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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29

건축가의 수영장

물속에 잠겨 유영하는 시간마저 건축을 촘촘히 탐구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안도 다다오의 숨결이 깃든 호텔
SETOUCHI RETREAT AONAGI, JAPAN

적은 것으로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는 이야말로 진정한 대가다. 안도 다다오의 작품 앞에서 늘 찬탄하게 되는 이유다. 한때 미술관이었던 건물을 개조한 호텔 세토우치 리트리트 아오나기는 안도 다다오의 손에서 탄생했다. 건물의 불필요한 장식을 제거한 뒤 공간은 비로소 궁극의 미니멀 럭셔리에 도달했다. 7개의 스위트룸이 전부인 아담한 호텔 안에는 2개의 수영장이 있는데, 세토내해를 향해 길게 뻗은 수영장 ‘더 블루’가 대표적이다. 30m 길이의 수영장 끝이 바다에 닿을 듯한 인피니티 풀 구조인데, 떨어지는 해의 잔영을 바다가 거울처럼 비추는 광경이 어찌나 신비로운지, 수영을 잠시 멈추게 하는 힘이 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안도 다다오의 주특기인 노출 콘크리트 구조가 액자처럼 이 광경을 담는다. 그러는 동안 실내에는 ‘동굴’이란 이름의 실내 수영장이 또 다른 투숙객을 맞는다. 저쿠지와 사우나가 딸린 동굴은 1만 엔을 내면 1시간 동안 프라이빗하게 이용할수 있다. 동굴이란 이름처럼 실제로 조도도 낮아 더 신비로운 느낌이 난다. 수영장은 모두 호텔 투숙객만 이용할 수 있다.
INQUIRY www.setouchi-aonagi.jp




노먼 포스터의 별이 빛나는 수영장
CAPELLA HOTEL, SINGAPORE

카펠라 호텔은 영국 출신 건축계의 거장 노먼 포스터가 창립한 건축 집단 포스터 앤 파트너스(Foster + Partners)가 설계를 맡았다. 세계 최대 규모의 베이징 국제공항부터 뉴욕 허스트 타워, 독일 연방의회 의사당 등을 디자인한 노먼 포스터는 존재 자체로 ‘하나의 현상’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견고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초호화 호텔의 각축장 싱가포르에서 카펠라 호텔이 늘 상위권에 랭크되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1880년대에 지은 역사적 군사 건물 두 채를 통합하고 복원과 개선 작업을 통해 탄생한 카펠라 호텔은 재생 건축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했다. 호텔 디자인으로 특히 높은 평가를 받는 카펠라 호텔에서 으뜸은 수영장이다. 건물에서 차례로 내려가는 구조의 수영장은 마치 등고선 같은 형태를 띠는데, 덕분에 투숙객은 자연스럽게 따로 또 같이 수영을 즐길 수 있다. 수영장 곳곳을 비롯해 호텔 전체에 무성하게 자라는 5000그루 이상의 나무는 숲속에서 수영하는 듯한 기분 좋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수영장은 호텔 투숙객만 입장 가능하다. 
INQUIRY www.capellasingapore.com




마리오 보타의 뜨거운 수영장
MINERALBAD & SPA RIGI KALTBAD, SWITZERLAND

스위스의 스타 건축가 마리오 보타(Mario Botta)는 몇 년 전 자국에 근사한 스파 하나를 탄생시켰다. 루체른 근교에 위치한, 600년의 스파 역사를 자랑하는 리기 칼트바트(Rigi Kaltbad)의 ‘미네랄바트 & 스파’가 주인공이다. 그 지역의 오랜 스파 전통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현했는데, ‘빛의 건축가’라는 별명에 걸맞게 스위스 천혜 자연의 빛을 공간에 자연스럽게 초대했다. 리기산 중턱에 자리한 스파에서는 어디에서나 루체른 호수와 알프스가 파노라마 뷰로 시야에 담긴다. 미네랄바트 & 스파의 공간은 크게 둘로 나뉜다. 성인과 어린이에게 모두 개방하는 미네랄바트 구역과 만 16세 이상 성인만 입장할 수 있는 스파 구역. 미네랄바트에는 대규모 욕장을 비롯해 실내·외 풀이 있는데, 미네랄이 풍부해 전설적 수원으로 꼽히는 세 자매 온천(Three Sisters Springs)에서 물을 끌어온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열고,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에는 오후 7시 30분부터 11시까지 캔들라이트 야간 스파를 운영한다. 입장료는 37스위스프랑. 
INQUIRY www.mineralbad-rigikaltbad.ch




비야르케 잉겔스가 창조한 항구 위의 수영장
COPENHAGEN HARBOUR BATH, DENMARK

구글 신사옥과 레고하우스. 비야르케 잉겔스(Bjarke Ingels)의 무수한 최근작 중 단 두 가지만 언급해도 그가 현재 얼마나 ‘핫’한 건축가인지 짐작할 수 있다. 2016년에는 미국 <타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의 포트폴리오 가운데 빠뜨릴 수 없는 주요 프로젝트가 코펜하겐 하버 배스다. 공업항을 시민을 위한 수영장으로 탈바꿈시키는 아이디어를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 항구 구조를 그대로 욕조 틀로 이용해 설계한 수영장 코펜하겐 하버 배스는 공공 건축으로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2003년에 등장한 뒤 다수의 공공 건축상을 수상했고, 지금까지도 코펜하겐 시민의 사랑방으로 인기가 높은 비결이 바로 그것이다. 근처 공원을 물 위로 확장한다는 컨셉을 적용한 코펜하겐 하버 배스에서 중요한 건 수영이란 행위 자체가 아니라 시민이 이곳에서 이루어내는 항구 풍경이라고 건축가는 설명한다. 선착장, 교각, 보트 경사로를 오르내리면서 사람들은 코펜하겐 항구의 과거와 현재를 자연스럽게 온몸으로 체득하게 된다. 코펜하겐 시민뿐 아니라 낯선 여행자에게도 코펜하겐 하버 배스는 이 도시를 여행하는 좋은 방법이 된다. 무료 입장, 연중무휴로 24시간 문을 연다.
INQUIRY svoemkbh.kk.dk




건축 집단 노아*가 초대하는 하늘 위의 수영
HOTEL HUBERTUS, ITALY

2년 전, 이탈리아 알프스산맥 1350m 높이에 아찔한 수영장이 하나 들어섰다. 스키와 하이킹으로 유명한 크론플라츠(Kronplatz)기슭에 자리한 호텔 후버투스의 풀 ‘스카이’ 이야기다. 신관과 구관을 잇는 25m 길이의 수영장이 등장한 건 호텔 리뉴얼 프로젝트 중 가장 중요한 사건이었다. ‘하늘’이란 이름처럼 공중에 떠 있는 구조의 수영장은 멀리서 보면 하늘에 동동 뜬 바위처럼 보인다. 바닥에서 12m 솟아 있는 수영장의 위치는 무중력으로 유영하는 듯 비현실적 기분마저 느끼게 하는데, 가장자리와 정확히 일치하는 물의 높이가 무섭도록 치밀하다. 하이라이트는 수영장의 끄트머리 바닥에 낸 자그만 유리창이다. 수영하는 동안 그 작은 창을 통해 아래로 펼쳐지는 알프스의 경치가 얼마나 환상적인지 들어가보기 전에는 알 길이 없다. 반대로 수영장 밖에서는 그 창을 통해 누군가가 헤엄치는 모습을 엿보는 재미가 있다. 이 기발한 수영장을 탄생시킨 이들은 이탈리아 볼차노와 독일 베를린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젊은 건축가 집단 노아*(Noa*)다. 스카이 풀은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운영하고, 호텔 투숙객만 입장할 수 있다.
INQUIRY www.hotel-hubertus.com




장 누벨이 축조한 백색의 우주
LES BAINS DES DOCKS, FRANCE

프랑스 북부의 항구도시 르아브르(Le Havre)에는 신비로운 물의 공간이 하나 있다. 레 뱅 데 도크란 이름의 아쿠아 센터다. 동시대 프랑스 건축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건축가 장 누벨이 지은 거대규모의 아쿠아 센터 안에는 레저 수영장, 사우나, 터키식 목욕탕, 스파와 피트니스 룸을 비롯해 12개의 수영장이 들어섰다. 온통 하얀색으로 뒤덮인 백색의 공간은 수영장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수영이란 퍼포먼스를 하는 갤러리처럼 보인다. 건축가 스스로도 이곳을 ‘백색과 깊이의 우주’라 표현했다. 부두 지역을 재건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의 일부인 레 뱅 데 도크 설계에 스타 건축가 장 누벨이 참여한 건 우연이 아닐 것이다. 도시로 발전하기도 전에 해상무역의 발전과 변화를 이끈 지역 르아브르는 역사적으로 ‘물’과 끈끈한 곳이니까. 레 뱅데 도크의 컨셉은 로마식 목욕탕에서 영감을 받았는데, 그 때문인지 수영장 속 사람들은 목욕하듯 한가롭게 수영을 즐긴다. 로마의 목욕탕이 사유와 유대의 장소였던 것처럼, 이곳 또한 자유로운 교류의 장이 되길 건축가는 바란다. 레 뱅 데 도크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하고, 12월 24일과 31일은 오후 3시에 문을 닫는다. 가격은 2유로부터 이용 구역과 기간에 따라 천차만별.
INQUIRY www.vert-marine.com

 

에디터 전희란(ran@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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