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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18 FASHION

빛의 아리아

  • 2018-08-25

까르띠에의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 ‘콜로라투라’가 베일을 벗었다. 매년 소개하는 하이 주얼리 컬렉션은 탁월한 원석을 고르는 까르띠에의 안목과 응집된 장인 기술이 어우러진 결정체다. 천상의 목소리를 연상시키는, 매혹적이고 풍부한 콜로라투라를 만나러 파리에 다녀왔다.

캐릭터는 사람에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인물이나 사물에서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개성이나 정체성을 나타내는 데 두루 쓰인다. 하이 주얼러 까르띠에의 캐릭터를 나타내는 문구 중 하나는 ‘왕의 보석상, 보석상의 왕’이었다. 20세기 초부터 인도의 마하라자를 비롯해 러시아와 유럽의 왕실을 사로잡아온 까르띠에 주얼리의 전력 때문이었다. 왕과 귀족이 극찬해 마지않는 주얼리라니… 하이 주얼러에게 이보다 더한 칭찬은 드물지 않을까? 그러나 까르띠에는 하나의 캐릭터 안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았다. 귀한 원석을 정교하게 다듬어 제품으로 소개하는 선에 만족했다면 오늘날의 명성을 얻기 어려웠을 터. 까르띠에는 스스로 ‘진화’와 ‘창조’를 거듭했다. 이는 까르띠에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들로, 콜로라투라(Coloratura)를 탄생시킨 배경이기도 하다.






1 하이 주얼리의 우아함을 표현한 이미지.   2 갈라 디너에서 선보인 공연.

콜로라투라는 빠른 템포의 기교가 가득한 아리아에서 스릴 넘치는 악구를 노래하는 거장의 목소리를 일컫는다. 변화무쌍한 곡을 자유자재로 요리하는 목소리에서 영감을 받은 까르띠에는 다채로운 원석과 컬러의 놀랄 만한 조합을 통해 ‘까르띠에만’의 하이 주얼리를 선보였다. 사실 예상치 못한 컬러의 조합은 이미 ‘투티 프루티’ 컬렉션을 통해 소개한 바 있다. 그린과 블루 그리고 레드, 1900년대 초에는 아무도 시도하지 못한 조합이었다. 이 창조적 도전은 오늘날 컬러 조합의 이정표로 자리매김했고, 까르띠에는 2018년에도 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시도한 컬러의 조화는 세계 각 문화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점도 흥미롭다. 일본, 아프리카, 동유럽, 인도, 남태평양 등에서 영향을 받은 컬러는 진귀한 원석과 만나 경이로운 주얼리로 탄생했다. 컬렉션의 일부 디자인을 CAD로 디자인한 것도 주목할만하다.






3 루브르 박물관의 쿠르 카레 궁정에서 열린 갈라 디너.
4 갈라 디너에 참석한 배우 나오미 와츠와 영화감독이자 배우인 멜라니 로랑.
5 갈라 디너에 참석한 비앙카 브란돌리니와 모니카 벨루치.
6 갈라 디너에 참석한 인도 배우 프리다 핀토.

하이 주얼러라면 반드시 모든 과정을 수작업으로 완성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필요하면 기술을 사용한다는, 전통과 첨단의 하이브리드가 가능하다는 의식의 ‘진화’는 까르띠에의 힘이기도 하다. 프랑스 파리에서 지난 7월 초 최초로 128개의 제품을 공개했고, 이후 160여 개를 더 추가할 예정이다. 총 6가지의 섬세한 주제를 통해 소개하는 콜로라투라의 매력에 빠져보자.











7 홀리카 링. 화이트 골드, 15.05캐럿의 쿠션형 루벨라이트 1개, 블루 투르말린 비즈, 크리소베릴 비즈, 정사각형 다이아몬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8 홀리카 브레이슬릿. 화이트 골드, 65.78캐럿의 쿠션형 루벨라이트 1개, 크리소베릴 비즈, 블루 투르말린 비즈, 원뿔형 블루 투르말린, 카보숑 컷 핑크 투르말린,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풍요로움의 축제, 홀리카(Holika)
홀리는 힌두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 팔구나 달의 보름날을 맞아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축제다. 축제 기간에 사람들은 흰옷을 입고 거리로 나와 다양한 빛깔의 가루나 물감을 서로의 얼굴에 문지르거나 뿌린다. 각각의 컬러엔 의미가 담겨 있는데 그린은 조화를, 오렌지는 긍정을, 블루는 생동감을, 레드는 기쁨과 사랑을 상징한다. 홀리카는 이 축제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이다. 까르띠에와 인도의 인연은 1900년대 초에 시작되었다. 까르띠에는 1901년 영국국왕이자 인도 황제인 에드워드 7세의 아내, 알렉산드라 여왕의 의뢰를 받아 인도스타일의 네크리스를 제작했다. 10년 후 원석을 구하기 위해 인도 델리를 방문한 자크 까르띠에(창립자의 셋째 아들)는 여러 마하라자를 만날 수 있었다. 이때 만난 마하라자 대다수가 까르띠에의 고객이 되었고, 그들이 요청한 제품이 메종의 걸작으로 남은 것이다. 1920년대에 선보인 플래티넘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제품과 투티 프루티가 그 예다. 인도와 까르띠에의 오랜 인연을 바탕으로 만든 홀리카는 레드 루벨라이트, 블루 투르말린과 그린 크리소베릴이 조화를 이루어 생동감과 에너지가 가득하다.











9 요시노 브레이슬릿. 화이트 골드, 14.1캐럿의 모거나이트 1개, 1.67캐럿의 카보숑 컷 오팔 1개, 투르말린 비즈, 핑크 사파이어, 다이아몬드.
10 요시노 링. 화이트 골드, 17.12캐럿의 쿠션형 모거나이트 1개, 총 1.72캐럿의 카보숑 컷 오팔 2개, 핑크 사파이어,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11 요시노 네크리스. 화이트 골드, 총 55.18캐럿의 에메랄드 컷 모거나이트 2개, 총 8.13캐럿의 카보숑 컷 오팔 3개, 투르말린 비즈, 핑크 사파이어,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일본을 향한 애정, 요시노(Yoshino)
1900년대 초부터 일본 스타일에 애정을 표해온 까르띠에. 이번에도 헤어스타일, 기모노의 허리를 죄는 오비, 고급스러운 의복은 물론이고 꽃과 나무로 영감의 원천을 넓혔다. 요시노는 모거나이트, 핑크 투르말린과 오팔이 만들어내는 미묘하고 은은한 색감이 특징이다. 주목할 만한 요시노 네크리스는 변형 가능한 주얼리를 만들어내는 까르띠에의 장기를 살려 3가지 방법으로 착용할 수 있다. 풀 세트는 다이아몬드 초커와 투르말린 비즈 펜던트로 구성하며, 다이아몬드 체인에 펜던트를 부착하거나 초커만 단독으로 착용할 수 있다.











12 마쯔리 링. 플래티넘, 26.2캐럿의 쿠션형 투르말린 1개, 오닉스,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로 이루어졌다.
13 마쯔리 네크리스. 플래티넘, 14.82캐럿의 카보숑 컷 오팔 1개, 7.25캐럿의 오벌형 투르말린 1개, 투르말린 비즈, 투르말린, 오팔, 오닉스, 다이아몬드 등이 어우러졌다.
14 크로마포니아 네크리스. 화이트 골드, 총 199.02캐럿의 아프가니스탄산 바로크 에메랄드 비즈 22개, 스피넬 비즈, 만다린 가닛 비즈, 터쿼이즈, 오닉스, 다이아몬드로 이루어진 네크리스.
15 크로마포니아 이어링. 총 10.87캐럿의 팬시형 아프가니스탄산 에메랄드 2개가 특징적인 이어링.

미묘한 아시아의 터치, 마쯔리(Matsuri)
블랙과 화이트의 대비, 절제된 그린 팔레트를 활용해 착시효과를 연출한 마쯔리는 일본의 전통 한지 등불에서 영감을 받았다. 특이한 점은, 주얼리는 수작업으로 만들었으나 정교한 디자인 과정에서 CAD를 이용했다는 것. CAD 디자인을 통해 원근감을 살린 이 작품은 정확하게 반복되는 패턴으로 최면을 거는 듯한 시각적 효과를 완벽하게 연출한다.

동유럽의 비밀, 크로마포니아(Chromaphonia)
서유럽에 비해 덜 알려졌을 뿐, 동유럽 각 나라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문화는 서유럽에 뒤지지 않는다. 크로마포니아는 헝가리의 민속 의상인 자수 장식의 플리츠페티코트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으며 에메랄드, 스피넬, 만다린, 가닛, 터쿼이즈와 다이아몬드의 조합이 화려한 스커트 자락을 연상시킨다. 네크리스에 사용한 바로크 컷 에메랄드는 짙고 선명한 컬러로 유명한 아프가니스탄산이다. 원석 고유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는 까르띠에의 장기를 십분 발휘한 제품이기도 하다.











16 카나가 네크리스. 화이트 골드, 총 7.58캐럿의 오렌지 핑크 스피넬 2개, 총 8.39캐럿의 트라이앵글형 스텝 컷 다이아몬드 2개, 스피넬 비즈, 다이아몬드가 어우러졌다.
17 오리엔포니 손목시계. 화이트 골드, 총 130.46캐럿의 코럴 비즈 19개, 오닉스, 다이아몬드, 쿼츠 무브먼트가 인상적인 시계.
18 오리엔포니 이어링. 총 21.7캐럿의 오렌지 레드 코럴 비즈 6개를 세팅한 아름다운 이어링.

빛과 어둠의 향연, 카나가(Kanaga)
1910년대 후반부터 까르띠에는 아프리카의 전통 장신구에서 영향을 받은 브레이슬릿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후 수십 년간 팬더, 얼룩말, 기린 등은 까르띠에 디자인의 강력한 모티브가 되었다. 카나가는 아프리카 말리 도곤족의 다마 축제에서 전통 춤을 출 때 무용수들이 착용하는 긴 마스크와 허리에 두르는 사롱에서 힌트를 얻었다. 카나가 네크리스는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한 원형 링과 스피넬 비즈를 번갈아 배열하고, 중앙에는 2개씩 짝을 이룬 트라이앵글형 다이아몬드가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와 기하학적 모티브를 이루며 2개의 오렌지 핑크 스피넬과 어우러져 대조적 아름다움을 뽐낸다. 특히 요시노와 카나가 작품에는 스트링 기법을 적용했는데, 이는 대중적으로 배울 수 없는, 무려 10년 이상 연마한 장인만이 소화할 수 있는 기술이다. 스트링 기법은 컬러와 직경, 두께별로 원석을 구별하고 완벽한 드레이핑과 몸에 밀착되도록 유연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전통적으로 면사나 실크사를 스트링 소재로 선택했으나 오늘날에는 미세한 꼬임 구조로 저항성이 뛰어난 케블라 소재를 사용한다.

심해의 아름다움, 오리엔포니(Orienphonie)
코럴과 오닉스를 이용한 손목시계 겸 브레이슬릿. 남태평양에서 신성시하는 조개 모양을 닮은 이 주얼리는 종교의식에서 남성들이 착용하던 종 장식 팔찌와 발찌에서 착안했다. 역시 CAD를 이용해 방사형 구조를 완성했으며, 손바닥이 하늘로 향하면 다이얼이 드러나도록 디자인해 타인을 향한 개방적 태도와 봉헌의 의미를 담았다. 

 

에디터 이윤정(yoonjunglee@noblesse.com)
사진 제공 까르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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