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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18 BEAUTY

2018 F/W Fragrance Scene

  • 2018-08-22

향기 르네상스 시대. 그 중심에는 어떤 트렌드가 숨어 있을까? 그리고 어떤 향수가 새 시즌을 대표할까? 2018년 하반기 당신의 감각을 자극할 향수의 향연.

우리는 향기의 시대에 살고 있다. 어떤 이는 향으로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특별한 순간을 기억한다. 몇 년 전부터 약진한 니치 향수는 향에 대한 사람들의 취향을 높이기에 충분했고, 퍼퓸 하우스는 그들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새로운 향료를 찾아 나섰으며, 익숙한 향기 일색이던 패션 하우스 퍼퓸도 대중의 취향을 충족시키기 위해 더욱 정교한 향을 내놓는다. 전체적으로 상향 평준화되어 몸집을 키워가고 있는 현재의 프레이그런스 시장. 유니크한 조향과 마케팅 전략을 중요시하는 지금의 향수 마켓에서 결국 퍼퓸 하우스의 앞날은 향 본질에 달려 있는 듯싶다. 다가오는 새 시즌의 시간도 특별한 향기로 기억할 수 있도록 새로운 가을 향수를 모았다.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_ Alaïa 오드 퍼퓸 누드 시더우드와 샌들우드를 사용해 기분 좋은 살 내음을 완성했다. Bottega Veneta 파르코 팔라디아노 XII 말린 과일과 위스키, 럼의 향을 크리미하게 표현해 가을 무드에 잘 어울린다. Goutal Paris 브아 다드리앙 아닉구딸이 브랜드 리뉴얼을 하며 선보인 대담한 느낌의 우드 베이스 시트러스 향수. Louis Vuitton 아트라프 레브 카카오꽃 향에 작약 향을 더해 생기 넘치는 향수. Narciso Rodriguez 나르시소 오 드 퍼퓸 루즈 불가리안 로즈와 레드 아이리스를 조합해 짙은 꽃향기를 뿜어낸다. Byredo 일레븐스 아워 오 드 퍼퓸 시트러스 향으로 시작해 캐시미어 우드의 부드러운 향으로 마무리되는 신상 향수.





가을 혹은 취향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지금껏 뿌리던 시트러스 계열 향이 문득 가볍게 느껴진다. 그 자리는 조금 무게감 있는 향이 대체한다. 르 라보의 김효선 마케팅 부장은 떼 누아 29가 계절의 변화를 말해준다고 한다. “떼 누아 29의 인기는 가을이 되면 눈에 띄게 치솟아요. 쌉싸래한 블랙티의 따뜻한 향기가 몸을 감싸주는 데다 오래도록 잔향을 느낄 수 있거든요. 대기가 건조해지면 피부의 유분이 줄어들어 향을 뿌렸을 때 지속력도 떨어지는데, 묵직한 향료는 쉽게 날아가지 않으니까요.” 그렇다고 모두 가을을 타는 것은 아니다. BMK 홍보팀 박나연 과장은 최근에는 계절에 따른 향수 선택보다는 확고한 향수 취향이 더 두드러진다고 말한다. 향에 관한 관심과 지식이 높아지면서 취향이 확고한 소비자를 목도하는 일이 잦아진 것. 아쿠아 디 파르마 홍보 담당자 김태연 역시 특정 향료를 콕 집어 요청하는 이들이 늘었다고 덧붙였다. “향에 능통한 사람이 많아졌어요. 어떤 원료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함유량은 얼마나 되는지 고려해 제품을 선택하죠.” 계절과 시간, 장소가 향수 트렌드에 영향을 끼치긴 하겠지만, 취향과 개성을 중요시하는 이 시점에 가을 향수 트렌드는 하나의 방향으로 흐르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하반기에는 어떤 계열 향이 강세일 것 같으냐는 에디터의 물음에 많은 퍼퓸 하우스가 각기 다른 답을 내놓은 것처럼. 어떤 향을 고르든 확실한 건, 그것이 바로 당신이 생각하는 가을의 향이라는 것.

왼쪽부터_ Diptyque 탐다오 오 드 퍼퓸 가을을 상징하는 대표적 향수. 샌들우드를 사용한 동양적 향기가 특징이다. Aésop 휠 오 드 퍼퓸 고목이 가득한 숲을 연상시키는 향. 은은한 스파이시 아로마가 심신을 위로한다. Chanel 레 조 드 샤넬 파리-베니스 시더우드와 앰버 어코드가 몸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오리엔탈 무드의 향. Guerlain 블랙 퍼펙토 바이 라 쁘띠 로브 느와르오 드 뚜왈렛 플로랄 블랙 레더 노트와 상쾌한 로즈 향이 밸런스 있게 조화를 이룬다. Maison Francis Kurkdjian 우드 사틴 무드 엑스트레 드 퍼퓸 가을 시즌이면 찾는 이들이 부쩍 늘어나는 대담하고 관능적인 향기.





오, 마이 뮤즈
지난 1월, 겐조 퍼퓸이 프라이빗하게 공개한 글로벌 영상에서 뜻밖의 얼굴을 만났다. 플라워바이겐조의 글로벌 뮤즈로 배우 김태리를 선정한 것. “플라워바이겐조의 강인하지만 연약한 매력이 김태리의 유니크한 분위기와 완벽하게 어우러질 것 같았어요. 그 예상은 적중했죠.” 홍보팀 김혜진의 말이다. 향수에 대한 첫인상은 대부분 제품의 모델이나 보틀 디자인을 통해 각인된다. 그리고 그것이 향수가 들려주는 스토리나 향과 일치할 때 호감도는 수직 상승한다. 뮤즈는 그만큼 중요한 존재다. 나르시소 로드리게즈의 뮤즈 라켈 짐머만은 언제나 단호한 눈빛으로 정면을 응시한다. 보는 것만으로 상대를 매혹시킨다는 점이 향과 닮았다. 디올은 20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조이 바이 디올의 뮤즈로 배우 제니퍼 로런스를, 새로운 남성 향수 맨 우드 에센스를 출시한 불가리는 모델이자 배우 닉 베이트먼을 선택했다. 눈치챘을지 모르지만, 그동안 뮤즈를 통해 향수를 이야기하는 방식은 주로 패션 하우스 퍼퓨머리에 국한되어 있었다. 그런데 정통 퍼퓸 하우스인 아쿠아 디 파르마가 작년에 그 경계를 허물었다. 클래식 라인의 신제품 콜로니아 퓨라 캠페인을 위해 모델 윌 초커를 선정한 것. 매력적인 아내, 사랑스러운 아이와 보내는 그의 일상을 흑백 영상으로 담은 광고 비주얼은 그간 아쿠아 디 파르마가 소구해온 클래식한 남성 향의 이미지를 벗고 캐주얼한 향을 어필하는 데 일조했다.

왼쪽부터_ Acqua di Parma 콜로니아 퓨라 캐주얼한 룩과도 잘 어울리는 고급스러운 향기를 찾는 이에게 추천한다. Kenzo 플라워바이겐조 레드 에디션 기존 플라워바이겐조의 강렬하고 매력적인 변주. Dior 조이 바이 디올 무려 20년 만에 디올 하우스에서 선보이는 강렬한 이미지의 여성 향수. Marc Jacobs 데이지 러브 설탕에 절인 클라우드베리의 달콤한 향을 시작으로 데이지 꽃잎 향이 어우러진 사랑스러운 향기.





새로운 물결
라이프스타일은 다양해지고 개성은 점차 뚜렷해지는 요즘, 퍼퓸 하우스가 눈여겨보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젠더리스. 아틀리에 코롱 이지혜 홍보 담당자와 하이코스의 권성효 퍼퓸 트레이너는 향수에서도 남녀의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여자나 남자를 위한 향수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향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어요. 향수업계도 이런 흐름에 맞춰 남성 향수에 주로 사용하던 향료를 여성 향수에 넣거나 그 반대로 활용하기도 하죠.”
즐길 수 있는 향의 종류도 많아졌지만 향을 즐기는 방법 역시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캔들은 물론 보디케어 제품이나 고체 타입 스틱, 쿠션, 크림 등 형태의 제한 없이 쏟아질 테니까. 그뿐 아니다. 정품 향수는 대부분 미니 사이즈 하나씩은 갖게 될 테고, 패키지 디자인은 지금보다 감성에 더 어필할 것이며, 오리지널 향수를 재해석한 플랭커(flanker) 향수도 늘어날 전망이다. 향수에는 옳고 그름이나 정답이 없다. 물론 어떤 향수가 요즘 유행이냐고 물을 이유도 없다. 내가 원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시대의 또 하나의 트렌드일 테니까.

왼쪽부터_ Editions de Parfums Frédérick Malle 에센셜 컬렉션 베스트셀링 향수 6가지를 미니 사이즈 세트로 구성했다. Gucci 구찌 블룸 전국에서 품절을 빚을 정도로 대란을 일으킨 향수. 그 비결은 도자기를 연상시키는 핑크 보틀과 화려한 패턴으로 꾸민 박스 패키지다. Jo Malone London 허니서클 앤 다바나 홈캔들 영국의 야생화 허니서클 향을 그대로 모사해 한낮의 정원에 서 있는 느낌이다. Tom Ford Beauty 톰 포드 패뷸러스 오 드 퍼퓸 은은한 꽃향기에 레더 향과 통카빈, 앰버 노트를 조합해 완성한 퇴폐적이면서도 중성적인 향기.

 

에디터 김애림(alkim@noblesse.com)
사진 김흥수   스타일링 류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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