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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18 FASHION

피티 우오모에서 생긴 일

  • 2018-09-11

매년 6월과 9월, 도시 본연의 아름다움과 패션의 즐거움에 축배를 드는 이들로 피렌체 전체가 들썩인다. 제94회를 맞은 피티 우오모가 지난 6월 12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되며, 전 세계의 바이어와 프레스 등 약 3만 명의 방문객이 이곳을 찾았다. 시장 상황은 다소 주춤하지만 이 박람회가 명실상부 남성 패션 무역의 장이자 패션 에너지가 들끓는 곳임에는 모두 의심의 여지가 없는 듯했다. 그곳에서 만난 브랜드의 다채로운 움직임을 포착했다.

HERNO 올해 설립 70주년을 맞이한 에르노는 성공의 초석을 다진 피티 우오모와의 뜻깊은 연을 기리며, 지난 6월 12일부터 사흘간 피렌체의 스타치오네 레오폴다에서 전시를 개최했다. 우리에게는 고급 패딩 아우터웨어로 알려졌지만, 에르노는 본디 레인코트로 브랜드 역사를 시작했다. 1950년대부터 연대별로 전시한 레인코트의 변천사는 반세기 전 제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지금 봐도 완벽하고 수준 높은 테일러링과 완성도를 자랑했다. 더불어 ‘상상력을 발휘해 규율에 얽매이지 말고 자기 자신을 드러내라’는 전시의 캐치프레이즈를 주제로 피렌체의 폴리모다와 오사카 문화복장학원 학생들의 자유로운 상상과 창의력을 발현한 작품은 전시의 의미와 에르노의 비전을 보여주었다.











MONCLER 낮의 열기는 밤까지 이어졌다. 6월 13일 저녁에는 몽클레르 지니어스 컬렉션 중 ‘7 몽클레르 프래그먼트 히로시 후지와라’ 런칭을 기념하는 파티가 열렸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 작품으로 둘러싸인 바르젤로 국립미술관. 그곳이 가장 첨예한 스트리트 패션을 선도하는 히로시 후지와라가 만든 바서티 재킷과 옥스퍼드 셔츠를 입은 이들로 북적이는 모습은 이질적이고도 새로웠다. 과연 피렌체이기에 가능한 풍경이었다.











EMILIO PUCCI 형형색색 찬란한 에밀리오 푸치의 아카이브와 지구상 가장 아름다운 마네킹으로 손꼽히는 보나베리의 만남도 눈길을 끌었다. 팔라초 푸치의 정원에 들어서자 화려한 프린트로 뒤덮인 거대한 마네킹이 위용을 드러내며 전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저택 2층에는 맑은 블루 컬러 카펫 위, 아카이브 백을 들고 슈즈를 신은 마네킹들의 모습이 펼쳐졌는데, 마치 런웨이 프런트 로의 긴장감과 화려함을 표현한 듯한 연출에 연신 휴대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마네킹은 옷을 보여주는 조연이 아니라 옷과 어우러진 또 하나의 예술임을 새삼 깨달은 순간이다.











LARDINI 항구의 산책로를 걷거나 작은 카페에 앉아 커피와 타르트를 즐기는 모습. 라르디니는 프랑스 리비에라로 여행을 떠난 남자의 모습을 조명했다. 니트 재킷과 폴로셔츠, 스카프 등 요란스러운 겉치레 없이도 멋을 드러낼 줄 아는 이들을 위한 옷이다. 더불어 텐셀과 대나무 섬유 옷감을 접목한 슈트와 코트를 선보였는데, 이는 체온을 2°C 정도 내려줄 만큼 탁월한 기능성을 겸비했다고. 한편 라르디니의 창립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피티 우오모 중앙 광장에서는 간단한 조찬 행사가 열렸다. 꽃 자수 장식 모자를 쓰고 앞치마를 두른 서버와 장식물에 이르기까지 브랜드의 상징적 플라워 모티브가 만개한 가운데, 초대받은 이들은 라르디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루이지 라르디니와 한 공간에서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BRUNELLO CUCINELLI 각기 다른 체형과 스타일의 본사 직원들이 브루넬로 쿠치넬리를 차려입은 모습은 참으로 장관이다. 입었을 때 더욱 아름다운 옷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 순간.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늘 클래식과 우아함을 고찰한다. 내년 봄·여름 컬렉션을 위해 이를 바탕으로 테니스와 골프를 떠올렸다. 그 때문에 브이넥 스웨터와 카디건 등 니트웨어에 더욱 집중한 듯한 인상이었다. 모래, 캐러멜, 시가 등 따뜻하고 이국적인 컬러와 조합한 리넨과 실크 슈트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MCM 부스에서 진행하는 프레젠테이션이 주를 이루는 피티 우오모 기간에 가장 드라마틱한 쇼 연출로 프레스들에게 즐거움을 준 MCM 컬렉션. 본격적으로 기성복을 선보이는 첫 번째 컬렉션으로 의미를 더했다. 1970년대에 제트족에게 사랑받으며 명성을 얻은 브랜드 역사를 담아 스카이다이빙과 항공 스포츠에서 영감을 얻은 컬렉션을 완성했다. 초경량 방풍 실크 소재, 내구성이 뛰어난 립스톱 소재 아노락이 주를 이뤘고, 훅과 태그, 참 장식 등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낙하산 모티브의 백팩은 ‘손이 자유로운 여행’이라는 컬렉션 주제를 오롯이 드러낸다.











Z ZEGNA 관중석처럼 꾸며놓은 부스의 외관에서 짐작한 것처럼 내부로 들어서자 테니스 룩을 구조적으로 재해석한 스포티 룩으로 가득 차 있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터쿼이즈, 아콰마린, 핑크 등 산뜻한 컬러를 접목한 테크메리노TM 워시 앤 고 소재 슈트! 반복적인 물세탁에도 변형되지 않을 만큼 탁월한 내구성을 자랑하는 아이템이라고. 선캡과 테니스 라켓을 넣을 수 있는 보스턴백 등 테니스용품에서 차용한 액세서리와 1956년 만든 오아시 제냐의 테니스 코트에서 이름을 따온 컬레라(Caulera) 스니커즈 등 컬렉션의 완성도를 높인 액세서리 역시 흥미로웠다.

 

에디터 정유민(ymjeong@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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