들고 자수 장식 벨벳 드레스와 케이프를 착용한 미망인부터 타이거 무늬를 프린트한 스키니 팬츠와 네온 컬러 벨트 백을 매치한 록 스타 룩의 모델까지, 현란한 프린트로 덮인 룩부터 레드와 그린으로만 포인트를 준 룩, 호사스러운 벨벳의 질감부터 스포티하고 미래적인 텍스타일, 귀여운 메리제인슈즈부터 빈티지 로고가 인상적인 스니커즈, 그리고 우아한 깃털을 장식한 모자까지. 시대와 트렌드를 종횡무진 융합한 룩은 5월 말의 남프랑스 밤을 휩쓸다시피 했다. 고대 묘지에서 영감을 얻은 요소와 하우스의 코드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기발하고 장식적인 룩이 쏟아진 것.






특히 이번 컬렉션에서는 자신의 꼬리를 삼킨 뱀을 형상화한 우로보로스를 프린트한 르 핸드백, 고대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사람의 몸에 염소의 뿔과 다리를 지닌 파우누스를 그려 넣은 핸드백, 할리우드 스타들의 단골 아지트인 LA 샤토 마르몽 호텔의 세탁물 가방에서 영감을 받은 숄더백, 더블 G 장식의 오스트리치 소재 핸드백, 스터드 스타일의 뉴셰이프 핸드백 등이 눈여겨볼 만하다.






쇼가 끝나자 알리스캉 한편에 마련한 무대에서 엘턴 존의 미니 콘서트가 펼쳐졌다. 청아한 밤, 떨어질 듯한 별을 배경으로 듣는 엘턴 존의 목소리란… 한국 대표로 참석한 엑소의 카이와 배우 세어셔로넌, 각국의 VIP, 프레스는 가장 엄숙한 곳에서 로맨틱한 밤을 즐겼다. 쇼가 끝난 다음 날, 아를은 남프랑스 특유의 밝은 얼굴을 드러냈다. 고흐의 도시로 알려졌지만 로마인들은 고흐보다 2000여 년 먼저 이곳의 햇살과 풍경을 동경했다. 기원전 100년 즈음에 원형경기장과 극장 등을 세웠으며 그 유적은 지금껏 남아 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브랜드 구찌가 아를을 크루즈 컬렉션을 위한 장소로 선택한 이유중 이러한 역사적 배경도 한몫했을 것이다. 가장 프랑스적이면서 이탈리아의 감성이 남아 있는 도시에서 선보인 크루즈 컬렉션에서 그 상반된 조합의 마술이 두드러졌음은 물론이다.






구찌의 2019년 크루즈 컬렉션을 대표하는 백과 슈즈.

 

에디터 이윤정(yoonjunglee@noblesse.com)
사진 제공 구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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